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면 벌어지는 일들
전 세계는 현재 초유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다수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이 5%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미국은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보다 8.5% 급등해 1981년 12월 이후 40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올 5월과 6월, 통상적으로 기준 금리를 0.25% 올리는 베이비 스텝 대신 0.5%, 0.75%를 한 번에 올리는 빅 스텝과 자이언트 스텝을 감행했어요. 하지만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9.1%로 상승 폭이 줄지 않아 이번엔 울트라 스텝, 즉 금리를 1.0% 올릴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으로 그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이죠.
아시다시피 한국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 0.5%까지 낮아진 금리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0.25%씩 5차례 꾸준히 올려놓고 있습니다. 그래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지난 7월 0.5%를 한 번에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어요. 그래도 물가 상승 폭이 여전하다면 우리도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해야 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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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올려야 하는 현재 상황
물가상승, 금리 인상 등 현재의 상황을 돈의 입장에서 풀어볼게요. 물가 상승은 현물의 가치가 높아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어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나빠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시중에 현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죠. 그러니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된 시점엔 시중에 풀렸던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를 올렸던 거예요. 이건 예정되어 있던 절차입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물가상승이 가중되면서 금리를 예상보다 더 많이 올리고 있긴 하지만요.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는데요,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이렇게 금리를 계속 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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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
금리 인상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대출 이자입니다. 집을 사기 위해서 또는 부족한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서 받은 대출의 이자가 상승하거든요.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1인당 추가로 부담하는 이자는 연간 65만 2,000원이라고 합니다. 이는 평균치일 뿐 개인마다 대출의 종류와 조건에 따라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죠. 그러니 대출을 받는 것에도 더욱 신중해지겠지요.
이런 움직임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보통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니 이것이 더 부담스러워지죠. 그래서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들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역전세난이 지방 중소 도시뿐 아니라 수도권에까지 번지고 있어요. 계약 당시보다 전세 시세가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지고, 높아진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를 부담하는 것이 나아지다 보니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도 어려워졌거든요.
그럼 주식 시장은 어떨까요? 일단 대출이자가 높으므로 빚투, 즉 빚내서 투자하기가 부담스러워집니다. 자연스럽게 주식 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이 줄게 되겠지요. 주식이나 부동산 등 위험자산의 수익과 금융사의 예금상품 등 안전자산의 수익 차이가 작아지면서 위험자산으로의 투자 매력도 떨어집니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는 더 수익률이 좋은 시장으로 향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죠.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 하락세(원화 가치는 상승세)가 심화하여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지만, 수입에 유리해져 물가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어요. 한국은행이 13일 전례 없는 ‘빅 스텝’(기준금리 0.5%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죠.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 한국은 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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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커요
앞서 말했듯 금리를 올리는 건 현물보다 돈의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잖아요. 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달러의 상승 폭을 따라잡지 못하면 고물가 시대를 계속 살아야 할지 몰라요. 높은 물가만 감당해야 한다면 다행인데, 여기에 고용 침체, 높은 실업률, 경기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수도 있어요.
전 세계는 이미 1970년대에 일어난 두 차례의 석유 파동(오일 쇼크)을 겪었고, 우리나라는 1979년에 일어난 2차 석유 파동으로 1980년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8.7%, 경제 성장률 -1.6%를 경험해본 적이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설사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더라도 경기 침체가 ‘짧고 약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물가를 잡기 위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 금리는 더 상승할 거예요. 지금과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의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비는 바로 예·적금뿐인 것 같군요.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거든요.이런 상품들을 활용해 당분간은 열심히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두는 건 어떨까요? 언젠가 좋은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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