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들려주는 뇌 과학 이야기 ‘뇌를 100% 사용하면 초능력이 생길까?’

2019. 11. 26. 09:00

기억력을 관할하는 해마를 자극하면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영화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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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뇌의 10%만 사용한다?


인간이 뇌를 100% 사용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영화 <루시>는 인간이 뇌의 24%를 사용하면 신체를, 62%를 사용하면 타인의 행동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주인공 루시는 뇌를 100% 사용하게 되면서 초능력을 얻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5%가 ‘인간은 뇌의 10%만 사용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인간의 뇌 사용량이 10% 미만이라는 설이 사실일까요? 뇌신경 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거짓입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당신의 뇌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고 있고,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다면 해마, 대뇌피질, 편도체 등 뇌의 다양한 영역이 가동 중일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가 잠든 동안에도 뇌의 필요한 부분은 활성화되는 동시에 필요 없는 부분은 모두 억제되는데, 억제 활동 또한 뇌를 사용하는 셈이죠. 인간이 두뇌 신경세포를 동시에 100% 이용하는 일이 없을 뿐 자신의 두뇌를 100% 가깝게 사용한다는 것이 ‘팩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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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기억을 삭제하는 이유는?


기억을 저장하는 것이 뇌의 역할이지만 기억을 삭제하는 것도 뇌가 하는 일입니다.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배우고 적응해야 하는 인간에게 망각은 기억만큼이나 필수적인 뇌의 기능이죠. <인사이드 아웃>에서 라일리가 잠든 사이 하루의 기억은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바뀌거나, 오래된 기억이 모인 ‘쓰레기장’에서 기억이 삭제되기도 하죠.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한번 외운 것을 시간이 흐르면서 급격히 잊습니다.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학습한 후 10분이 지나면 망각이 시작돼 1시간 뒤 50%, 하루가 지나면 67%, 한 달 후엔 80%를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라일리와 반대로 망각이 간절한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속 헤어진 연인은 서로를 완전히 잊기 위해 기억 삭제 시술을 받는데요. 이 이야기는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뇌 신경세포에서 ‘이노시톨 대사 효소(IPMK)’를 제거해 공포 기억을 삭제하는 치료법을 발견해 연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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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약으로 천재가 될 수 있을까?


마감은 다가오는데 한 페이지도 쓰지 못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영화 <리미트리스>의 주인공 에디 모라는 우연히 만난 전처의 동생으로부터 뇌를 100% 가동하게 한다는 약 ‘NZT-48’을 받아 먹게 되죠. 약을 먹은 순간 그는 몇 달간 한 문장도 쓰지 못했던 책을 하룻밤에 탈고하고, 외국어도 순식간에 터득합니다.


뇌의 무한한 능력, 현실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실제로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기억력을 향상시킨 연구 결과는 다양합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진은 기억력을 관할하는 해마를 자극하면 실제로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약이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뇌 과학자들은 영화 속 이야기가 언젠가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글.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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