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osung Blogger] 청출어람의 영화이야기(8) 가을 그리고 영화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몸이 움추려 들진 않으신가요.
불과 몇일 전만하더라도 늦은 무더위 때문에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말 여름이 다시 돌아왔나 싶을 정도로 덥더니 9월말부터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10월초인데도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진 요즘입니다. 눈을 들어서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들을 보니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가을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듯 울긋불긋한 색깔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금방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겠죠.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할만큼 무뚝뚝한 남성들도 왠지 낭만에 빠지기 쉬운 계절인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가을은 참 많은 감정들이 뒤섞이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첫사랑이 생각나기도 하고, 바쁘게 살아온 시간만큼 내가 얼마나 왔는지도 모를만큼 멀리 와버리고 나서는 문득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며, 이제는 곁에 없어진 고마운 사람, 그리운 사람들이 생각나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오늘은 저와 함께 좀 센치해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청출어람이 전해드리는 “가을 그리고 영화”의 첫번째 작품은 “You call it love”입니다.
원제목은 “L’Etudiante” 이지만, OST가 워낙 유명해져 우리나라에서는 “유 콜 잇 러브”로 알려져 있는 영화입니다. 지금도 부드러운 OST의 선율이 귓가에 달콤하게 들리는 듯 한데요.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 때가 감수성이 예민했던 고등학교시절이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세계적인 미녀배우인 소피 마르소가 출연한 작품이라서 더욱 기억에 남았던 것 같네요. 그때만해도 소피마르소 책받침 하나쯤은 누구나 갖고 있을 법했던 때라 소피마르소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팝 음악 작곡가인 에드워드 젠슨과 교수자격 시험 중에 있는 에스페라 발렌타인, 두 주인공의 만남,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영화는, 캐롤라인 크루거가 부른 주제가 “You Call it Love”로 더욱 유명해진 영화입니다. 연인 사이에서 있을법한 사소한 오해가 갈등을 만들고 극중 사랑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는 이 영화는 음악가와 학자와의 사랑을 다뤘다는 점에서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와 이성적인 학자와의 어쩌면 당연한 차이점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유도하고 있고 갈등을 통한 아픔 그리고 그것을 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사랑의 최고조로 다닿는 상황을 연출하여 사랑의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가을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 두번째 작품으로 “가을의 전설”을 추천하여 드립니다.
일단 이 작품은 시대적인 상황이 1차 세계대전을 겪고 있고 영화 스케일도 아주 크기 때문에 아주 인상적이면서 감명적으로 본 기억이 납니다. 자연의 웅장함을 느끼면서 마음 한 곳이 뻥뚫리는 듯한 감동이 있고 그에 준하는 OST를 듣고 있노라면 가을의 감성을 한껏 자극해주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파란만장한 가족사와 어긋난 운명, 사랑, 전쟁 등이 얽히고 섥히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많은 감정들을 한번에 겪은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혹자는 심한 비평을 내놓기는 하지만 전 이 영화를 보고 인생에 대해서 다시한번 살펴보는, 그리고 가슴 시린 운명의 엇갈림을 보면서 가슴 한곳에 진한 여운을 받은 영화였습니다.
청출어람의 가을에 꼭 봤으면 하는 영화로 “이터널 선샤인”입니다.
제 77회 아카데미 영화제 각본상 수상으로 더욱 잘 알려진 이 영화는 정말 많은 분들께 찬사를 받은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저또한 이 영화를 보고 정말 기발한 상상력으로 진한 감동을 만들어 낸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은 지워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스토리는 힘든 상황 속에 놓여진 커플이 각자 서로 모르게 기억을 지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러브스토리를 재밌고 감동적으로 만들었습니다. 표정연기의 달인인 짐캐리와 2005년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을 맡은 영화로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라는 고전적인 스토리를 재밌는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스파이더맨의 거스틴 던스트, 반지의 제왕의 일라이자 우드 등 화려한 캐스팅도 이 영화의 또다른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끝으로 가을과 잘 어울리는 향기를 품은 한국영화 한편을 소개하고 “가을 그리고 영화” 이야기를 맺음하고자 합니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가을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 같습니다. 故 장진영의 작품으로 <넘버3>,<복수는 나의것>의 이정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제26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박해일의 풋풋한 연기가 인상적인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면서 사랑의 설레임과 아픔이 어떤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미 소설로 많이 알려진 작품을 영화화한 작품이여서 여러가지 엊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아직 소설로 이 작품을 만나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이 가을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당찬 포부와 함께 시작한지 엊그제 같지만 벌써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이 되어 버렸네요. 여러가지 바쁜 일들로 쫒겨온 한해 였더라도 이 가을, 청출어람이 추천하는 영화 한편으로 마음만은 따뜻한 가을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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