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권] ‘책이 선생이다’ 배움이 있는 도서 5권

2019.05.15 11:01


더 이상 학생은 아니나 배울 것은 여전히 많은 우리. 직장인들에게 5월 15일 스승의 날은 어떤 의미일까요.


학교와 직장은 닮은 듯 다릅니다. 우선, 두 곳 모두 배워야 할 것들이 많죠. 오죽하면 ‘샐러던트(Salaryman+Student=Saladent)’, ‘직터디(직장+스터디)’라는 말까지 생겼을까요. 하지만, 공부하는 직장인들이 누군가의 ‘제자’로 불리지는 않죠. ‘스승’의 존재가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오래도록 스승을 섬기고 진득하니 제자로 수학하고 싶으나··· 그러기에는 고민도 많고 시간도 부족한 직장 생활.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는지 모릅니다. 배우고 싶어서, ‘제자’의 자세로 삶을 잘 살아내고 싶어서 말예요.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의 『밤이 선생이다』라는 책이 있죠. 이 제목을 흉내 내서 이렇게 말해봅니다. “책이 선생이다”.



첫 권째 선생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출처: 21세기북스


저자의 직업을 알고 난 뒤 제목을 다시 보면 좀 서늘해지실 거예요. 20년간 1,500번 부검을 담당한 법의학 교수이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 이런 분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라고 썼을 때, 독자들은 자연히 ‘삶’을 연상하게 됩니다.


죽음과 마주하는 일이 저자에게는 생활이니까요. 죽은 자에게서 삶을 배운다는 저자 소개문이 결코 허문으로 읽히지 않는 이유입니다. 죽음을 진지하게 공부할수록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책 소개문 또한 묵직하게 다가오죠.


저자는 부검의로서 세상의 거의 모든 죽음을 공부한 듯 보입니다. 이 책의 차례를 이루는 몇 가지 챕터들, 이를테면 ‘법의학자 가방엔 누군가의 일생이 있다’, ‘죽음의 과학적 이해’, ‘어떤 죽음은 사회를 바꾼다’, ‘자살, 남겨진 자가 해야 할 것들’ 등을 통해 짐작할 수 있죠.


북극 조난자의 생존을 다룬 영화 <아틱(Artic)>을 한 평론가가 이렇게 단평 했었습니다. “죽지 못해 산다는 사람들에게”라고 말이죠.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와도 썩 어울리는 한 줄 아닌가 싶습니다.



두 권째 선생님 『직장 내공』


출처: 알라딘


내공(內功)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가 퍽 재미있습니다. ‘오랜 기간 무예 따위를 숙련해서 다져진 힘과 기운’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정의하는 직장 내공이란 어떤 것인가요? 


『직장 내공』은 여러분 각자의 직장 내공을 좀 더 숙련시키고 다지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 책은 직장 생활 중 엄습해 오는 갖가지 내적 갈등을 다루고 있어요. 업무 능력을 향상시켜주기보다, 업무를 대하는 태도의 재정립을 권하는 것이죠. 


『직장 내공』이 독자들에게 시전(?)을 요구하는 내공은 총 4가지입니다. 마음 내공, 관계 내공, 대화 내공, 업무 내공. 게다가 ‘지금 하는 일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가슴 뛰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 ‘받아들임과 떨쳐버림의 필살기’, ‘이메일로 보는 직장인의 10가지 유형’, ‘실수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 같은 이슈들에 대해 솔루션도 제시해주죠. 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왠지 내공의 손해일 것 같죠?



세 권째 선생님 『말센스』


출처: 알라딘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라는 말은 진정 진리입니다.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 이 격언만큼 정확한 말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말센스』라니, 말의 센스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센스 있게 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니,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 우리에게는 매뉴얼처럼 읽힐 수도 있을 듯한데요. CNN, BBC 등의 유수 방송 프로그램에서 약 20년간 활약한 저자의 말 잘하는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이 책이 짚어주는 ‘말센스’는 무려 16가지입니다.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낸다’부터 ‘선생님이 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질문을 통해 관심과 사랑을 표현한다’, ‘상대가 보내는 신호에 안테나를 세운다’, ‘옳음보다는 친절함을 선택한다’, ‘바로잡지 못할 실수는 없다’까지, 다양한 상황에서의 말본새를 아우르죠. 글씨 교정서처럼, 『말센스』를 말하기 교정서로 이용해보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네 권째 선생님 『1일 30분』


출처: 알라딘


공부를 하는 가장 첫 번째는 바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책은 간단하면서도 획기적으로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법을 알려준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고, 듣는 공부의 힘을 빌리고, 주말에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지. 

_ 『1일 30분』 책 소개 중 


공부하는 직장인이 되기로 다짐한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제목처럼 하루 딱 30분을 할애하는 ‘직터디’ 안내서입니다. 모든 자기계발서가 마찬가지일 테지만, 『1일 30분』 역시 독자들의 실천이 없이는 종이뭉치에 불과해지죠. 


특히나 이 책은 독자 스스로의 노력을 강하게 요구하는데요. 제2장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을 살짝 엿보겠습니다. ‘바쁘다고 외쳐대기 전에 TV부터 꺼라’, ‘똑같이 노력하면 똑같은 미래만 있을 뿐’, ‘아침 공부가 제맛이다’ 같은 소제목들이 눈에 띄네요. 


이런 잔소리(?) 못지않게 꽤 요긴한 노하우들도 준비돼 있습니다. ‘왜 영어실력이 늘지 않을까?’, ‘중기목표는 너무 타이트하지 않게’, ‘위 부담을 줄이는 최강 식사법’ 등 직터디 초심자를 위한 조언들이 가득하답니다.



다섯 권째 선생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출처: 알라딘


앞서 만나본 『말센스』의 차례 중에 이런 챕터가 있습니다. ‘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하지 않는다.’ 이 책을 따른다면, 지금 소개해드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왠지 금서여야 할 것 같은데요. 안심하세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소설가 김영하의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에도 소개됐을 정도니까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독서법 안내서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책 읽는 행위를 사유하는 인문학 서적이죠. 저자의 변을 한 번 읽어보도록 하죠. 


“독서는 우선 비(非)독서라 할 수 있다. (···) 어떤 책을 잡고 펼치는 그 몸짓은 (···) 선택된 그 행복한 책 대신 선택될 수도 있었을 다른 모든 책들을 잡지 않고 덮는 몸짓을 가리는 것이다.”


즉,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을 제외한 다른 모든 책들을 읽지 않는다는 것과 동시에 행해진다는 통찰입니다. 따라서 읽은 책을 이야기하듯, 읽지 않은 책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는 것! 간단히 말해 책을 읽지 않아도 교양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단, 그러려면 이 책만큼은 읽어야겠네요.



회사원 말고 회사생(-生)


학생, 학과생, 교육생, 수강생, 수습생, 견습생, 연습생, 훈련생 ······. 배움의 과정에 있는 이들을 호칭할 때는 으레 ‘생(生)’이 붙습니다. 학교란 학교는 모두 졸업한 어른들, 우리 직장인들도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들이죠. 


직장인에서 직장生으로, 회사원에서 회사生으로
잘 배우고 잘 살아봅시다 우리!


그러니 이제 이렇게 불러보는 건 어떨까요. 직장인 말고 직장생, 회사원 말고 회사생. 왠지 더 생기 있는 어감, 괜히 더 살아 있는 느낌 아닌가요? 열심히 배우고 읽고 사유하며 잘 살아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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