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명물빵을 찾아서 “빵순이∙빵돌이들의 빵지순례”
만약, 고기와 밀가루 중 하나를 평생 끊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포기하시겠어요? 물론 어려운 선택이겠죠. 현실에선 둘 다 포기할 수도, 포기하지도 않겠지만, 만약이라는 가정하에 고기를 포기하기로 선택한 사람 중 열에 아홉 명은 빵순이∙빵돌이일 거라 짐작됩니다.
빵에 살고 빵에 죽는 ‘빵생빵사’를 외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빵순이∙빵돌이들. 고기보다 맛있고 고기보다 다양한 빵의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일생일대 목표잖아요. 더욱이 세계에 내놔도 손색없는 맛있는 빵을 만드는 국내 빵집이 많아져, ‘빵 투어’를 즐기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죠.
이제는 빵에 지역색이 더해진 지역 명물 빵까지 인기몰이 중입니다. 그러니,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맛있는 빵이라면 어디든지 가는 빵순이∙빵돌이들의 ‘빵지순례’. 대한민국 방방곡곡, 명물 빵을 찾아 출발합니다.
경주 황남빵
얼마 전, tvN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한 경주 출신의 유시민 작가가 언급한 황남빵. 어린 시절, 황남빵은 귀하디귀한 간식이어서 지금도 감히(?) 두 개나 먹고 또 먹을 수 있겠냐며 황남빵에 관한 추억을 이야기했습니다.
황남빵은 경주시가 전통음식으로 지정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의 명물입니다.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시작되어 빵을 사러 온 사람들이 황남빵이라고 불린 것이 지금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특별하진 않아도 진실한 맛을 내는 황남빵은 경주의 팥으로 만들어지고, 겉에는 신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빗살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죠.
경주 황남빵 | 사진: 황남빵
3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장인정신의 황남빵.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경주와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통영 꿀빵
경주에 황남빵이 있다면, 통영엔 꿀빵이 있죠. 달콤한 꿀이 묻어있는 빵을 한 입 베어 물면, 안에는 고소한 팥 앙금이 가득 들어있는데요. 꿀빵은 미식의 천국 통영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음식입니다. 통영 꿀빵의 역사는 6.25 전쟁 이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60년대 초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통영의 따뜻한 기후에도 상하지 않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뱃사람들의 간식이었습니다.
통영 꿀빵 | 사진: 오미사 꿀빵
통영 꿀빵은 튀겨 만들었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며,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오묘해서 자꾸만 손이 갑니다. 통영 여행을 갔다 하면 누구나 이 꿀빵 한 상자씩을 양손에 가득 들고 올만큼 '통영'하면 당연히 꿀빵이지요.
충주 사과빵
사과의 고장 충주. 사과 축제와 사과 마라톤 등 다양한 행사를 열기도 하고, 사과 한과, 사과 김치, 사과 국수, 사과 피자 등 사과를 이용한 먹거리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 충주입니다. 과연 사과의 고장다운 행보인데요. 사과빵 역시 그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충주의 관광상품입니다.
충주 사과빵 | 사진: 농업회사법인페트라
충주시농업기술센터, 중원농협, 농업회사법인페트라가 공동개발을 통해 만든 충주 사과빵은 얼핏 보면 호두과자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빵 안에는 충주의 사과가 들어있죠. 쌀가루 반죽이라 쫄깃하고, 사과를 잘게 자른 뒤 졸인 소가 새콤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까지 매력적입니다. 현재 수안보휴게소에서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 중이라고 하니, 따끈따끈한 충주 사과빵으로 휴게소의 먹는 재미를 즐겨보세요.
속초 설악산 단풍빵
설악산은 우리나라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데다가, 가을만 되면 빨갛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 구경으로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리고 설악산 인근에 있는 속초에서는 이에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특별한 명물 빵이 인기입니다.
설악산 단풍빵 | 사진: 명인명품전문몰
단풍 나뭇잎 모양의 ‘설악산 단풍빵’은 속초 지역의 쌀과 고로쇠 수액 시럽, 앙금으로 만들어져 속초를 대표하는 명물 빵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죠. 속초중앙시장이나 미시령휴게소 등 속초의 관광지에서 단풍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수 꽃빵
여수 오동도는 ‘동백섬’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합니다. 이곳은 오동나무가 유독 많아 오동도로 이름 지어졌고, 해마다 겨울이 되면 아름다운 동백꽃이 활짝 피는 숲길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기에 충분합니다.
