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남녀] 사무실 사용 설명서는 왜 없죠? ‘오피스 호모 파베르’ 3x3 실전 수칙

2019.05.07 16:36


처음 접한 사무실은 사람도 사물도 온통 낯설게 느껴지죠. 새롭게 관계 맺어야 할 직원 분들, 입사 전에는 전혀 쓸 일 없었던 업무 용어들. 게다가 갖가지 사물들까지! 전화기, 인쇄기, 각종 문서, 파일 바인더, ······. 응? 잠깐만요. 하나도 안 낯설고 안 새로운 물건들 아닌가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쉽게 볼 수 있던 것들 같은데요? 그런데 왜, 사무실에 놓인 전화기는 어려운 거죠? 전화벨이 울리면 왜 긴장하게 되는 거죠?


‘놓인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캔맥주라도 마트에 놓이면 ‘상품’, 식당 테이블에 놓이면 ‘술’이 되는 이치랄까요. 일상의 많은 사물들은 이렇듯 놓임새에 따라 전혀 다른 사용 가치를 지닙니다. 따라서 사용법도 달라지죠. 


신입사원에겐 모든 것이 낯설고 흐릿하기만 한 이곳, 사무실.
사용설명서가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사무실의 도구적 인간이 되기 위한 매뉴얼


신입사원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곳은 사무실입니다. 여기 처음 오는 이들은 누구든 ‘도구적 인간’부터 되어야 합니다. ‘오피스 호모 파베르(Office Homo Faber)’라고 해두죠. 


이 공간의 모든 사물들은 여러분이 알던 것과 다릅니다. 사무실 안의 전화기는 사무실 밖의 전화기와는 엄연히 다른 종(種)이에요. 신입사원 여러분의 오피스 호모 파베르 진화를 돕기 위해 간략한 매뉴얼을 준비했습니다. 회사별 부서별, 별별 사무실에 공통으로 놓인 3가지 도구들 사용법!



[1] 전화기. 3가지 특수 기능 익히기!


걸고 받는 것 외에, 사무실 전화기에는 3가지 특수 기능이 있습니다. 당겨 받기, 돌려주기, 착신 전환이죠.


① 당겨 받기

잠시 외근 중인 효성 대리 자리에서 전화벨이 울립니다. 따르릉, 따르릉, ···. 소리가 멈추질 않네요. 즉, 아무도 받질 않네요. 신입사원(aka 막내)인 당신이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how-to-do] 당신 자리의 수화기를 듭니다 → 전화기 본체에서 ‘당겨 받기’ 버튼을 한 번 누르거나 ‘별표(*)’ 버튼을 두 번 누릅니다 →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효성 대리님이 외근 중이십니다. 말씀 남겨주시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 전화 온 시간과 통화 상대의 직함을 메모해둡니다. → 복귀한 효성 대리에게 알려줍니다. → 칭찬을 받습니다.


당겨 받기 / 돌려주기 / 착신전환
이 3가지 버튼의 사용법을 꼭 익혀둘 것!


② 돌려주기

당신의 자리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상대가 이렇게 말하는군요. “아, 효성 대리님 자리 번호인 줄 알고···.” 

[how-to-do] 이렇게 말합니다. “네, 효성 대리님 자리로 전화 돌려드릴게요.” → 당신 전화기 본체의 ‘돌려주기’ 버튼을 누르거나 후크를 1번 누른 후 내선번호를 입력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 수화기를 내려놓지 말고 계속 귀에 대고 있으세요. → 효성 대리의 목소리(“네, 전화 바꿨습니다”)를 확인했으면 이제 수화기를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③ 착신전환

당신은 신입사원입니다. 동의어는 ‘막내’입니다. 당신의 전화를 다른 누군가(대개는 윗분들)가 당겨 받는 상황은 가급적 없어야 (처세에) 좋습니다.

[how-to-do] 장시간 자리를 비워야 할 때, 여러분은 ‘착신전환’ 버튼을 누르셔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세요. 당신 자리로 걸려오는 모든 전화는 이제 휴대전화로 직통됩니다.



[2] 인쇄기. 어리바리 낙인 피하는 3가지 주의사항!


인쇄기 앞에 오래 서 있을수록 안 좋다, 라고 단언해두겠습니다. 왜 때문이냐고요? 그런 법이 어디 있냐고요? 의심 많은 그대여, 직접 시험해보시기를. 인쇄기 앞에 한번 오랫동안 서 있어보시라. 분위기가 다소 괄괄한 사무실이라면, 누군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인쇄하는 법도 안 배웠어요?”


① 인쇄 버튼은 신중히

주의사항 첫 번째! 모니터 화면(오피스 프로그램)에서 ‘인쇄’ 버튼 누르기 전, 최대의 최대의 최대한으로 파일을 검토하세요. 레이아웃은 제대로 적용됐는지, 오탈자나 빼먹은 내용이 없는지 등등. 파일 하나 가지고 2번, 3번 인쇄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사무실 인쇄기 사용에 대한 표어 하나가 있어요.
‘종이 낭비 잉크 낭비는 뭐다? 시간 낭비다!’
신입사원 여러분, 인쇄기 앞에 설 때마다 늘 암송하시길-


② 인쇄기 트레이 열어보기

두 번째! 인쇄 버튼 누르기 전 인쇄기의 트레이를 꼭 열어보세요. 용지가 몇 장 없거나 텅 비어 있다면, 인쇄기 근처 혹은 비품실에서 새 용지를 꺼내 채워놓아야 합니다.


