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TV만화
시대는 변했어도 세대는 기억합니다. 세월은 지났어도 설렘은 남아있습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면서 잠시 그때로 돌아가 봅니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TV만화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우리는 ‘만화영화’라고 불렀죠. 좋아하는 만화가 시작할 시간이 되면 놀던 것도 멈추고 TV 앞에 얌전히 앉았습니다. 오프닝 건너뛰기와 같은 기능도 없었지만, 중독성 있는 주제가를 따라 부르는 것도 재미였어요.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만화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요즘 애들은 VOD 서비스, 유튜브, OTT 등 언제 어디에서나 다양한 만화, 아니 애니메이션을 접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맞출 필요도 없고, TV 앞이 아니어도 되고, 원하는 에피소드를 골라 볼 수도 있어요. 애니메이션의 종류도 퀄리티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 우리가 TV만화를 기다리던 그 설렘은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유튜브 채널 <옛날티비 : KBS Archive>에서는 옛날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의 TV만화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 시절 잠시 돌아가볼까요?
만화로 배운 서유기 <날아라 슈퍼보드>
우리는 ‘서유기’를 만화로 배웠습니다. 손오공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날아다니며 도술을 부리고, 사오정은 귀가 어둡고 입에서는 나방이 나오며, 저팔계는 ‘왜 이러셩’을 입에 달고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를 쓰고, 삼장법사는 이 악동 세 마리(?)를 잘 돌보며 사람 좋은 미소가 가득한 스님으로 기억하죠. 실제 ‘서유기’와 비슷한 줄거리지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날아라 슈퍼보드>는 손오공을 비롯한 사인방이 요괴들을 봉인하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스토리입니다.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초’로 시작하는 정겨운 주제가의 가사 하나까지 지금도 다 생각이 나지 않나요?
<달려라 하니> & <천방지축 하니>
웃음과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하니 시리즈. 천부적인 운동신경과 집념, 그리고 슬픔을 가진 시크한 소녀 하니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홍두깨와 사제지간으로 나오는 <달려라 하니>, 부녀지간(출생의 비밀 주의)으로 나오는 <천방지축 하니>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 ‘나애리 이 나쁜 계집애’는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의 육상 라이벌로 등장하죠. <달려라 하니>의 주제가는 가수 이선희가 불렀는데요, ‘난 있잖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로 시작되는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여렸던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왕이 될 거야 <축구왕 슛돌이> & <피구왕 통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이 두 스포츠 만화는 우리들의 몸을 꿈틀거리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슛돌이의 독수리슛, 통키의 불꽃슛 한번 해보지 않은 그 시절 어린이들이 있을까요? 2002년 월드컵 신화가 있기도 10년 전, 천재 축구소년 슛돌이가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고요. 피구를 하다 죽을 수도 있다는 교훈(?)을 알려준 통키로 피구라는 스포츠를 다시 보게 됩니다. 이 두 주인공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던 어린이들도 지금 이렇게 잘 자랐네요.
소녀들의 워너비 <천사소녀 네티> & <카드캡터 체리>
그런가 하면 요술봉을 휘두르고,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멋진 옷으로 변신하고, 밤이면 밤마다 부모님 몰래 집 밖을 나가 용기와 정의를 몸소 보여준 두 소녀도 있습니다. ‘착한 괴도’인 네티와 ‘마법 소녀’ 체리인데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며 같은 어린이로서 뿌듯하고 통쾌했죠. 상상 속에서는 우리 모두 네티였고, 체리였습니다.
스티커를 먹으려고 빵을 모았습니다!? <포켓몬스터>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하나같이 귀엽고 매력적인 몬스터들이 등장합니다. 게다가 진화까지 해서 모습도 이름도 바뀌는데요, 그리고 그걸 모을 수도 있었습니다. 어떠한 몬스터가 나올까 두근거리며 용돈으로 산 빵 봉지를 뜯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몬스터의 스티커가 나오면 실망하기도 하고, 친구와 교환하기도 했죠. 배고프지도 않은데, 빵을 두세 개씩 샀습니다. 스티커를 먹으려고, 아니 모으려고요. 그리고 몇 해 전, <포켓몬스터> VR 게임이 유행하면서 다시 포켓몬스터를 모으는 재미를 느껴보았는데요, 인기에 힘입어 포켓몬 빵이 다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짱구는 못말려> & <명탐정 코난>
그때 그 어린이는 이제 어른이 됐지만, TV 속 그 꼬마는 30년이 지나도 그대로입니다. 여전히 만화 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는 <짱구는 못말려>와 <명탐정 코난>인데요, 지금도 극장판 영화가 개봉되면 어른 관객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끝나지 않은 그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니까요. 세계 최고의 장난꾸러기 짱구는 5살 꼬마라고 하기엔 이상하게 똑똑하고 알 거, 모를 거 다 압니다. 코난 역시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1학년으로 몸이 작아졌기에, 추리 천재의 면모로 보여주고 있죠.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어린이였던 그때보다 지금 더 그들과 정신연령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봐도 너무나도 재미있는 두 만화입니다.
-
TV 앞에 앉아 만화를 보던 그 시절을 좋아했던 우리
2019년 9월, 만화 <달빛천사> OST 앨범 펀딩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주제가를 이용신 성우가 불러 발매하는 앨범으로, 목표액은 3,300만 원이었지만, 하루 만에 4억 원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간의 펀딩 진행 후, 최종 금액은 무려 26억 원으로 총 후원자는 7만 명이 넘었어요. 정말 역대급 펀딩이었죠. 2000년대에 방영된 이 만화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90년대생으로 33,000원(펀딩 리워드 가격)쯤은 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때 못한 덕질을 늦게라도 하고 싶은 마음일 겁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만화의 주제가는 결코 잊지 못합니다. 6년을 다닌 초등학교 교가는 까먹었어도 말이죠. 익숙한 그 멜로디를 들으면 TV 앞에 앉아 만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깨끗한 디지털 음질의 잘 만든 앨범 하나를 사려는 이유는 지금은 보지도 않는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만화를 좋아했던 그 시절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TV만화, 오늘은 한 편 보고 자야겠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했던 TV만화에는 또 어떤 것이 있었나요?
'Story > 효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성그룹 뉴스레터 2021년 11월 1호 | 보고 싶었다고요 (0) | 2021.11.12 |
---|---|
[쓸데없는토론해횻] 회사에서 5분 BUT 회사 사람들의 아지트 🆚 편도 3시간 BUT 나만의 아늑하고 편안한 집 (0) | 2021.11.11 |
[횻츠업] 소방관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무궁무진 아라미드 (0) | 2021.11.09 |
세계 최강의 기업들 ⑩ 장아찌, 중•일 수교의 가교가 되다! 류비쥐(六必居) (0) | 2021.11.02 |
[효성 특별기획: 브랜딩 인스피레이션 ②] 알파벳 ‘I’를 바람에 날리니, 그것은 브랜딩이 되었다 (0) | 2021.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