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재의 한계를 넘다, 폴리케톤의 탄생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더 중요한 부품들

우리 주변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매일 쉬지 않고 일하는 부품들이 있습니다. 자동차 연료 라인 속 연결 부품, 식품 공장에서 끊임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 의료기기 속 부품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부품들은 바로 수천, 수만 번의 반복 동작을 견뎌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연료나 세척제 같은 화학물질에 노출되기도 하죠. 식품이나 음용수와 접촉하는 부품이라면 인체에 무해해야 한다는 조건도 더해집니다.
그동안 이러한 용도에는 고무, 일반 플라스틱, 금속 등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각 소재마다 뚜렷한 한계가 있었죠.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인데요. 이 폴리케톤은 2013년, 효성화학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5년에는 상용화에 성공한 소재입니다.
기존 소재들의 한계?

그동안 이러한 산업용 부품은 주로 고무나 일반 플라스틱, 금속 등을 소재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각각의 소재들은 저마다의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뚜렷한 단점도 있죠.
고무의 경우 유연하고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열에 약하고, 가솔린이나 세척제와 같은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부식되거나 경화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동차 연료 라인처럼 화학물질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환경에서는 쉽게 삭아버리는 등, 수명이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플라스틱은 가볍고 가공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내열성과 내화학성에 한계가 있고, 반복적인 마찰 상황에 마모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특히 식품 접촉 용도로 사용되는 일부 플라스틱의 경우, 유해물질 용출 우려도 무시할 수 없죠.
금속은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무겁고 부식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복잡한 형상으로 가공하기 어렵고 비용도 높죠. 수도계량기에 사용되던 황동의 경우, 겨울철 동파에 취약하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각 소재마다 장점이 있지만, 각각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폴리케톤!

이러한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폴리케톤’입니다.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와 석유 화학원료인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이뤄진 미래 산업용 신소재입니다.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앞서 언급한 기존 소재들이 가진 단점을 상당 부분 극복한 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폴리케톤의 장점은?
첫째, 인체에 무해합니다. 미국 FDA 인증을 획득해 인체의 무해성을 인정받은 것에 이어, 2016년 8월, 환경부는 효성화학의 폴리케톤에 녹색 기술인증을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의료 인증(ISO 10993)까지 취득한 안전한 소재로, 유럽의 음용수 인증(KTW, ACS, WRAS)도 통과했죠.
둘째, 뛰어난 내화학성을 자랑합니다. 가솔린, 염화칼슘 등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 본래의 형태를 유지하는 성질(내화학성)이 나일론 대비 30% 이상 우수합니다. 자동차 연료 라인이나 산업용 화학 환경에서도 오랜 시간 버틸 수 있죠.
셋째, 우수한 내마모성을 보입니다.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난데요. 이 덕분에 반복적인 마찰이 발생하는 연료 라인, 자동차 부품 등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높은 내충격성, 경량화에 유리하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폴리케톤은 이미 1980년부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상업화까지 도달하지 못한 소재였습니다. 효성은 10년간의 투자와 노력 끝에 2013년 개발에 성공했고, 2015년에는 연 5만톤의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건설하며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기 개발한 세계 유일의 핵심 원천소재로, 국내 독자 기술의 쾌거라고도 할 수 있죠.

현재 효성화학의 폴리케톤 브랜드 ‘포케톤(POKETONE)’은 자동차 연료계통 부품, 식품용 컨베이어벨트, 정수기 부품, 수도계량기 등 다양한 전문 산업 분야에서 사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내화학성과 내충격성이 우수해 타 소재 대비 교체 주기가 길어 식품용 컨베이어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죠.
또한 유럽 의회에서 지정한 고위험성 우려물질(SVHC) 224종 및,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VOC)에 안전하다는 점을 인증 받아 정수기 부품용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소재의 한계를 넘어선 폴리케톤,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과 함께 효성화학이 만들어가는 소재 혁신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