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분기 자랑스러운 효성인상 수상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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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선점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전략’과 ‘공략’이죠. 전략가는 지도를 그리고, 공략가는 그 지도를 토대로 목적지까지 이동합니다. 아, 문장을 조금 수정해야겠네요. 공략가는 그 지도를 토대로 ‘목적지를 탈환’합니다. 글로벌 시장은 쟁쟁한 기업들의 각축장이니까요.


전략을 뜻하는 영단어 ‘strategy’는 명사형으로 고정돼 있지만, 공략을 의미하는 ‘capture’는 명사·동사 용법을 동시에 수용합니다. 즉, 움직이는 힘(실행력·추진력)이 없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전략(strategy)이 있더라도 글로벌 시장 ‘공략(capture)’은 불가능한 것이죠.


올해 3분기 자랑스러운 효성인상을 수상한 3인방. 이들 모두 명철한 전략가이자 진격의 공략가라 할 수 있습니다. 효성을 글로벌 리딩 기업의 고지에 올려놓은 세 효성인, 안 만나볼 수가 없겠죠?




글로벌 시장엔 ‘표준 시간대’가 없다




글로벌 시장에 ‘표준 시간대’란 개념은 통하지 않습니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그리니치 평균시와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함께 일하는 곳, 그곳이 바로 글로벌 시장이죠. 미국 금융 시장 또한 시공간을 뛰어넘은 글로벌 리더들의 격전지입니다. 권상환 상무가 이끄는 효성티앤에스 글로벌사업1본부의 고객 응대 원칙이 ‘당일 처리’인 이유입니다.


효성티앤에스는 미국 대형 은행에 독자 개발한 환류기 및 셀프 뱅킹 솔루션 등 다양한 금융자동화기기(ATM)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2012년이었습니다.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영업 등 모든 부문을 주도해 뉴 브랜치 시스템(New Branch System)을 수주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죠.


‘ATM은 현금 입출금 담당, 행원은 보다 가치 있는 서비스 제공’. 이 명쾌한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 인물, 바로 권상환 상무입니다. ‘표준 시간대’ 개념을 무시(?)하고 하루를 25시간처럼 일하는 인물이죠.





지난해 효성티앤에스는 타사 ATM까지 제어할 수 있는 ‘멀티 밴더 소프트웨어’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톱클래스 수준의 하드웨어와 더불어, 이제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장악하게 된 것! 25시간조차 모자란 권상환 상무의 리더십 덕분입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렇게나 겸손하군요. 외유내강 리더십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나 봅니다.


“미국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 미국 조직의 현지 영업력, 소프트웨어 기술진의 노력이 한데 뭉쳐진 결과입니다. 효성그룹의 작은 조직인 컴퓨터사업부로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까지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실패의 횟수는 중요치 않다, 1번의 성공이 있다면




“박사님. 이미 그건 수백 번 시도했었잖아요.”

“단 한 번의 성공만 있다면야.”

_ 영화 <인터스텔라> 중


짧지만 큰 울림을 주는 대사죠. 실패의 횟수를 아무리 합쳐도 단 한 번의 성공을 넘어설 순 없다는 교훈입니다. 이 같은 진취적 태도는 글로벌 리더의 필수 요건이기도 하죠.


2019년 효성중공업은 일본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설계·조달·시공) 회사 TPSC(도시바플랜트건설) 입찰에 참여해 방글라데시 전력청에 400㎸급 변압기와 GIS를 패키지로 수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수 년간의 입찰 끝에 첫 수주를 따낸 거죠. 게다가 일본 업체를 통해 진행된 프로젝트 중 단일 안건 최대 규모! 그야말로, 실패의 횟수가 무의미해진 대성과입니다. 그 중심에 이건필 과장의 뚝심이 있었습니다.


이건필 과장과 동북아영업팀은 TPSC가 방글라데시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했는데요. 효성중공업의 방글라데시 변전소 턴키 실적을 어필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가 절감으로 경쟁력 있는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한마디로, 공략 지점을 먼저 정한 뒤 그에 맞는 ‘전술’을 펼친 셈이죠.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보입니다. 고객과 대화하면서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스스로 아는 게 많아야 한다고 믿고, 고객의 소리뿐 아니라 주변 동료와 유관 부서의 의견을 경청했습니다. 양쪽의 의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하는 데에는 설계팀에서 일했던 경력도 도움이 됐습니다.”


일본은 기존 거래 업체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데다 새로운 파트너를 선정할 때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대신 한 번 거래가 성사되면 일본 내 신뢰도가 높아져 타 업체와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죠. 진입 장벽은 높지만 경쟁 업체 수가 적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시장인 셈.


이건필 과장은 GIS PQ 등록, 변압기 및 GIS 패키지 공급 등 방글라데시 전력청과의 거래를 통해, 자칫 저가 경쟁으로 치닫기 쉬운 초기 상황을 극복하고 수익률을 확보했습니다. 이건필 과장을 비롯한 동북아영업팀의 성공적인 일본 EPC 시장 안착. 안정적 선진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현장을 파고들어 고객에 스며든다




생산 현장과 고객의 일상은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생산 현장 관리 실패는 제품 하자로 이어지고, 그런 제품이 양산되면 고객의 일상은 불편함으로 채워지죠. 그래서 철저한 현장 관리는 고객 만족의 첫 ‘공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어백 쿠션을 생산하는 GST Automotive Safety(오토모티브 세이프티)의 중국 상숙공장은 공정 지수가 낮은 대표적인 사업장이었습니다. 이에 2015년 1월 GST 제직 전문가인 장진호 대리가 파견됐죠. 이윽고, 불량률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진호 대리의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상숙공장에 부임한 장진호 대리의 직무는 제직 공정의 보전 관리. 설비 보전과 품질 안정은 물론 공정 불합리 사항 개선, GST 내 글로벌 기술 지원이 주요 업무였죠. 장진호 대리는 공정의 세세한 부문까지 꼼꼼하게 살펴 꾸준히 개선 활동을 진행했는데요. 먼저 불합리한 사항을 발견하면 현장 작업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의견을 취합해 적시에 테스트하며 결과를 확인하고 양산에 적용했습니다. 모르는 것은 사내외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매뉴얼을 보며 학습했죠.


이런 고군분투의 결과, 2019년 8월 기준으로 중국 상숙공장은 OPW(One Piece Woven: 일체형 직조 가공) 불량률이 14.8%에서 2.3%로, FF(Flush & Fine 가공) 불량률은 1.4%에서 1.0%로 개선됐습니다. 현재 GST 사이트 중 가장 낮은 불량률이죠. 이뿐 아니라, 2018년 펌프 타입과 메인 노즐 등을 교체해 워터 젯 직기(Water jet loom)의 속도를 교체 전 616rpm에서 720rpm까지 개선했습니다. 제직 전문가가 없어 기술 지도를 해줄 멘토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상숙공장 생산품들에 대한 고객 만족도 또한 높아지겠죠? 장진호 대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현장을 파고들어 고객에 스며들 계획입니다.





“GST 내부 품질 지수에 자만하지 않고, 현장에서 끊임없이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문제점을 발견하면 악착같이 개선 방안을 도출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