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하루] Day.3 고기 없이 하루 살기
단 하루만 지구에 해로움 없이, 단 하루만 무언가 없이 살아봅니다. <무해한 하루>는 지구를 아프게 할 수 있는 행동 한 가지를 제외한 하루를 살아보는 효성인의 일기입니다. 세 번째로 ‘고기 없는 하루’를 살아보았어요. 우리가 먹는 고기의 20%만 다른 단백질 공급원으로 대체해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반 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해요. 또 동물복지, 동물권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죠. 효성 직원이 직접 고기 없는 하루에 도전하며 나의 건강과 동물, 지구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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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린이 님 “고기파였던 내가 여자친구 덕분에 비건 러버로!”
올해로 벌써 서른.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고 운동도 평소에 잘 안 하다 보니, 최근 건강검진에서 비만 판정을 받았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잦은 음주와 기름진 음식을 주로 먹다 보니 고지혈증까지 나와 약을 먹어야 하는 수준이라는데… 이에 몸의 독소도 뺄 겸 채식 위주의 식사를 단 하루라도 해보자고 결심했다.
평소 비건을 자주 실천하는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집 근처에 있는 비건 식당과 비건 카페를 방문했다. 커리나베에 면 대신 조금 더 건강한 밥으로 시켜 먹고, 달걀은 여자친구에게 줘서 건강한 비건 식사 성공! 다음으로 간 카페에서는 노 에그, 노 버터, 노 밀크, 노 밀가루 비건 빵과 비건 빙수를 시켜 먹었다. 쌀로 만든 건데 밀가루 빵보다 훨씬 맛있었다.
고기와 밀가루 없이는 못 살았던 나인데, 여자친구 덕분에 비건 카페 단골이 되고, 비건 식당을 찾아 다니게 된 것 같다. 독일에서 유학했던 경험을 비춰 보면 우리나라에서 비건이 좀 더 대중화가 되려면 갈 길이 멀긴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이 건강에 더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비건 열풍이 불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 내지는 두 번은 의도적으로라도 비건 식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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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애미 님 “하루 채식, 가족의 건강과 냉장고 다이어트까지!”
둘째를 출산하고 복직 후 몸무게가 1kg씩 늘더니 올 3월 임신 기간 제외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었다. 올해 둘째가 여섯 살이니 그동안 나를 얼마나 방치한 건지… 이러다 안 될 것 같아 정신이 번쩍 들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요가와 필라테스에 재미 붙이기를 시작으로 식단을 함께하니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잘하고 싶고, 재미있게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무해한 하루, 고기 없이 하루 살기 도전이 눈에 띄었다. 어차피 한 끼 이상은 샐러드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고, 이번 기회에 가족들까지도 하루 정도 고기 없이 지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 쉽게 마음먹은 것과 달리 나와 남편은 그렇다 치고, 샐러드를 먹지 않는 아이들은 어쩌나… 이러다 하루 쫄쫄 굶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샐러드 아닌 메뉴가 뭐가 있지 고민하다가 고기 뺀 카레가 생각났다. 우리 집은 항상 고기 듬뿍, 돈까스와 소시지 토핑의 카레였는데 마침 비건 만두가 있어서 튀겼다.
저녁엔 아이에게 고기 빼고 뭐 먹고 싶냐고 물으니 비빔밥이 먹고 싶단다. 각종 채소를 볶고 무치고, 거기에 도토리묵을 사서 묵사발을 곁들이고, 비빔밥에 빠지면 섭섭한 된장찌개까지 끓이니 푸짐한 한 상이 되었다. 저녁은 보통 샐러드를 먹거나 패스하는데, 만든 노력이 가상하여 나도 한 그릇 쓱쓱싹싹 비벼 먹었다.
시작은 고기 없이 하루 살기였는데, 생각보다 든든하고 또 냉장고의 자투리 채소를 몽땅 처리할 수 있어서 음식물 쓰레기도 줄인 뿌듯한 하루가 되었다.
효성인의 네 번째 <무해한 하루>는 9월 말에 찾아올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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