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을 여행지 추천] 시간이 멈춘 그 곳으로 감성충만 시간여행

Story/효성




가을이란 계절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도 하다가, 시리게도 합니다. 괜스레 옛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웃음 짓게도 하지만, 스산한 바람만큼이나 쓸쓸한 낙엽만큼이나 외롭게 하죠. 소년소녀시절의 감수성을 갖게 만드는 이 가을엔 어느 때보다 떠나고 싶어지는 건 당연한지 모르겠습니다.


가을의 아름다운 자연도 좋지만, 애틋함이 묻어나는 풍경도 좋을 것 같은데요. 감성이 충만해지는 시간이 멈춘 곳으로 말입니다. 타임머신이 없어도 시간여행이 가능한 우리나라 가을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전통의 향기에 취해, 고성 왕곡마을


 

사진: 왕곡마을 홈페이지



아름답기로 소문난 석호인 송지호와 그리 높지도 낮지도 않은 봉우리에 둘러싸인 왕곡마을은 지형적인 특징 때문인지, 여전히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왕곡마을이 형성된 것은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로부터 약 600년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죠. 또한, 왕곡마을은 영화 <동주>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시인 윤동주의 고향인 북간도 용정으로 나오는데, 그만큼 이곳이 전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로 보존되고 있는 왕곡마을의 전통가옥에서는 숙박까지 가능하여 몸소 전통의 향기를 느끼며 여행하기에 참 좋습니다. 게다가 숙박객에게는 제기, 팽이, 전통주사위 만들기와 짚풀공예 등의 체험도 제공됩니다. 이 밖에도 대나무피리나 단오부채, 유두팔찌, 한지 발, 오방 매듭팔찌, 한지 복주머니 등의 만들기 체험과 전통의상체험, 디딜방아, 그네, 구슬치기, 굴렁쇠 굴리기 등의 놀이와 두부, 한과 만들기와 떡 메치기도 해보고 맛볼 수 있습니다.




 시간을 건너다, 강화 교동도



 사진: 강화군 문화관광, 한국관광공사



북한과 불과 2.6km 떨어진 강화 교동도. 이곳엔 역사가 있고 과거가 있고 동시에 아픔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주민 중에는 고향이 교동도와 바로 인접한 황해도 연백인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그 무엇도 새로 바꾸고 싶지 않았던 걸까요? 이곳 교동도는 1950~60년대의 풍경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교동도의 명동이라 불리는 대룡시장이 특히 그렇죠. 정겹게 들리는 추억의 노래와 낡고 오래된 점포들과 포스터는 알록달록 새롭게 그려진 벽화들과 어우러지며,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약방, 이발관, 고무신 가게를 둘러보며 좁은 골목골목을 거닐어 보고, 교동도의 명소인 교동 다방에서 쌍화차도 한 잔 즐겨보면 바다가 아닌 시간을 건너온 듯한 기분이 들 겁니다. 이 밖에도 교동향교, 화개사, 교동읍성을 둘러보면 역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여행이 마무리되겠죠.




 그 때 그 골목, 부산 매축지 마을


 

사진: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영화 <아저씨>에서는 과거의 상처를 품고 세상을 등지며 사는 아저씨가 등장하죠. 그런 아저씨와 무척이나 닮아있는, 좁고 허름한 골목 골목을 간직한 부산 매축지 마을이 영화의 배경이 된 것은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층 아파트 단지 사이, 시간이 멈춘 이곳 부산 동구 범일동 일대는 원래 바다였던 곳입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해안을 매립하여 조성한 땅이라, ‘매축지’라 불리게 되었고, 당시 일본군이 전쟁에 필요한 물자와 말을 모아놓기 위해 이곳에 막사와 마구간을 지었죠. 그리고 해방 이후에는 피란민들이 모여 살며 지금의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영화 <아저씨>의 아저씨, 태식이 일하던 낡은 전당포 건물을 비롯하여 좁은 골목 곳곳과 상점들은 70년대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화 <친구> 역시 매축지 마을에서 촬영하였기에 마을 곳곳에는 두 영화의 흔적 모두 남아있죠. 영화를 따라, 아저씨를 따라, 시간을 따라 마냥 거닐고 싶은 매축지 마을입니다.




 어린 시절의 꿈이 떠오르는, 서울 용마랜드


 

사진: 용마랜드 카페



어린 시절, 우리에게 최고의 여행지는 놀이동산이 아니었을까요? 놀이동산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설레서 전날에는 잠도 못 자고, 엄마 아빠 손을 이끌며 앞장서갔던 그곳. 화려하고 신기한 놀이기구와 손에 든 풍선과 솜사탕. 괜히 꿈과 희망의 동산이라 하는 것은 아닐 테지요.


더욱더 빠르고 거대하고 휘황찬란한 놀이기구와 볼거리가 가득한 지금의 놀이동산도 좋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이곳, 용마랜드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지금은 폐장되어 놀이기구를 탈 수는 없지만, 촬영지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요. 낡았지만 정겨운 놀이기구들이 우리를 정겹게 반겨주는 용마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감성이 충만해지고, 인생샷을 건져보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이용시간: 매일 오전 9시 ~ 오후 7시

입장료: 5,000원 (개인 셀프 촬영)




과거 어느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그때로 돌아가 무엇을 하실 텐가요? 비록 우리에겐 타임머신이 없어, 결코 다시 살 수 없는 시대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지만, 시간이 멈춘 그곳으로 떠난다면 조금이나마 시간여행을 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떠나기 좋은 이 좋은 계절, 가을에는 감성을 충만하게, 시간 여행자가 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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