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횻츠업] 소방관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무궁무진 아라미드

Story/효성

 

지난해 효성첨단소재는 아라미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612억 원을 들여 울산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확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울산 아라미드 공장 생산량은 기존 1,200톤에서 3,700톤까지 증가했어요. 효성이 생산하는 첨단소재 중 탄소섬유만큼 잘 나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라미드가 잘 나가는 이유인데요, 고내열성 섬유를 만드는 게 아라미드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방화복이나 소방장갑을 많이 생산하나보다 싶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의외의 다른 곳에서 수요가 많아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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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복을 만드는 아라미드

 

아라미드에는 메타계와 파라계가 있어요. 메타계 아라미드는 고내열성과 내연성을 가지기에 방화복, 소방장갑, 그리고 차량에 들어가는 전기절연 단열재 등에 주로 쓰이고, 파라계 아라미드는 높은 강도를 가지기 때문에 방탄복, 방탄헬멧, 보호장갑 등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효성이 2003년부터 자체 개발을 시작해 2009년에 런칭한 아라미드 브랜드 ‘알켁스(ALKEX®)’는 파라계 아라미드예요. 알켁스는 강철보다 5배 강한 강도를 가지며, 섭씨 50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요. 그래서 총기 사용이 허락된 지역이나 분쟁지역, 현금수송, 건설 현장 등 특수한 상황에서 인명 피해와 사고를 줄이기 위해 방탄복 및 방탄헬멧, 방탄차량, 보호장갑 등의 생산에 쓰입니다.

 

 

지난달 효성첨단소재는 프랑스에서 열린 ‘밀리폴 파리 2021’에 참가했습니다. ‘밀리폴 파리’는 프랑스 내무부가 주관해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입니다. 유럽, 미주, 중동 등 주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알켁스의 우수한 방검, 방탄 솔루션을 제시했죠. 특히 이번 전시에는 새로 개발한 고강력사를 사용한 경량화 방탄복과 방탄헬멧을 선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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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를 보호하는 아라미드

 

최근 5G 시대가 개막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요가 있는 게 바로 광케이블입니다. 대한민국의 광케이블 도입률은 2018년에 이미 80%를 넘어섰지만, 해외 주요 강대국 광케이블 도입률은 20%도 채 되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5G 신호는 파장이 짧아 건물이나 장애물에 가려졌을 때 전파를 전달하지 못하고 회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고, 그 기지국 사이를 촘촘히 연결해야 하기에 더 많은 광케이블이 필요한 것이죠. 아라미드 이야길 하다가 광케이블이라니,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광케이블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의문이 풀립니다.

 

 

광케이블을 잘라보면, 피복에 쌓인 여러 광섬유 다발이 있어요. 그 광섬유 다발을 노란 섬유가 감싸고 있는데, 이 노란 섬유가 바로 아라미드입니다. 광케이블은 주로 땅속이나 바다 깊은 곳에 매몰되어 있어요. 한번 설치하고 나면 유지 보수가 어렵단 뜻이죠. 게다가 중간에 광섬유가 끊어지기라도 하면 끊어진 부분을 찾기도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케이블은 어떤 환경에서도 잘 끊어지지 않아야 하고 유연해야 하기에, 아라미드가 5G 신호를 전달하는 광섬유를 보호하고 있는 겁니다. 아라미드 생산라인 증설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5G 광케이블의 수요 증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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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를 가볍게 만드는 아라미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도 아라미드가 많이 쓰였어요. 차량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서 내열성, 난연성, 내화학성이 뛰어난 아라미드가 벨트, 호스, 브레이크 패드 등 자동차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욱 수요가 증가하고 있죠.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석유 연료와 엔진 대신 전기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사용합니다. 더 멀리 가려면 더 많은 배터리를 차량에 탑재해야 하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더라도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전기차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요.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서 배터리를 더 많이 넣는 것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트레일러와 같은 대형 자동차의 연료를 전기 배터리로 교체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이유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개발에 힘쓰는 부분이 바로 부품 경량화입니다. 자동차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을 아라미드로 대체해 차량 경량화에 성공하면 같은 용량의 배터리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 즉 전비가 높아지겠죠. 내구성도 높기 때문에 부품 교환 주기도 훨씬 길어질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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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를 단단히 잡아주는 아라미드

 

아직도 타이어가 고무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지요. 타이어에는 내구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타이어 보강재가 쓰입니다. 대표적으로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이 있어요.

 

이 중 타이어 내부 전체를 감싸고 있는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모양을 유지해주는 뼈대 역할을 하며 자동차의 하중을 견디고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죠. 아이러니하게도 견고하고 단단하게 타이어를 지켜주는 타이어코드는 폴리에스터, 나일론, 레이온 등 섬유로 만듭니다. 비포장도로용 타이어에는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일반 승용차에 많이 사용되는 래디얼 타이어(포장도로용)에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고속주행용 차량(유럽 아우토반 등)에는 레이온 타이어코드를 주로 사용하지요.

 

하지만 전기차가 도로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좀 다른 그림이 그려지고 있어요.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겁고 순간 가속력이 높잖아요. 순간적인 힘이 타이어를 빨리 마모시키기 때문에 전기차의 타이어는 내구성이 더욱 뛰어나야 해요. 또한, 강력한 초기 가속력을 손실 없이 노면에 전달해야 하므로 접지력과 핸들링, 제동성 등도 좋아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게 아라미드 타이어코드입니다. 하이퍼포먼스를 내는 전기차에는 대부분 아라미드가 들어간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죠.

 

최근엔 타이어의 옆 부분(Side Wall)을 아라미드로 보강한 제품을 핀란드 타이어 업체가 출시하기도 했어요. 이 타이어의 경우 포트홀 등의 도로 사고에 직면했을 때 펑크가 발생할 확률이 20% 이상 적다고 합니다. (출처: 한국화학섬유협회)

 

 

아라미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곳에 쓰이고 있어요. 보호와 보강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아라미드를 찾고 있죠. 예전엔 그 쓰임을 잘 몰랐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현재 전 세계 아라미드 시장은 연간 7만 톤 규모, 미국과 일본이 80%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효성첨단소재도 점차 아라미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요. 후발주자의 매서운 추격전은 계속됩니다. 10년 넘게 스판덱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고 있듯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