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 때 혼자 보기 좋은 영화 BEST 5
비 좋아하세요? 감정이 메마른 사람도 비가 내리면 가슴이 촉촉해지죠. 빗물 머금은 창밖 풍경, 창문 두드리는 빗소리, 창틈으로 은은히 번져 오는 비 냄새.. 막걸리에 파전 생각이 나기도 하고, 오래전 첫사랑의 기억이 슬그머니 떠오르기도 합니다. 비가 와서 괜스레 센티해지는 날, 여러분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시나요?
우산 펴는 날이 부쩍 늘었습니다. 봄이 얼마 전인 듯한데, 어느새 전국 곳곳은 장마입니다. 거리는 비에, 마음은 감성에 젖는 요즘. 빗속에서 우아하게 춤추던 어느 영화 속 주인공을 떠올려봅니다. 비처럼 영화처럼, 행복에 흠뻑 젖고 외로움은 말끔히 씻어내릴 수 있다면..
비 오는 날 혼자 보기 좋은 영화 다섯 편을 준비해보았습니다. 물론, 함께 보면 더 설레죠. 짝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쓰는 우산처럼요.
노래가 절로 나오는 비 <사랑은 비를 타고>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제목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 최근에는 뮤지컬로 각색돼 무대에서 만나볼 기회가 많은데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기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입니다.
무성영화 시대, 커플 연기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돈 락우드(진 켈리)와 여배우 린다 라몬트(진 헤이근)는 자타공인 할리우드 톱스타들입니다. 하지만 유성영화 시대가 오면서 이 둘에게 위기가 찾아오는데요. 특히 린다의 앙칼진 목소리는 유성영화 관객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영화의 인기는 떨어졌죠. 하지만 돈 락우드는 유성영화가 필요로 하는 재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춤과 노래. 그는 어릴 적 친구 코스모 브라운(도널드 오코너)과 떠돌이 생활을 하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케이시 셀든시(데비 레이놀즈)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 인연을 계기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되죠.
사랑하는 여인을 집에 바래다주고(물론, 굿나잇 키스도 함께), 비 오는 거리에서 ‘Singing in the Rain’을 부르며 탭댄스를 추던 진 켈리의 모습.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남았죠. 사랑에 빠진 남자는 비를 맞아도, 순경에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아도 이렇게나 행복하답니다. 비 때문에 괜히 울적해진 당신께 이 영화가 위안이 되어줄지도 몰라요.
비로 쓴 연애시 <언어의 정원>
2013년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이 재개봉했습니다. 비 내리는 소리가 한없이 아름다운 작품이죠. 보고 나면 왠지 공원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어지는데요. 비오는 날 초콜릿을 안주 삼아 맥주와 함께 감상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비 오는 날 학교 수업을 빼먹고 구두 스케치를 하러 공원에 가는 고등학생 다카오. 우연히 유키노라는 여인과 공원에서 만나게 됩니다. 미성년자인 그와 달리 이미 성인인 유키노는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러운 여인이죠. 두 사람은 비 오는 날이면 항상 공원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다카오는 그녀를 위해 구두를 만들어주기로 결심합니다. 과연 두 남녀의 인연은 어떻게 될까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서정적인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이 당신의 비 내리는 여름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아줄 거예요.
빗속의 눈물처럼 <블레이드 러너>
SF 영화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명작, <블레이드 러너>. 비와 관련한 명장면과 명대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4년짜리 수명을 지닌 안드로이드(인조인간)들과, 그들을 제거하는 ‘블레이드 러너’(해리슨 포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온오프(on/off)가 아닌, 살고 죽는 인간의 생애를 욕망하는 안드로이드들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생각할 거리들을 남기죠.
Blade Runner - Theatrical Trailer from Ignition on Vimeo.
영화의 후반부에 펼쳐지는 빗속의 추격전은 백미인데요. 동료 안드로이드들이 차례로 제거되고, 혼자만 남겨진 로이(룻거 하우어). 미래 도시의 음울한 폭우 속에서 서서히 죽음, 아니 ‘전원 off’를 맞이합니다. 그런 그의 입에서 시처럼 읊어지는 대사는(아래 ‘영화 속 명대사’)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다가옵니다.
멈추고 싶은 비의 계절 <지금, 만나러 갑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후, 다시 찾아온다면? 비 내리는 신비로운 숲과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추천합니다. 휴지는 필수.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관객이더라도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는 영화거든요.
고등학교 때 만나 결혼까지 한 아이오 미오(다케우치 유코)와 아이오 타쿠미(나카무라 시도). 하지만 미오는 남편과 아들을 남긴 채 병으로 죽고 맙니다.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남긴 채 말이죠. 반신반의하던 남편과 아들 앞에 미오는 거짓말처럼 다시 나타납니다. 생의 기억을 모두 잃은 미오와 처음부터 다시 사랑하게 되는 타쿠미. 그들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다시 가족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들은 장마가 끝나면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죠. 과연 그들은 이별하게 될까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세요.
비와 함께 사라지다 <살인의 추억>
비가 올 때 달달한 로맨틱 영화만 생각나는 것은 아니죠. 비가 많이 쏟아지는 날 스릴러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다는 사실! 그중에서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추천합니다.
1986년, 경기도에서 젊은 여인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살인이 발생하면서 조용한 시골 마을은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데요.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서태윤(김상경)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계속되는 살인에도 제대로 된 증거 하나 남기지 않는 범인 때문에 형사들은 무능함을 지적받고 점점 더 코너로 몰리죠. 비만 오면 거리로 나가, 빨간 옷을 입은 여성만 범행 대상으로 삼는 희대의 연쇄살인마. 아직도 범인의 행방은 묘연한 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밤, 심장 쫄깃해지는 스릴러 영화를 즐겨보세요.
단비, 발비, 실비, 잔비, 해비, 도둑비, 바람비, 소낙비, 싸락비, 여우비, ∙∙∙. 비가 오는 모습을 나타내는 순우리말들입니다. 이 낱말들을 처음 생각한 누군가는 비를 참 오래도록 들여다봤던 게 아닐까 싶어요. 예나 지금이나 비는 우리의 건조했던 정서에 수분을 공급해주나봅니다. 이렇게 물기를 머금은 채 보는 영화 한 편이란, 그 감동의 깊이가 평소와는 다를 거예요. 토닥토닥, 빗줄기가 창문을 노크하는 날, 닫혀 있던 감성의 문을 활짝 열고 영화에 젖어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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