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고 옷 입으며 가을 순삭! 당신을 위한 패션 도서 추(秋)천

Story/효성

 

‘타는 계절’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봄 타는 설렘도 가을 타는 여유도 줄어드는 것 같아요. 사계절 중 봄가을에만 유독 ‘타다’라는 표현이 성립되는 이유가 새삼 궁금해집니다. 여름과 겨울처럼 무덥거나 춥지 않은, 몸과 마음의 상태가 적당히 산뜻한, 그런 편안한 계절들이기 때문 아닐까요? 맑은 날 자전거에 올라타듯 봄가을을 타는 기분이란!

 

가을은 늦여름과 초여름 사이에 놓여 있죠. 짧고 얇은 옷에서 길고 두터운 옷으로 갈아입는 시기입니다. 그래서인지 FW 시즌 새 옷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새 옷으로 새 모습을 착장하고 싶어지는 때, 새로운 나 자신으로 거듭나고 싶어지는 때죠. 이런 우리에게 충실한 가이드북이 되어줄 패션 도서들을 모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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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의 기본은 컬러! 『컬러 선택이 쉬워지는 배색 사전』

 

『컬러 선택이 쉬워지는 배색 사전』, 구노 나오미 지음, 2021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컬러 플래닝 디렉터(Color Planning Director)’라는 직업이 있다고 합니다. 패션 디자인 분야에 속한 직종이라고 해요. 옷감의 배색, 옷차림의 색 조합을 설정하고 감독하는 역할이죠. 『컬러 선택이 쉬워지는 배색 사전』은 바로 컬러 플래닝 디렉터가 쓴 책이에요.

 

비 오는 날에 입으면 좋은 색 조합, 한여름 지중해를 연상케 하는 색상들, 늦가을 풍경에 어울리는 무채색 계열, ···. 『컬러 선택이 쉬워지는 배색 사전』에 담긴 내용이에요. 드레스룸 한곳에 이 책을 놓아두고 옷 고르기 전 한 번씩 펼쳐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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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스트릿 패션 룩북 『사토리얼리스트』

 

『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2021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패션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사토리얼리스트(The Satorialist)’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미국 뉴욕의 패션 사진가 스콧 슈만(Scott Schuman)이 운영하는 블로그 이름입니다. ‘사토리얼(satorial)’이란 ‘재단·재봉’을 뜻하는 단어예요. 이것이 ‘사토리얼리즘(satorialism)’으로 변용되면서 ‘옷차림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흥미가 많음’이란 의미를 갖게 되었고, 이게 다시 ‘사토리얼리스트’ 즉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으로 파생이 된 거죠.

 

『사토리얼리스트』는 스콧 슈만의 사진과 글을 엮은 책입니다. 남녀노소 불문 옷 잘 입는 뉴요커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이 책을 룩북 삼아서 올가을 여러분만의 ‘룩’을 완성해보시면 어떨까요.


👉 스콧 슈만 블로그 ‘사토리얼리스트’

👉 ‘사토리얼리스트’ 인스타그램(@thesartori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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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잘 입는 ‘서울 어르신들’ 화보집 『멋』

 

『멋』, 김동현 지음, 2022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뉴요커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서울리안도 있습니다. ‘서울의 스트릿 패션’이라는 부제를 단 『멋』은 중장년층의 길거리 패션을 기록한 사진집이에요. 이른바 시니어 모델로 불리며 맹활약 중인 김칠두 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우리의 ‘아버님’과 ‘어머님’이 이렇게나 옷을 잘 입으셨나, 하는 감탄이 계속 나옵니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이 ‘Mut’이에요. 우리말 ‘멋’을 영단어로 대체하지 않고 독음 표기를 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만큼 ‘서울’의 고유한 특색과 스트릿 패션을 부각한 것이죠. 시니어 세대의 근사한 패션을 포착한 책이지만, 젊은 세대가 참고하기에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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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의 정석을 배우다 『남자의 복장술』

 

『남자의 복장술』, 오치아이 마사카츠 지음, 2022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직장인들이 흔히 쓰는 말 중 ‘처세술’이라는 단어가 있죠. 사전적 정의는 ‘사람들과 사귀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나 수단’입니다. 책 제목의 ‘복장술’에서 왠지 ‘처세술’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당신의 처세에 스타일과 품위를 입혀주는 가이드북, 이라고 『남자의 복장술』을 요약하고 싶습니다.

 

부제가 ‘수트 입는 법부터 구두 손질까지’입니다. 남성 정장의 기역(ㄱ)부터 히읗(ㅎ)까지를 총람한 스타일링 안내서인 셈이죠. 요즘에는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는 회사들도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양복과 구두’는 남성 직장인들의 기본 의복이죠. 정석대로 정장 입는 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보너스 정보] 패션의 도시 밀라노의 2022년 가을 스트릿 패션 / 출처: 유튜브 채널 ‘돌체 비타 월드와이드(Dolce Vita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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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나다움을 스타일링해보기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생존케 해주는 갑옷, 그것이 바로 패션.”

(Fashion is the armor to survive the reality of everyday life.)

 

사진작가 빌 커닝햄(Bill Cunningham)의 어록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의 ‘옷이 날개’라는 표현이 떠오릅니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갑옷이 장착되기도 날개가 돋아나기도 하는 것이죠. 좋은 옷에 대한 욕구의 이면에는, 어쩌면 ‘나다움’을 스타일링하려는 마음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올가을, 나에게 딱 맞는 옷차림과 함께 새로운 나다움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