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세계, 다른 감각으로 깨어나다

Story/효성

효성이 후원하는 잠실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 작가 기획전 <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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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각과 가치 공유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 작가 기획전이 10월 1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의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렸습니다. 본 기획전은 잠실창작스튜디오에서 1년간 창작 활동에 매진한 장애 예술가들의 역량을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로, 올해 전시는 남선우·송고은 큐레이터의 기획을 통해 <무무(mumu)>란 주제로 관람객을 맞았습니다.



‘무무’는 가쇼이의 소설 <아잘드>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의 별명. 사람과 신체 구조와 능력이 전혀 다른 무무는 지구의 규범화된 기준과 틀에 맞추어 살며 큰 고난을 겪는데요. 전시는 무무 혹은 잠재된 무무를 전시의 관람객으로 설정했죠. 비장애 중심의 세계에서 고려되지 않는 다른 감각과 시점의 관람을 상상하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조건들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러한 질문과 상상은 작품 배치에서부터 전시장 안팎의 다양한 장치로 구현됐죠. 전시장 진입로에 설치한 슬로프와 방향 안내를 위해 부착한 점자 블록 그리고 화장실에는 문 대신 커튼을 달아 진입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기획전 <무무>가 무엇보다 특별한 점은 예술가 12명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0기 입주 작가들(김경선, 김태훈, 김현하, 김환, 문승현, 서은정, 이민희, 전동민, 정은혜, 한승민, 홍석민, 홍세진)은 회화를 비롯한 사진,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전시회를 풍성하게 만들었죠. 작가마다 주제와 표현 방식이 달라 단순히 작품 감상을 넘어 생각과 느낌이 확장되는 전시였습니다. ‘예술’로 소통한 전시회 <무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굳이 찾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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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과 함께 경계 없는 ‘모두’의 전시로


기획전 <무무>가 처음 공개된 지난 10월 16일에는 오프닝 행사가 개최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잠실창작스튜디오의 후원사인 효성그룹 관계자를 비롯해 전시회를 주최·주관한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와 잠실창작스튜디오 관계자들, 입주 작가 12인과 가족·지인 등이 함께했죠. 효성그룹은 장애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과 전시회 개최를 위해 잠실창작스튜디오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오프닝 행사에서는 창작 지원비와 전시 비용으로 사용될 효성그룹의 후원금 전달식이 진행됐습니다. 김종휘 대표이사는 축사를 통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멋진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신 효성그룹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죠. 기념 촬영 후에는 전시장으로 다 같이 이동해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특히 이날은 아트엘의 퍼포머들이 참여해 전시 관람 태도와 조건을 재해석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죠. 2년 전부터 잠실창작스튜디오를 후원해온 효성그룹은 장애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보장받고, 당연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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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황기성 주임


Q. 기획전 <무무>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었나요?

A. 기존의 전시가 작품 중심이었다면 이번 전시의 중심은 관람객이었습니다. 즉 관람객이 ‘무무’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작품을 휠체어 높이에 맞춰 배치하고, 각 작품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텍스트, 점자, 음성 등으로 담았습니다. 비장애인을 위한 세상을 장애인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Q. 전시장 2~3층에 작품을 전시했는데, 배치 기준이 있었나요?

A.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작품들이 최대한 다양하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배치했어요. 큐레이터가 정한 주제에 맞춰 작가나 작품을 결정하지 않고 입주 작가를 정한 뒤 전시해 각 작품들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Q. 관객이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을 느끼길 바랐나요?

A.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한번 고민해보길 바랐습니다. 예를 들어 청각장애를 가진 작가가 조금씩 들려오는 소리를 어떻게 시각화했는지 식으로요. 장애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 탄생 과정을 생각하면서 관람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겁니다.





글. 김희선

사진. 한수정(Day4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