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종류와 요즘 핫한 수제맥주 "다양한가비어"

Story/효성




무더운 여름 밤,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마시는 맥주 한 모금은 달콤하기 그지 없습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에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시원한 Beer Cheers, 바랄 게 뭐 더 있어”


이토록 맛있는 맥주는 발효방식 혹은 제조방법, 심지어 국가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나눠지는데요. 당연 맛과 향 그리고 특징까지 제 각각이겠죠? 오늘 이 시간은 이렇게 다양한 맥주의 종류와 그에 따른 특징 그리고 요즘 인기 있는 수제맥주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수많은 맥주부터 15년 경력의 브루마스터가 만드는 수제맥주(크래프트 비어)까지, 맥주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헤쳐보겠습니다. 






 “위, 아래, 위, 위 아래” 상∙하면 발효방식


기본적으로 맥주는 주원료인 맥아와 홉을 물로 추출하여 만든 맥아즙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킨 후, 숙성 및 여과의 과정을 거쳐 제조합니다. 여기에 살균을 더하여 병 혹은 캔의 형태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죠. 반대로 멸균 없이 단순히 여과만한 것이 호프집에서 마시곤 하는 생맥주(드래프트 비어)입니다.


맥주는 발효되면서 효모의 성질에 따라 위로 떠오르기도 하고 아래로 가라앉기도 하는데요. 이 때, 표면으로 떠오른 효모를 가지고 발효시키는 방식을 ‘상면 발효방식’이라고 하고, 반대로 밑 쪽에 침전된 효모를 사용하면 ‘하면 발효방식’이 됩니다.



 



 짙은 색과 풍부한 맛의 상면 발효 맥주(Top Fermentation Beer)


상면 발효 맥주는 위에 떠오른 효모를 이용해서 18~25도의 상온에서 발효한 후, 약 1주일 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이 방법은 냉각 설비가 없던 15세기 이전까지 주로 사용되었는데요. 카멜색, 먹색 등 짙은 색과 풍부한 맛이 특징입니다. 젠틀하면서도 강한 영화 ‘킹스맨’의 콜린 퍼스를 떠올린다면 적합할 듯합니다.


현재에도 영국, 캐나다, 벨기에 등지에서는 대부분 상면 발효방식으로 맥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에일(Ale)


에일은 라거보다 홉을 더 많이 넣어 강하고 쓴맛이 특징입니다. 숙성 기간 또한 짧아 탄산가스가 적으며 거품도 적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맥주로 세계 맥주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죠.


에일의 대표격인 페일 에일(Pale Ale), 1년 이상 장기간 숙성시킨 올드 에일(Old Ale), 갈색 맥아를 사용한 브라운 에일(Brown Ale) 등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요. 그 밖에도 숙성 기간, 맥아 종류, 재료, 국가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합니다.



포터(Porter)


포터는 18세기 영국에서 서민, 귀족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맥주였습니다. 당시에는 에일보다 더 쓰고 맛이 강했으며 시큼함 또한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제조되는 포터의 경우에는 그때보다 도수도 약하고 부드러워진 편입니다. 캐러맬, 체리 등의 단 맛과 초콜릿이나 커피 등의 씁쓸한 맛도 느낄 수 있죠.


캐러맬 맥아를 사용하면 비스킷, 견과류, 토스트 등의 단 맛과 고소함이 강하고 갈색을 띠는 브라운 포터(Brown Porter)가 되고요. 흑맥아를 쓸 경우에는 다크 초콜릿, 로스팅된 커피 등의 쓴 맛이 나는 로버스트 포터(Robust Porter)가 됩니다.



스타우트(Stout)


스타우트는 앞서 소개해드린 포터와 같은 흑맥주 계열입니다. ‘튼튼한’, ‘용감한’이란 뜻을 지녔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맥주보다 맛이 강하며, 알코올 도수 또한 8~11%로 높은 편입니다. 까맣게 볶은 맥아를 사용해서 제조하기 때문에 검은 갈색을 띠며, 탄 맛이 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홉의 사용량 또한 높아서 쓴맛 역시 강하죠.


단맛의 정도, 알코올 도수, 수출지역 등에 따라 드라이 스타우트(dry stout), 밀크 스타우트(milk stout),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등으로 나뉩니다.



