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삶을 그린 영화 “황혼 in 시네마”
먼 훗날, 노인이 되었을 때의 자기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그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 늙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어떠한 미래가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정된 노후를 꿈꿀 텐데요. 하지만 현실은 늘 자기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이는 픽션을 전제로 하는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제 그만 평탄해도 될 텐데, 주인공의 노후생활은 ‘무사안일(無事安逸)’과는 거리가 멀죠. 오늘 얘기할 영화들에 등장하는 할아버지(혹은 할머니)의 일상 역시 파란만장합니다. 과연 이들의 삶에 어떠한 스펙터클한 일들이 펼쳐질지, 노년의 삶을 그린 영화 지금 함께 보겠습니다.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영화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하 버킷리스트)>은 시한부를 선고받은 두 남자가 같은 병실을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등장인물 카터 챔버스(모건 프리번 분)와 에드워드 콜(잭 니콜슨), 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받은 첫인상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눈만 뜨면 ‘으르렁’대기 일수였죠. 하지만 미운 정이 들어서일까요? 이내 곧 좋은 친구가 되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합니다.
그리고는 머지않은 이승에서의 시간 동안 진짜 하고 싶었던 일, 즉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기 위해 떠납니다. 함께 여행하는 동안 이들은 병실에서보다 더 많은 것을 나누게 되는데요. 이를테면 삶의 의미, 즐거움과 같은 깨달음이요.
혹자에 따라 영화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혹평을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삶을 돌이켜보며 자신을 정리할 시간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기 마련입니다. 설령 죽음이 눈앞에 닥치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런 맥락에서 영화 <버킷리스트>는 인생에서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가치가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스웨덴 소설가 요나스 요나손의 동명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전 세계 38개국에 번역되어 600만 부 이상 판매한 베스트셀러죠. 주인공 알란 칼슨 할아버지(로버트 구스타프슨 분)는 유일무이한 폭탄 제조 기술로 20세기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사건에 관여합니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는가 하면, 미국 CIA 요원으로 활동하며 미국과 러시아의 이중 스파이로서의 활약 등이 그의 대표적인 이력 사항입니다. 영화는 100세 생일을 맞이한 알란 할아버지가 자신이 지내던 요양원에서 나와 세계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그렸는데요. 여행 속에서 ‘인생은 무엇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로버트 구스타프슨인데요. 알란의 20대부터 100세까지 모두 그가 연기했기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죠. 과연 스웨덴의 류승룡이라 불릴만합니다.
인턴
퇴직 후, 무료한 삶을 보내던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 분)는 다시 직장을 구해야겠다 마음먹고 한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 인턴으로 지원합니다. 그리고 면접에서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히며 합격하죠. 이처럼 영화 <인턴>은 70세 노인 벤이 젊은 대표 줄스(앤 해서웨이)가 이끄는 트렌디한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벤은 너무나도 잘 적응하며 주어진 일들을 척척 해냅니다. 그러한 모습에 줄스는 점점 벤에게 의지하게 되죠. 연출을 맡은 낸시 마이어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슈트를 입고 예의 바른 행동을 하는 벤 휘태커를 통해 트렌디함 만을 쫓아 지금 우리 주위에서 점점 사라지는 모습들을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는데요. 젊음의 패기만큼이나 연륜에 의해 쌓인 경험 또한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주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스
‘나이를 먹어간다’에 초점을 맞춘 영화 <유스>의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자면,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프레드 밸린저(마이클 케인 분)는 은퇴 후, 스위스 고급 호텔로 휴가를 떠납니다. 그리고 그의 오랜 친구인 노장 영화감독 믹 보일(하비 케이틀 분) 역시 같은 기간 동안 그곳에 머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 여왕의 특사가 찾아와 프레드에게 그의 대표곡 ‘심플 송’을 지휘해 달라고 요청하는데요. 하지만 프레드는 이를 거절합니다. 이를 계기로 프레드와 믹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들의 삶을 조망하죠. 그곳에 묵고 있는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면서요.
즉, <유스>는 노년의 시점에서 미래의 삶을 바라보며,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은 연출을 맡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이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삶에서 중요한 건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라는 답변에서도 잘 드러나죠. 무엇보다 최근, 유작으로 남겨도 좋을 각본만 받는다고 할 만큼 작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는 마이클 케인이 선택한 영화이니 믿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라는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영화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이 질문을 계기로 시작됩니다.
성공한 광고회사 대표 해리엇(셜리 맥클레인 분)이 자신의 사망기사를 미리 써놓기 위해 사망기사 전문기자 앤(아만다 사이프리드 분)을 고용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앤이 가져온 기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죠. 그래서 그녀는 앤에게 4가지 포인트를 제시하며 자신만의 ‘와일드카드’를 함께 찾자고 합니다. 즉, 완벽한 사망기사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꿀 여정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입니다.
이 영화는 제33회 선댄스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재미는 물론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는데요. ‘노년의 시점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이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한다’는 그간의 휴먼 드라마 장르에서 많이 다루어진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분명 무언가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이번 연휴,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여러분이 직접 보고 느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들은 영화 속 등장인물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기를 원합니다. 그 이유는 그 모습에 자신을 대입하여 그들 또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한 영화들은 모두 황혼기에 접어든 주인공을 내세움으로써 ‘삶 그리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전달하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훈계나 설교의 형태가 아니라 관객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여냈기에 더 공감을 산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다소 진지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낸 노년의 인생을 그린 영화를 보며 여러분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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