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부터 중앙시장까지, 1박 2일 속초 여행

2015.07.28 07:00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어느 노래 가사처럼,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입사한 지 반 년이 지났습니다. 저도 이제는 팀원 분들과 멘토의 지도 덕에 회사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제게는 입사 전부터 지금까지 만나온 여자친구가 있는데요, 바쁜 직장생활에 가끔은 입사 전의 소소한 데이트가 그리워지기도 하더라고요. 마침 만난 지 400일이 되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속초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주말 새벽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준비를 하고 나니, 피곤하지만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 전, 카페에서 함께 작성한 여행 일정표가 보물지도인 양, 들뜬 마음을 안고 속초로 향했습니다. 





 여행 1일차ㅣ설악산부터 물치항까지, 속초 절경 맛보기


/ 속초 여행의 꽃, 설악산 국립공원

속초까지 온 이상 케이블카를 안 탈 수는 없죠. 케이블카를 타면 설악산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거든요. 마침 여자친구도 케이블카를 무척이나 타고 싶어해서, 이번 여행의 첫 코스로 결정하였답니다.


속초 여행의 1순위,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을 오르다 보면, 권금성과 안락암을 볼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보이는 권금성은 권씨와 김씨가 난을 피해 돌산 위에 요새를 지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전설도 전설이지만, 돌산 중턱에 어떻게 케이블카를 설치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웅장한 풍경을 배경으로 잘 나온 커플 사진 하나 건져보겠다고 셀카봉과 폴라로이드를 동원하여 1시간 가까이 사진을 찍었더니,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아저씨 한 분이 저희 커플을 흐뭇하게 바라보더라고요.


권씨와 김씨가 난을 피해 만든 천연 요새, 권금성


권금성과는 반대로 케이블카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다 보면 안락암이 눈에 들어옵니다.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에는 800년 된 무학송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요, 바람이 불어서인지, 아니면 태양을 바라보기 위해서인지, 한쪽으로 머리를 넘긴 것처럼 가지들이 한쪽으로 몰려있어 신기했습니다.  


800년 된 무학송의 모습은 한 쪽으로 머리를 넘긴 것만 같습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설악산 국립공원 맛집(?) ‘만남의 광장’에서 산채비빔밥과 냉국수, 곰배령 쌀 막걸리 한 병을 마시며 잠시 쉬어봅니다. 비가 올까 노심초사했던 설악산 산행을 그렇게 마치고, 속초 시내로 향했습니다.



/ 신선이 선녀를 부르는 곳, 동명항과 영금정

청초호에 들러 산책을 하고 엑스포 전망대에 올라 속초 시내를 둘러 본 다음, 동명항과 영금정에 들렀습니다. 속초 등대 전망대는 아쉽게도 공사 중이어서, 눈 앞에 두고도 오를 수 없었습니다. 동명항과 영금정은 아름다운 절경 때문에 속초에서도 가볼 만한 곳 1순위로 꼽히고는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 아래서 잘 나온 사진 한 장은 필수죠. 수십 장의 사진을 간직한 채 저녁 식사를 위해 숙소로 이동합니다.

   

영금정은 속초의 대표적인 사진 촬영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 여수 밤바다만큼 운치 있던 물치 밤바다

새벽부터 바삐 움직였더니, 저녁을 먹자 마자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뒤늦게 잠에서 깨어, 시간을 이렇게 보낼 수 없어 밤바다를 보기 위해 물치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폭죽도, 흐르는 음악도,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도 없었는데 왜 그리 좋았는지요. 이렇게 여행 첫날이 저물어갑니다. 참, 물치해수욕장에서는 동해 연안의 청정 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활어 회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고 해요.




다음날 아침, 등대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 하나를 남기기 위해 물치항으로 다시 한 번 향합니다. 날씨가 흐려 제대로 된 사진은 건지지 못했지만, 구름 낀 하늘과 그 하늘을 담은 바다를 눈에 담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습니다. 




 여행 2일차ㅣ본격적인 속초 먹방 투어


/ ‘순대덕후’들이 주목하는 아바이 마을과 중앙시장 씨앗 호떡

둘째날은 본격적으로 먹방 투어에 돌입합니다. 가장 먼저 순대 덕후들의 핫 플레이스, 아바이 마을로 향했습니다. 순대를 좋아하는 저희는 순대맛집을 찾는 데에 그 어떤 여행지를 찾을 때보다 더 오랜 시간을 검색에 할애했는데, 아뿔싸. 저희가 먹은 곳은 ‘핫 플레이스’가 아니라 그냥 ‘플레이스’였나 봅니다.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더라고요. 뒤이어 먹은 씨앗호떡도 실패. 닭강정 만큼은 실패하지 말자며 먼 길을 돌아 ‘진짜 맛있는 집’을 찾아 나섭니다.




/ 속초 시내의 명물 만석닭강정과 영랑호

속초 시내를 다니다 보면, 어딜 가나 사람들이 닭강정 박스를 양손에 가득 들고 다니고는 합니다. 아마도 속초의 으뜸 명물은 바로 ‘만석닭강정’이 아닐까 하는데요. 앞서 순대와 호떡을 모두 실패한 탓에, 닭강정만큼은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물용 두 박스를 샀습니다. 닭강정 만큼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더라고요. 든든하게 먹방투어를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하기 전, 영량호의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낮잠을 한 숨 자고, 서울로 출발합니다.




/ 옛길의 운치를 더하다, 미시령 옛길

미시령 옛길은 미시령동서관통도로 개통에 따라 말 그대로 ‘옛길’이 되어버렸습니다. 저희는 시간은 좀 더 걸리겠지만, 옛길을 보기 위해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시령 옛길은 어른들이 운전하기 힘들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직접 운전해보니 정말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미시령 정상에서 만난 풍경은 일부러라도 우회할 만한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비록 휴게소는 폐쇄되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었지만, 그 나름대로 옛길의 운치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미시령 정상에서 마주한 풍경


이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박 2일의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출발할 때 들떴던 마음만큼이나 돌아갈 때의 아쉬움도 많이 남았습니다. 계획한대로 완벽하게 흘러가지는 않지만, 그 불확실성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바쁜 일상 속에서의 꿀 같은 여행이라,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찰나 같아 찬란했던 또 한 장면의 추억을 남기고, 다음을 기약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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