램빅(Lambic)


램빅은 야생효모를 사용해서 자연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벨기에 브뤼셀 근처에 있는 렘비크(Lembeek)라는 마을에서 유래된 명칭입니다. 보통 맥아와 밀을 7대3 혹은 6대4의 비율로 섞으며, 홉을 많이 사용해서 제조합니다. 더불어 자연 발효와 함께 2~3년 간 장기 숙성이 끝나면 램빅이 완성됩니다.


램빅의 종류로는 장기간 숙성시킨 램빅과 새로 만든 것을 섞은 괴즈(gueuze), 체리를 섞은 크릭(kriek), 라즈베리를 섞은 프람부아즈(Framboise), 설탕을 집어 넣은 파로(faro) 등이 있습니다.






 하면 발효 맥주(Bottom Fermentation Beer)


하면 발효 맥주는 발효 중 밑으로 가라앉는 효모를 이용하여 약 10℃의 저온에서 발효시킨 후, 영하의 온도에서 다시 1~2개월 정도 숙성시켜 제조합니다. 낮은 발효 온도와 긴 숙성 기간이 그 특징입니다. 현재는 냉각장치의 보급에 따라 하면 발효방식을 채택하여 만들어지는 맥주가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합니다.



라거(Lager)


라거는 가장 널리 유통되는 황금색의 밝은 빛을 띠는 맥주입니다. 본래 ‘저장품’이라는 뜻의 독일어인데요. 냉장 기술이 없던 시대, 겨우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저장하고 숙성시키던 시절에 만들던 것에서 비롯되었죠. 근대에 들어서면서 보다 좋은 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개발된 양조법으로서 현재는 영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맥주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라거는 특히 후반 숙성기간이 긴 특징이 있습니다. 발효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가 이 기간에 맥주 속에 녹아 들어 청량감이 강하죠. 체코의 필스너(Pilsner), 독일의 둥켈(Dunkel)슈바르츠비어(Schwarzbier) 등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또한 생맥주를 포함한 우리나라에서 제조되는 대부분의 맥주 또한 라거입니다.



보크(Bock)


보크는 맥아의 사용량을 늘려 짙은 빛깔의 맥주입니다. 엿기름의 달콤함과 홉의 향기가 강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13세기 초 독일 하노버의 아인베크에서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일어로 ‘bock’는 염소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현재 독일 보크 맥주 상표에는 염소가 많이 그려져 있죠.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발효가 시작된 맥주통의 바닥에 가라앉은 침전물을 사용해서 만든 맥주로 주로 겨울에 담가 봄에 생산합니다.



이 밖에도 맥주는 살균 유무, 발효 정도, 어떠한 원료를 사용하였는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됩니다. 같은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색, 당도, 쓴맛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구분되죠. 그뿐 아니라 독일 남부의 바이젠(Weizen), 뒤셀도르프의 알트비어(Altbier), 쾰른의 쾰쉬(Kölsch) 등 지역 별로도 다양한 종류가 존재합니다.




 국내 맥주도 맛있다, 요즘 핫한 국내 수제맥주


흔히 독일이 세계 최대의 맥주 강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도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 영국, 일본, 미국 등이 있고, 각 나라의 맥주는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죠.


반면 우리나라 맥주는 별다른 특징도 없고, 종류도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북한 맥주보다 맛없다고 조롱 받기까지 했죠. 하지만 이랬던 과거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맛있고 질 좋은 다양한 맥주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소규모의 양조장에서 만드는 수제맥주 덕분인데요. 그럼 지금의 수제맥주 열풍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들을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사진: 세븐브로이 홈페이지



세븐브로이(7brau)의 '강서' & '달서' 맥주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국내 수제맥주는 세븐브로이의 강서와 달서 맥주입니다. 세븐브로이에서는 다양한 맥주를 제조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강서’와 ‘달서’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 있었던 대통령과 기업인 간의 간담회에서 공식 만찬주로 채택되며 화제가 되기도 하였죠.


