지속 가능한 패션을 넘어 컨셔스 패션으로! 국내 친환경 소재 패션 스타트업

Story/효성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버림으로써 고통받을 환경이 아깝다는 얘기입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한 번 쓰였을 뿐인데 제 할 일을 다했다고 버려지는 쓰레기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되도록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은 재활용 쓰레기로 분류하여 버리죠. 그리고 그 재활용의 방식은 ‘recycle’에서 ‘upcycle’로 진화했고, 가장 활발한 ‘upcycle’의 좋은 예를 보여주는 곳이 바로 패션 업계입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sustainable fashion),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패션 기업뿐 아니라 국내 패션 스타트업 역시 친환경 소재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 제조 공정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버리는 것은 쉽지만, 버려진 것으로 다시 무언가를 창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어려운 것을 해내고 있는 친환경 소재 패션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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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페트병으로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


색이 없는 투명 페트병은 라벨을 제거하여 따로 분리 배출해야 하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당신이 서울이나 부산, 천안, 김해, 제주도에 살고 있다면 말이죠. 지금은 전국 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지만, 오는 7월부터는 전국에서 시행될 예정인데요.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이야 지금까지 잘하고 있었는데, 왜 또 투명 페트병은 따로 버려야 한다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페트병으로 만드는 섬유 때문입니다.


페트병의 ‘PET’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로 폴리에스터의 한 종류입니다. 그렇습니다. 의류나 가방 등에 많이 사용되는 그 소재죠. 페트병을 재활용하면 폴리에스터 섬유가 될 수 있지만, 고순도로 길게 뽑아내야 하므로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안 되죠. 그래서 색이 들어가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필요합니다.

 

효성의 페트병 재활용 섬유로 만든 플리츠마마 제품 | 출처: 플리츠마마 홈페이지


효성은 이렇게 폐페트병으로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regen®)을 만들었고, 리젠으로 플리츠마마(PLEATS MAMA)는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16개의 페트병을 가방으로 탄생시킨 플리츠마마는 친환경 소재로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패션 스타트업입니다. 특히, 6월부터는 제주에서 분리 배출된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제주(regen®jeju)로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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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대신 천연 소재 코르크로 가방을 만드는 코르코


고작 가방이 되기 위해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고자, 식물성 가죽은 동물과 환경을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환영받고 있습니다. 코르크 나무 껍질로 만드는 코르크 역시 식물성 가죽으로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이기까지 하죠. 게다가 코르크나무를 벌목하지 않고, 껍질만 채취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욱 친환경적인 소재가 됩니다.


천연 소재 코르크로 만든 코르코 제품 | 출처: 코르코 홈페이지


패션 스타트업 코르코(CORCO)는 이 코르크로 원단부터 제품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버려진 것으로부터 새활용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목숨이 버려질 동물들을 지키며 천연 소재를 활용하고 있죠. 가방부터 지갑, 액세서리, 신발 등 제품군도 다양합니다. 와인의 코르크 마개가 쉽게 부서지는 것을 떠올리면, 코르크 가죽 역시 약할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오랜 제품 개발 끝에 동물 가죽보다 강한 인장강도와 내마모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가볍고 튼튼하며, 물에도 강해서 변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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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방화복으로 가방을 만드는 119레오


그냥 버려지기엔 여기 묻어있는 그을림과 땀과 손때가 너무나도 눈부시게 빛납니다. 소방관의 방화복은 평균 354번 현장에 출동합니다. 3년의 법적 내구연한으로 매년 1만 벌이 버려지는데요. 낡은 방화복은 더 이상 소방관을 지키며 화마와 싸우지 못하더라도, 일상생활에 쓰이기에 충분히 튼튼하고 생활 방수도 되며 불이 붙거나 타지 않습니다. 효성에서도 ‘알켁스(ALKEX®)’라는 브랜드로 만들고 있는 고강도 신소재 아라미드 섬유이기 때문이죠.


폐방화복으로 만든 119레오 제품 | 출처: 119레오 홈페이지


그래서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폐방화복을 분해하고 세척하여 새로운 쓰임이 되도록 했습니다. 바로 119레오(119REO)에서 말이죠. 뿐만 아니라 119레오는 제품 판매 수익금의 50%를 암 투병 소방관을 위해 기부하고, 소방관의 처우 개선과 인식 변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죠. 앞서 소개한 코르코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을 넘어 컨셔스 패션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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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자루로 가방을 만드는 하이사이클


전 세계적으로 커피 소비가 많아지는 만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도 참 많아지고 있죠. 그래서 우리는 매장 내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도 한데요. 여기 커피 원두를 담았던 자루는 새로운 가치로 다시 태어납니다.


커피자루로 만든 하이사이클 제품 | 출처: 하이사이클 홈페이지


하이사이클(Hicycle)은 세계 각지에서 원두를 수입할 때 사용되는 커피 자루를 디자인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합니다. 천연소재인 황마로 만들어진 커피 자루는 그 자체로 친환경 소재인데요. 농장의 스토리가 담겨있는 패턴은 그대로도 멋스럽죠. 가방, 파우치, 컵 슬리브와 코스터, 화분 등의 제품이 있는데요. 특히 화분은 배수와 통풍에 용이한 황마 소재의 특성상 식물 생장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줍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가꾸는 일, 여러분도 함께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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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이걸로 어떻게 패션 제품을 만들지?’라고 의문이 들 정도로 신기한 소재의 패션 제품이 참 많은데요. 커피 찌꺼기로 옷이나 안경을 만들기도 하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녹조로 신발을 만들기도 하며, 포도나 사과 껍질이 가죽이 되기도 하죠. 또한, 해조류로 만들어서 먹을 수도 있고 자연 분해되는 소재가 일회용품이나 포장지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친환경 소재가 우리의 일상이 되어, 더는 놀랍지도 특별하지도 않을 날이 곧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 일상 속에 효성의 기술이 스며들도록 효성도 친환경 소재 개발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