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효성] 집에서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혹시 이런 생각해본 적 없어요? 열심히 모은 폐페트병을 집에서 간단하게 다른 물건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말이에요. 물론 열심히 분리배출한 플라스틱이 어딘가로 가서 잘 재활용될 거라 믿고는 있지만 그게 바로 우리에게 돌아오진 않잖아요. 게다가 우리한테 필요한 물건은 대부분 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이기도 하고요. 복잡하지 않은 간단한 모양의 제품, 예를 들어 컵, 빗, 키링 같은 것 말이죠. 정말 집에서 폐플라스틱으로 간단하게 이런 제품을 만드는 일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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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재활용, 사실은 어려워요
이런 생각이 그저 생각만으로 끝나는 이유가 다 있어요. 맞아요. 집에서 하기엔 간단하지도 않고 어려워요. 폐플라스틱으로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4가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수집과 분류 → 분쇄 → 사출과 성형 → 마감 처리, 여기에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려면 금형 제작도 필요해요. 각 단계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더욱더 하기 힘들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의 분류를 더욱 세분화해야 합니다. 플라스틱에도 종류가 있다는 건 아시죠? 페트(PET),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폴리염화비닐(PVC), 기타(OTHER)로 구분해요. 이 중에서 재사용하기에 비교적 안전한 플라스틱인 PET, HDPE, LDPE, PP 위주로 수집합니다. 색상별로도 구분해놓으면 더욱 좋겠죠.
이렇게 분류한 플라스틱 제품은 분쇄기를 이용해 칩 형태로 만들어야 해요. 만약 분쇄기 없이 간단한 도구를 이용한다면 힘은 들겠지만 가능하긴 합니다. 자, 이제 만들어진 플라스틱 칩을 녹여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이때 사출기와 금형이 필요합니다. 금형에서 꺼낸 제품은 표면을 잘 깎아 날카로운 곳을 없애면 완성입니다.
결국 집에 분쇄기, 사출기, 금형과 같은 장비를 갖출 순 없으니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3D 프린터를 가지고 있다면 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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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가 있다면 가능해집니다
3D 프린터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 레진을 사용해요. 이를 녹여 실처럼 뽑아내 차곡차곡 쌓아서 원하는 제품이나 부품을 만들잖아요. 이 3D 프린팅용 필라멘트를 집에서 모은 폐플라스틱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좀 더 손쉽게 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겠죠.
얼마 전 캘리포니아에서 활동 중인 산업 디자이너 레이턴 쳉(Reiten Cheng)은 가정에서 흔히 버리는 페트병으로 3D 프린팅용 필라멘트를 만들 수 있는 ‘폴리포머(Polyformer)’라는 오픈소스 재활용 기계를 개발했어요.
작동 방식은 간단히 살펴보면, 우선 베어링을 맞물려 만든 슬라이서로 페트병을 긴 띠 모양으로 잘라냅니다. 그리고 그 끝을 기계 내부의 핫엔드(hotend, 플라스틱 칩을 녹여 짜내는 부품)에 연결한 후 기계를 작동시키면 열 성형 과정을 거쳐 반대쪽 청동 노즐 끝에서 1.75mm 규격의 필라멘트로 사출됩니다. 그렇게 나온 필라멘트가 모터로 구동되는 실패에 착착 감기면 3D 프린터로 옮겨질 준비가 마무리되는 거예요. 3D 프린터만 있으면 우린 이것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 기계의 모든 생산과 제작 관련 정보는 오픈소스로서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이 오픈소스 기계의 부품은 대부분 직접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시중 3D 프린터 부품에서 얻을 수 있어요. 더불어 모듈식 제작 구조 덕분에 부품을 바꾸거나 기계 자체를 본인이 원하는 바에 맞게 수정도 가능합니다.
아시다시피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입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환경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고 있지만, 사실 플라스틱은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어요. 그러니 자원이 부족한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죠. 효성티앤씨도 플라스틱, 정확히는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폴리에스터 섬유 원사 ‘리젠(regen)’을 만들잖아요.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높아지고, 이것이 특별한 것이 아닌 아주 당연한 것이 되려면 앞서 소개해드린 폴리포머와 같은 재활용 기계가 계속해서 개발되고 보편화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단지 가정에서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함으로써 재활용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자원의 선순환이 일상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활용이, 친환경이, 지속가능성이 당연한 미래가 곧 오기를 꿈꿔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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