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권] ‘책으로 엿보는 그들의 삶’ 전문가의 도서
요즘은 작가가 아니더라도 책을 내기가 수월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이 쓴 책이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한 분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가의 생각과 경험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요즘에는 TV 방송을 통해 알려진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내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문가의 도서를 소개합니다.
외과의사 이국종의 <골든아워 1, 2>
출처: YES24
지난 몇 달 동안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의 에세이 <골든아워1,2>가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이국종 교수는 현재 아주대학교병원 외상외과 과장이자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의 센터장으로 재직 중인데요.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중 부상당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외과의사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중증외상센터는 일반병원 응급실에서 감당할 수 없는 큰 외상을 입은 환자를 전담하는 곳으로 외상외과 의사는 초를 다투며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사람들인데요. 저자는 <골든아워>에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 병원의 일상과 환자들의 사연, 고뇌와 사색,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등 자신이 외과의사로 지내온 17년 간의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1권에서는 외상외과에 발을 들여놓은 후 마주친 척박한 의료 현실에 절망했으나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에 연수하면서 비로소 국제 표준의 외상센터를 경험하고 국내에 도입해가는 과정이 그려지고, 2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저자가 몸담은 대학병원이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로 지정된 후에도 여전히 열악한 현실에서 국제 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안착시키고자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그려지는데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골든아워 안에 인간의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저자의 태도에 숙연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리학자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
출처: YES24
TV 프로그램 ‘알쓸신잡1’에서 둥글둥글하고 선한 인상으로 날카로운 과학적 지식을 설파하던 물리학자 정재승 교수가 <열두 발자국>을 펴냈습니다.
이 책은 정재승 교수가 지난 10년 간 했던 강연 중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던 12개의 강연을 선별하여 재 집필 후 묶어낸 책인데요.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더 나은 선택과 의사결정을 위한 뇌과학의 지혜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서툰 사피엔스들을 위한 조언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독자들과 해답을 찾기 위해 탐색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과학 글쓰기를 통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젊은 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을 통해 학창시절부터 어렵고 필요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던 과학 지식이 삶과 세상에 대한 통찰과 지혜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인 권오현의 <초격차>
출처: YES24
우리나라 최대기업 삼성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회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 권오현 회장이 33년 초격차 조직 경영 전략을 담은 <초격차>를 펴냈습니다.
전 세계가 극심한 초경쟁 사회로 진입한 최근 10여 년간 탁월한 리더십으로 삼성전자를 이끈 장본인인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집념, 한계를 뛰어넘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格, level)의 차이를 만드는 불변의 원칙들을 밝히는데요. 리더, 조직, 전략, 인재라는 4가지 핵심 키워드로, 이미 어떤 조직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미래에 리더가 되기를 갈망하는 이들까지 꼭 알아야 할 원칙에 대해 세세하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경영 이론이나 리더십을 다루는 학문 서적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담은 생생한 경영 현장의 기록을 담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방송인 김제동의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출처: YES24
이미 전작 <그럴 때 있으시죠?>를 통해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방송인 김제동이 이번에는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를 펴냈습니다. 저자는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헌법을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살려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냈는데요. 2016년 중순에 헌법을 처음 읽고 이 좋은 걸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헌법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하다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는 기존 헌법에 대한 생각을 뒤집어, 법이 단순히 우리를 통제하는 테두리가 아닌 지금껏 모르고 살았던 ‘우리들의 상속 문서’이자, ‘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구나!’ 하는 존엄을 일깨워주고, 억울한 일 당하지 말라고 다정하게 토닥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더불어 상식과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가장 기본권마저 무너질 때 어떻게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쳐나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국내외 헌법전문가들과 나눈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이야기꾼 방송인 김제동이 말하는 따뜻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헌법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판사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
출처: YES24
지난 3년간 공공도서관 이용자가 가장 많이 빌린 직장, 직장인 관련 책은 <개인주의자 선언>이라고 합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길래 직장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일까요?
저자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법에 대한 이야기 대신 ‘개인주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소년 시절부터 좋아하는 책과 음악을 잔뜩 쌓아놓고 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개인주의자였기 때문이죠. 저자는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회식자리가 힘들고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믿으며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꿔왔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책을 통해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치고, 이를 극복해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최대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이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의견보다 조직의 의견을 따라야 하고, 남들의 평가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학벌, 직장, 직위, 사는 동네 등 외관적 지표에서 벗어나 나만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개인주의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전문가는 역시 전문가인가 봅니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글로 표현해내는 것도 전문 작가 못지 않은데요. 전문가의 도서를 통해 그들의 삶을 엿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도 배워보세요.
✔ [한 달에 한 권] ‘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며 보고 싶은’ 그림 에세이
✔ [한 달에 한 권]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집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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