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가성비 전투의 승자들: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다

Story/효성

 

글. 신인철(<나는 하버드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이키에서 배웠다>, <링커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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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다가 아니다, 적어도 브랜딩 작업에서는

 

흔히 마케팅, 네이밍, 브랜딩 하면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 말 그대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일이라고 지레 겁부터 먹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 영역에서 활동하는 B2B 기업의 경우 브랜드를 알리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큰돈과 시간, 대대적인 인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러나 직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 덕분에 가성비 좋은 브랜딩을 해온 기업들의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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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며 알리며, 일석이조

 

 

미국 오마하에 본사가 있는 키윗(Kiewit)은 세계 5대 건설사 중 하나로 꼽히는 회사입니다. 그러나 발전소, 수도 및 전기 시설 공사를 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키윗 브랜드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는 지극히 낮았죠. 키윗은 이 문제를 뜻밖에도 직원 교육과 연계해 해결했습니다. 회사의 필요에 의해 양성한 전문가들을 실습 차원에서 지역 내 대학(College)이나 소규모 건설 조합의 조합원 교육에 교수 요원으로 적극 지원해준 것. 키윗의 전문가들로부터 신기술을 배운 이들은 미국 발전, 전기 설비 건축계에 이른바 ‘키윗 사단’을 구축하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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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을 등판시키다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생산 세계 1위 업체인 일본의 모리타(森田)화학공업은 다루는 제품 특성상 ‘공해 물질’, ‘독극물’ 등의 이미지가 연상돼 숱한 브랜드 가치 제고 활동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는 회사였습니다. 그 해결의 물꼬를 튼 것은 홍보팀에 입사한 말단 실무자였죠. 그는 신입사원 교육 때 본 창업자 가문 출신의 대표이사 얼굴 특징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친근한 ‘눈썹 짙은 곰’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모리타는 중화학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대다수가 아끼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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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에 등장한 세계 최대 해운사

 

 

덴마크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해운사인 머스크(Maersk)는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과 해운이라는 업종 특성상 홍보나 브랜드 가치 제고 활동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고 중국 등 신흥 해운 강국의 대기업들이 전폭적인 투자로 인지도가 상승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그들은 TV 광고나 유명 랜드마크에 입간판을 세우는 고전적인 방법 대신 같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세계적 완구 업체인 레고(LEGO)와 협업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레고에서 머스크의 로고를 단 화물열차, 화물선을 시리즈로 출시하고 그것들이 대박을 치면서 자연스럽게 머스크 브랜드 역시 널리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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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끝없는 관심과 실행력

 

이 외에도 판매하는 제품과 조금은 동떨어진 콘텐츠까지도 흥미롭게 담아낸 소소한 내용의 블로그 또는 홈페이지를 운영해 고객들을 끌어모은 피셔 탱크(산업용 철제 물탱크 제작 업체)와 세스코(해충 박멸 업체), 회사가 창업한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 거주하는 목동들을 광고 모델로 활용해 회사 브랜드에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한 홀심(세계 최대 시멘트 생산 업체) 등 작은 노력과 투자로 전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킨 사례는 숱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자사 브랜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집요한 실행력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