강서 마일드 에일(GANGSEO MILD ALE)은 제품 라벨에 서울시 강서구를 대표하는 김포공항 관제탑이 그려져 있어 지역의 특색을 나타내었는데요. 부드러우면서도 상큼한 시트러스향이 특징입니다. 또한 대구 이월드의 노을진 풍경이 담겨있는 달서 오렌지 에일(DALSEO ORANGE ALE)은 독일 바이젠식의 밀맥주로서 바닐라와 오렌지향의 적절한 조화가 어우러진 맥주입니다.


 

사진: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 홈페이지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KOREA CRAFT BREWERY)의 '아크(ARK)' 시리즈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국내 최초의 마이크로브루어리입니다. 부엉이 맥주로 유명한 히타치노 네스트(Hitachino Nest)와 협업하여 수제맥주 브랜드 아크(ARK)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크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제품은 ‘코스믹 댄서(COSMIC DANCER)’‘허그 미(HUG ME)’인데요. ‘코스믹 댄서’의 경우, 시트러스향이 가득한 상큼함이 특징입니다. ‘허그 미’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연인과 포옹하는 그 순간의 부드러움이 담겨있습니다.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움에 생강의 쌉싸래함이 더해진 매력적인 맥주죠. 그 밖에도 ‘비 하이(BE HIGH)’, ‘썸&썸(some&some)’, ‘블랙스완(BLACK SWAN)’ 역시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도 앞서 소개한 강서와 달서 맥주처럼 부산 ‘해운대’의 지명을 딴 ‘해운대 맥주’를 제조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진: 더 부스 브루잉 홈페이지



더 부스 브루잉(The Booth Brewing)의 '국민 IPA', 'ㅋ IPA'


더 부스는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 없다’라는 기사를 쓴 논란의 주인공 다니엘 튜더 기자와 두 명의 친구들이 만든 맥주 회사인데요. 경리단길의 작은 펍에서 출발한 크래프트 비어 스타트업 회사죠. 처음에는 피맥 맛집으로 더 유명했답니다.


그랬던 더 부스가 현재는 판교와 캘리포니아에 자체 양조장을 가진 어엿한 맥주 제조사가 되었습니다. 특히 콜드체인(냉장유통시스템)의 도입은 맥주를 가장 맛있는 상태로 유통하는 데 큰 역할을 하죠.


더 부스를 대표하는 인디아 페일 에일인 ‘국민 IPA’는 맥주의 주재료인 홉에서 비롯된 바디감과 열대 과일의 풍미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습니다. 그 이름처럼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맥주’를 표방하며 생산되었죠. 또한 가수 ‘장기하와 얼굴들’과 콜라보레이션한 ‘ㅋ IPA’도 있습니다. 이 맥주는 그들의 4집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만들었는데요. 감귤, 망고, 복숭아 등 과일 향이 매력적인 세션 IPA입니다.



사진: 장앤크래프트 페이스북



장앤크래프트 브루어리(Jang and Craft Brewery)의 '과르네리(Guarneri)' 시리즈


전라북도 순창은 예로부터 고추장, 된장 등의 발효식품이 유명한 지역입니다. 발효에 최적화된 물과 공기 그리고 토양을 가지고 있죠. 이러한 순창의 기운이 맥주에 접목되었습니다. 바로 크래프트 맥주 회사 ‘장앤크래프트’의 양조장이 이곳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장앤크래프트는 깊은 울림이 있는 진짜 맥주를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 명품 바이올린 ‘과르네리’를 딴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과르네리 시리즈는 총 6개 종류인데요. 그 중에서도 독일 밤베르크 지역의 맥주에서 차용된 ‘라우크비어 밤베르크’는 나무 훈제 향이 느껴지는 개성 있는 맥주입니다. 반면 ‘헤페바이젠’의 경우, 목 넘김이 부드럽고 적당한 바디감까지 느낄 수 있어 누구나 좋아할만한 제품입니다.




앞서 언급한 맥주들은 모두 우리나라 회사라는 것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습니다. 바로 마트나 편의점 등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들어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을 4개 1만 원이라는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맥주는 과거보다 더 많이 외면당하곤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린 수제맥주들은 수입맥주에 비해 맛이나 질적인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으니 마트나 편의점에서 보게 되면 한번 우리의 국내 수제맥주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단,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적당히 즐기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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