③ 이면지 방향 확인하기

세 번째! 이면지 사용 시, 인쇄기 트레이에 용지가 제대로 올려졌는지 꼭 확인하세요. 이면지의 경우 인쇄기 종류에 따라 사용한 면이 위로, 혹은 아래로 놓이게 됩니다. 행여나, 당신의 작업물이 이면지의 사용한 면에 덧씌워진 채로 인쇄된다면···? 그래서 다시 인쇄를 해야 한다면···? 이 광경을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I’m like TT, just like TT······. 



[3] 각종 문서. 야무짐 인정받는 3가지 ‘~않는다’


불필요한 종이 사용 줄이기, 디지털 오피스 구현. 요즘 많은 사무실들이 시행하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필요한 종이’는 있고 ‘아날로그 오피스’의 가치 또한 건재하죠. 따라서 ‘꼼꼼한 문서 관리’는 아직까지 사무실 사용 설명서의 필수 항목입니다. 3가지 ‘~않는다’를 기억하세요. 


① 접지 않는다

접는 행위는 말하자면 구기는 것입니다. 업무 문서란, 빳빳한 지면(들)에 인쇄된 시각 정보입니다. 달리 말해, 빳빳한 지면에 표현되는 것을 전제로 제작·작성된 텍스트이자 이미지입니다. 이것을 접는다는 것, 구긴다는 것은 뭘까요. 말 그대로 ‘훼손’입니다. 문서의 글줄 또는 도형 위로 구김살이 지게 되니까요. 결재용·제출용이 아닌 단순 보관용 문서라도 접는 것은 삼가세요.

 

자고로 문서 관리는 이렇게-
종이가 안 보이게- 한 곳에 한눈에 보이게-


② 종이째로만 두지 않는다

종이 문서는 반드시 파일 바인더에 넣어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종이째로만 존재한다면 훼손, 분실 가능성이 크고, 색인이 어렵습니다. 문서 내용이나 용도(계약서, 결재용, 회의용, 개인 참고용 등)에 따라 파일 바인더를 구분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③ 분산 저장은 하지 않는다

사무실 책장의 책들 틈, 모니터 받침대 밑, 리갈패드나 다이어리의 책갈피 등등은 문서가 놓일 자리가 아닙니다. 문서는 반드시 문서들만의 자리에 일괄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종이 문서는 디지털 정보가 아니죠. 검색되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블록체인 같은 분산 저장 방식이면 곤란해요.



보너스. 2019년 신입사원의 연차 계산법!


이제 막 오피스 호모 사피엔스(Office Homo Sapiens)로 진화한 신입사원들이여, 무엇을 가장 강렬히(?) 생각하십니까. 넘겨짚는 듯해 송구합니다만, 왠지 ‘난 언제 쉴 수 있지?’가 아닐까 사료되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미리 표시해두고픈, 표시만으로도 괜히 설레는, 나의 소중한 연차



근속 기간 1년 미만인 나, 연차는 며칠이나 있을까?


연차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유급휴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에 따라 시행되는 제도죠. 신입사원들이 알아두면 좋은 조항 2개만 살펴볼게요.(아래 “사용자”란 고용인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①항: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항: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 관련 법령 자세히 보기 http://j.mp/2GuhVLS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의 대표격이 바로 신입사원이겠죠? 자,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입사일을 기준으로 근속(개근) 1개월당 연차 1일 발생!


2019년 6월 1일 입사자가 2019년 7월 1일까지 근속했을 경우, 연차 1일이 처음 생기는 생기고, 그로부터 매달 연차 1일이 발생하죠. 그리고 이 신입사원이 2020년 6월 1일까지 1년간 근속하게 되면, 연차 15일이 주어집니다.


이전에는 입사 후 첫 1년간 1달 1일 발생하는 연차를 이미 3일 사용했다면, 15-3=12일이 부여되었지만, 관련 법 개정으로 입사 후 첫 1년간 1달 1일 발생하는 연차와 별개로 1년간 근속하면 연차 15일이 생겨, 입사 후 2년 동안 11+15=26일의 연차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사무실에서의 첫 1년을 응원합니다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처음 발을 디딘 여러분. 낯설죠? 어색하죠? 그래서 여러분이 대단한 거예요. 낯익고 익숙한 삶에 안주하지 않으신 거니까요.

 

사무실의 새 얼굴인 당신.
오피스 뉴페이스에서 오피스 호모 파베르, 오피스 호모 사피엔스로
무럭무럭 진화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전화도 잘 받고 인쇄기도 척척 다루고 문서 관리 고수가 되었을 즈음, 그러니까 이 사무실이 어느새 편안해졌을 무렵- 여러분은 또 어떤 낯섦을 향해 도전하게 되실까, 상상해봅니다. 두근두근- 여러분의 사무실 적응기를 지켜보며 괜히 설레는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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