여수 꽃빵 | 사진: 여수꽃빵
여수를 상징하는 이 동백꽃이 빵으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바로 여수 꽃빵인데요. 동백꽃 모양으로 알록달록 빛깔도 어여쁜 여수 꽃빵은 동백주와 동백 소금, 동백 시럽, 동백 식초 등 동백 씨앗으로 만든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이 특별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입 베어 물면 은은하게 동백꽃 향기가 입안에 퍼지는데요. 여수 꽃빵은 백년초 맛, 단호박 맛, 자색고구마 맛, 초콜릿 맛 등 네 종류가 있으며, 무엇보다 순수 우리 밀과 무색소, 무방부제, 무첨가물로서 건강한 빵으로 인기입니다.
광양 매화빵
동백꽃이 여수라면 매화는 광양이지요. 광양 역시 매화로 만드는 매화빵이 있습니다. 매화빵은 잘게 썬 매실과 매실 원액이 첨가된 앙금이 들어가 있습니다. 상큼한 매실의 향과 맛이 가득 들어있죠. 광양시가 2015년에 공모를 통해 매화빵을 지역 대표 빵으로 선정하였는데요.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의 특산물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노력의 결실인 것이죠.
광양 매화빵 | 사진: 남도장터
완도 장보고빵
과거 해상왕 장보고가 지킨 완도의 바다. 이제는 그 바다에서 나온 귀하디귀한 전복으로 만든 ‘장보고빵’이 여수를 지킵니다.
전복과 빵의 만남. 조금 의아한데요. 청정바다 수도 완도에서 자란 전복을 비롯해 미역귀, 비파 등으로 만들어 무엇보다 건강한 웰빙 간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복이 빵 위에 올려져 구워진다는 점!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의 장보고빵. 한 번도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후문입니다.
완도 장보고빵 | 사진: 프라임로스터스
제주 귤하르방빵
제주는 귤, 한라봉 등 제주의 특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참 많습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초콜릿이나 쿠키 등 가공품으로 만들어도 너무나도 맛있는데요. 귤하르방빵 역시 맛과 향으로, 그리고 제주 돌하르방 모양으로 눈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제주 귤하르방빵 | 사진: 하르방
제주의 특산물인 귤로 만든 따뜻하고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이 상큼하게 입안에서 퍼지는 것이 귤하르방빵의 매력! 앙증맞은 크기로 한입 간식으로 제격이라,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순천만 칠게빵
칠게 가루가 14% 함유된 순천만 칠게빵 | 사진: 순천만칠게빵
이외에도 파주 마패빵, 강진 황가오리빵, 울산 고래빵 등 지역의 특산물이나 명물, 문화 등을 담은 빵이 참 많습니다. 경주 황남빵이나 통영 꿀빵처럼 오랜 역사에서 비롯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명물이 된 것이 있는 반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발한 빵도 있죠.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든 결국 그 지역을 대표하고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한다는 점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빵순이∙빵돌이라면 꼭 한 번 먹어봐야 하는 지역별 명물 빵. 외국의 화려한 빵에 비해서는 조금 소박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지역의 맛이 담겨있기에 더 의미 있고 특별한 지역별 명물 빵을 맛보러 빵지순례를 떠나보아요.
관련 콘텐츠 더 보기 |
'Story > 효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성타운 8월 2호(통권 157호) | 8월을 팔팔하게 (0) | 2017.08.18 |
---|---|
“그루밍 메잌스 비즈니스맨” 그루밍족 남자들을 위한 뷰티 팁 (0) | 2017.08.17 |
과거는 미래의 거울,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역사 여행 (2) | 2017.08.14 |
효성타운 8월 1호(통권 156호) | 이겨내고 이기자 (0) | 2017.08.10 |
[TAKE a PICTURE] 자작나무 숲길이 속삭이는 이야기 (2) | 2017.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