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멍 하는 삶: 식집사부터 식테크까지

 

봄, 4월, 식목일. 왠지 푸릇푸릇해야만 할 것 같은 요즘입니다. 나무라도 한 그루 심어보고 싶지만, 사실 쉽지가 않아요. 대신 작은 식물이라도 사무실 책상 위에, 거실 한편에 들여놓는 건 어떨까요? 가끔 멍하니 바라보면 기분 좋아지고, 조금이라도 공기가 더 맑아질 거예요. 그러니 이번 봄에는 불멍도, 물멍도 아닌, '풀멍'에 빠져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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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과 살고 있는 저는 식집사입니다

 

반려동물 못지않게 반려식물도 삶의 큰 행복이 됩니다. 냥집사, 개집사에 이어 ‘식집사’도 코로나로 인해 집콕 생활이 길어지며 많아졌어요. 집콕 생활의 무료함과 답답함을 덜어주기도 하고, 멀리 가지 않아도 자연과 가까이에 지내는 기분이거든요. 식집사들은 반려식물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하며, 힐링을 받아요. 아파트에서도 키울 수 있고, 텃밭이 있으면 더 좋고요.

 

식집사는 단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고 있어요. 그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바로 ‘식물생활가전’이죠.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마이너스의 손이라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엄두가 안 나는 초보 식집사라면, 식물생활가전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을 거예요.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을 자동화해서,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실내에서도 꽃, 채소, 허브 등 다양한 식물을 손쉽게 키울 수 있거든요.

 

LG 틔운 오브제컬렉션 / 출처: LG전자(lge.co.kr/lg-tiiun)

 

그런가 하면 공기정화식물과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제품도 나왔어요. 실내에서도 숲에 온 듯이 신선하고 건강한 공기를 유지해주고 가습 효과도 있으며,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살균 효과도 있어요. 이런 식물생활가전이 있다면, 집에서도 삼림욕 하는 기분일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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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키우며 자산도 키웁니다

 

‘돈이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어요. 잘 키운 식물 하나로 자산까지 키워가는 ‘식테크’가 꽤 쏠쏠하거든요.

 

최근 식테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무늬종’인데요, 무늬종은 엽록소가 결핍된 돌연변이 개체로, 초록 잎에 아이보리색 무늬가 입혀진 식물이에요. 식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가, 성장이 느려 번식이 어려워 비싼 가격에 거래되죠.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몬스테라 알보

 

특히 인기가 많은 ‘몬스테라’는 잎사귀 줄기에 생장점이 있어 물에 넣으면 뿌리가 다시 자랍니다. 그래서 잎사귀 하나를 떼서 거래하곤 하는데요, 잎 하나를 사서 잘 키운 다음, 다시 잎 하나를 떼서 팔 수도 있죠. 일반 몬스테라는 잎 한 장에 보통 1만 원 수준이지만, 흰색이 섞인 ‘몬스테라 알보’나 노란색이 섞인 ‘옐로 몬스테라’는 잎 한 장에 수백만 원을 호가합니다. 크기가 크고 무늬가 독특할수록 비싸죠. 또한, 안스리움, 필로덴드론 등 병해충 가능성으로 수입이 제한된 식물들도 비싼 가격에 거래됩니다.

 

식물이 주는 이로움은 비단 심신의 안정뿐만이 아닌, 경제적인 도움까지 있네요. 식집사가 늘어나는 만큼 식테크도 더욱더 활기를 띄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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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도 풀멍 하러 갑니다

 

초록빛 식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직접 키우기 자신 없다면, 잠시 풀멍하러 가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거예요.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하게 풀멍을 할 수 있는 공간들도 매우 다채롭게 생겨나고 있거든요.

 

출처: 식물성 도산 인스타그램(@sikmulsung_official)

 

식물성 도산 |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2길 54 1층

이름부터 제대로 풀멍인 이곳은 스마트팜 스타트업 ‘엔씽’ 운영하는 쇼룸 겸 카페입니다. 수경재배 중인 채소와 홈파밍을 위한 수경재배 키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기술로 재배해 수확한 바질로 만든 디저트도 즐길 수 있습니다.

 

카페 산아래 / 출처: 카페 산아래 인스타그램(@cafe_sanare)

 

카페 산아래 | 서울 강북구 삼양로181길 56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통창으로 마치 산 속에서 앉아있는 기분이 들어요.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떤 고민도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테라스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도 듣기 좋고요. 한가한 어느 오후, 차 한 잔과 함께 풀멍 해보세요.

 

슬로우파마씨의 식물표본/ 출처: 슬로우파마씨(slowpharmacy.com)

 

슬로우파마씨 |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11가길 26 1층

식집사를 꿈꾸고 있다면 꼭 들려봐야 할 곳입니다. 자신의 불안과 고민을 털어놓으면 맞춤형 식물을 처방해주거든요. 이끼 테라리움, 보존액과 함께 병 안에 식물을 담은 식물표본 등 쉽고 간편하게 식물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엔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에서도 대형 실내 정원이 예쁘게 꾸며진 공간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플랜테리어 카페나 공원을 가는 것만으로도 쉽게 풀멍이 가능하고요. 인테리어부터 힐링 그리고 재테크까지 가능한 식물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워요. 싱그러운 식물이 선사하는 특별한 행복을 올봄에 꼭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풀멍하는 삶은 이토록 풍요롭고 아름답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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