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건강한 기술로 세종대왕상 수상: 효성기술원 NYPET중합연구팀 김천기 차장
국내 및 세계 최초로 친환경 촉매를 이용한 폴리에스터 제조 방법을 개발한 김천기 차장.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시대가 요구하는 친환경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했다.
Q. 올해 특허기술상에서 ‘세종대왕상(1등상)’을 수상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금년 특허기술상 본심에 진출한 19개 팀 특허 모두 기술적 가치가 뛰어났기에 장려상이라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효성의 기술과 제품을 소개해보자는 마음으로 최종 발표 심사에 임했는데, 영광스럽게도 효성이 개발한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 및 이를 이용한 폴리에스터의 제조 방법’이 세종대왕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세종대왕상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수 있도록 고객에게 우수한 가치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Q. 수상 기술인 ‘폴리에스터 중합 촉매 및 이를 이용한 폴리에스터의 제조 방법(안티몬-프리 PET 기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는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에 관련한 기술입니다. 보통 PET 소재의 제품은 중합물을 녹여 만드는데, 중합물의 촉매로 전 세계 대부분의 업체가 안티몬(Sb, Antimony)이라는 금속을 사용합니다. 안티몬은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한 8대 중금속으로 사용 함량과 관련해 일부 제한·규제가 있어요. 효성의 특허는 PET 중합 시 안티몬 대신 친환경 촉매인 주석을 적용해 옷, 음료 용기, 필름 등의 제품을 개발한 최초의 기술입니다.
Q. 안티몬-프리 촉매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효성은 의류용 원사, 필름, 타이어코드 등 PET와 관련한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판매하고 있는데요. 효성에서 추구하는 ESG 실천을 위해 새로운 친환경 PET 중합물 및 제품을 만들어보고자 2017년 말부터 ‘안티몬-프리 PET 촉매’ 과제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 3월경에는 모 업체 화장품이 안티몬 허용 기준 위반으로 전량 리콜 조치되는 국내 이슈도 발생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아이들이 사용해도 인체에 무해한 PET 제품을 반드시 만들겠다는 신념과 함께 연구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Q. 개발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연구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안티몬-프리 촉매를 적용한 PET 중합 기술은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개발된 안티몬-프리 PET는 기존 안티몬 촉매 PET보다 비싸고 가공하면 열분해가 많이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품화 가능 여부에도 제한이 있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저희는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촉매 금속 사용량을 기존 대비 1/10 수준으로 줄여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안티몬-프리 촉매 개발 연구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Q.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박미소 대리, 남한재 대리와 함께 3일 안에 반드시 A급의 안티몬-프리 필름용 중합물을 제조해야 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현장에 투입된 적이 있습니다. 필름용 중합물은 입력 조건이 가장 복잡하고 생산 설비도 100톤/일 수준으로, 연구소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규모인데요. 3일 동안 망부석처럼 중합 반응기 패널룸에서 씻지도 자지도 못하며 생산 담당자와 밤낮없이 시험 생산 평가를 한 끝에 마침내 미션에 성공했지요.
Q. 안티몬-프리 촉매의 시장 진출 목표 등 앞으로의 비전을 말씀해주세요.
아직 안티몬-프리 PET를 찾는 최종 고객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소비자가 안티몬에 대한 위험성을 잘 알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안티몬이 포함된 PET 제품도 인체 유해성 기준을 만족시키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분명 안티몬이 포함된 PET보다 효성이 개발한 안티몬-프리 PET가 사람과 지구에 훨씬 더 건강한 제품입니다. 고객으로부터 “착하고 건강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해당 제품이 널리 활용되도록 힘쓰겠습니다.
Q. 효성에서는 특허기술상 수상이 처음입니다. 이번 수상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간 선배 연구원들의 노고로 탄생한 글로벌 넘버원 제품들은 이미 특허기술상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허를 심사하신 심사관님을 통해 특허기술상 제도를 알게 되고 추천 기회까지 얻어 운 좋게 수상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연구원들에게 ‘특허’란 연구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가치 인증서라고 생각해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후배 연구원들에게도 본인이 개발한 기술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리면 좋겠습니다.
김천기 차장은 독일 K-Fair에서 안티몬-프리 PET 프로모션에 참여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고객들에게 기술적 가치를 설명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연구원으로서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Peo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성의 스토리를 찾아, 커뮤니케이션실 조수경 사원 직무인터뷰 (0) | 2023.01.26 |
---|---|
“나와의 약속 성공! 참 잘했어요” 올 한 해가 유독 뿌듯하고 뜻깊었던 효성인들의 ‘2022년 에필로그’ (0) | 2022.12.30 |
지식재산으로 효성의 지속 가능성을 이끌다: ㈜효성 중공업연구소 연구기획팀 (0) | 2022.12.23 |
[효성人사이드] 한 해의 끝을 잡고! 연말에 관한 추억과 계획 (0) | 2022.12.21 |
효성 22사번들의 아듀 2022! (0) | 2022.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