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특집] ‘괴담 혹은 사연’ 세계의 호러 플레이스 5곳

2016.08.11 10:50






어떤 장소나 공간에서, 아무 이유 없이 등골이 서늘해져본 적 있나요? 원인 모를 한기 때문에 몸서리를 쳐본 적은요? 신빙성 있는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 기피하게 되는 곳이 한 군데쯤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런 장소나 공간에 얽힌 기기묘묘한 이슈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점차 이야기의 형태로 구전되기도 하는데요. 이른바 ‘괴담’입니다. 보통은 ‘믿거나 말거나’로 허무하게 귀결되기는 하지만, 귀를 기울이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죠. 오싹함은 곧 스릴일 테니 말입니다. 


우리가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는 대부분의 ‘호러 플레이스’들은, 본래는 일상적이고 사회적인 곳이었을 겁니다. 귀신이 나온다는 집은 오래전 사람들이 살던 공간이었을 테고, 심령사진이 찍힌다는 병원 터는 환자와 의사와 간호사 들로 채워졌던 장소였겠죠.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무서움을 넘어 애처로운 마음도 듭니다. 따라서 호러 플레이스는 괴담이 서렸다기보다는, 사연을 간직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래 소개해드릴 5곳 또한 그럴 테죠.




  옛 유령들의 집, 미국 뉴욕 14웨스트 10번가의 연립주택


뉴욕 14웨스트 10번가(14 West 10th Street)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연립주택 한 채. 붉은색 벽돌이 인상적인 이곳은 ‘죽음의 집(The House of Death)’이라 불립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러니까, 이 주택에 거주했거나 머물렀던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스물 두 유령들이 출몰했다고 하는군요. 그중에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영혼도 있습니다. 그는 1900년부터 1901년까지 1년간 이 집에서 살았었습니다. 1층 계단 부근을 서성거리는 모습이 여러 방문자들에게서 발견되었다고요. 회색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흰 옷 입은 여자아이도 자주 사람들을 놀래켰으며, 이 밖에도 숱한 영혼들이 집 안에 떠돈다고 합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87년에는 이곳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조엘 스타인버그(Joel Steinberg)라는 전직 변호사가 2층에서 자신의 딸을 살해했는데, 이 사건은 ‘죽음의 집’이라는 섬뜩함을 더욱 고조시켰습니다. 




  폴터가이스트 호스텔, 영국 헐(Hull)의 어느 빈 집 


헐 지역의 39 드 그레이 거리(39 De Gray Street)에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빈 집 한 채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호스텔(The Hostel)’이라 불리고 있는데요. 7개 침실로 이루어진 이 집에서 단 하룻밤만이라도 보내고 나면, 지역 언론들이 앞다퉈 인터뷰 요청을 해올 정도라는데요. 24년간 거주했던 한 여성은 악령에 의해 자신이 침대에서 질질 끌려나와 목이 졸려졌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집을 팔고 이사했죠. 이후 이 집에 살았던 사람들은 한밤중에 부엌칼이 저절로 옮겨지거나, 벽난로 안에서 어린아이의 그림자가 기어 나오는 걸 목격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Haunted Happenings UK’ 유튜브 채널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이 ‘호스텔’을 소유한 이는 서른아홉 살의 남성 앤디 예이츠(Andy Yates)인데요. 본래 그는 여기서 혼자 거주했는데, 역시나 기괴한 경험을 하고 난 뒤 곧바로 매물로 내놓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주자들은 나흘을 못 버티고 모두 떠났다고 하는군요. 찬장 안에 어떤 아이가 갇혀 있는 것 같다는 얘기들을 남긴 채. 물론, 찬장 안에는 식기들만 보관돼 있었죠. 




  나무에 목맨 인형들의 사연, 멕시코 ‘인형의 섬’


번잡한 도시를 떠나 유유자적 교외에서 새 삶을 살기로 한 남자. 숲이 우거진 어느 외딴 데 마련한 집터에서, 그는 어린 여자아이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주변 수로에는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장난감 인형이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그 인형을 나무에 걸어두기로 합니다. 그리고, 매일 밤 들리는 의문의 발자국 소리와 한 여자의 비통한 곡성. 남자는 이 영혼을 달래주려는 마음으로, 자신의 집 근처 나무들에 인형을 하나씩 매달기 시작합니다. 무려 50년 동안이나. 남자는 이 숲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출처: AmazingWorldNews 유튜브 채널


이 기기묘묘한 이야기는 멕시코의 소치밀코(Xochimilco) 지역에선 유명한 실화입니다. 남자의 집이 있던 터는 ‘La isla de la Muñecas’라고 불리는데요. ‘인형의 섬’이라는 뜻입니다. 이 집터는 이제 남자의 가족에 의해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직접 ‘인형의 섬’을 방문하여 나무에 인형을 매다는 프로그램도 있다고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밤마다 알 수 없는 속삭임을 듣거나, 나무에 매달린 인형들의 눈동자가 자신들을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일본 홋카이도의 버려진 교원 사택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 냉대 지역으로 겨울엔 매우 춥고 눈이 많이 내리며 여름엔 장마가 없습니다. 이곳 비바이 시(美唄市)에, 오래전 교원 사택으로 쓰였던 낡은 건물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196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원형 양식의 구조물인데요. 일본 현지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장소입니다. 이 버려진 사택 안에 들어갔던 사람들 대부분이 실종되었거나, 정신 이상인 상태로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워낙 외진 데 있어 차량 이동이 불가하며 오로지 도보로만 가 닿는 경로라 음산함을 더합니다. 



출처: AllAbout-Japan.com


건물 안을 샅샅이 둘러보고도 멀쩡히 돌아온 사람들도 물론 존재합니다. 그들 중 몇몇은 사택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나 개인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놓기도 했습니다. 그저 평범한 폐옥처럼 보이는데,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섬에서 들리는 곡성, 캐나다 밴쿠버 ‘망자의 섬’


잘 보존된 자연 환경과 친절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도시 밴쿠버. 여느 이름난 도시들처럼 이곳에도 괴담 혹은 기담이 존재합니다. 스탠리 파크(Stanley Park)와 가까운 ‘망자의 섬(Deadman’s Island)’에 관한 이야기도 그중 하나입니다. 1890년대 밴쿠버 전역은 천연두를 앓았습니다. 대도시와 외따로 떨어진 ‘죽은자의 섬’은 전염 확산 방지 차원에서 격리 및 치료를 위한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사망자 집계가 정확히 이루어지지 못 했을 만큼 많은 이들이 이 섬에서 눈을 감았죠. 시간이 흘러 1899년부터 1930년까지는 불법 벌목의 온상이 돼버리기도 했습니다. 1909년 밴쿠버 경찰이 벌목꾼들을 급습했을 때, 그들은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고 하는데요. 죽은 자들의 유골이 덜그럭거리는가 하면, 나무를 벨 때마다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는 말들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출처: City of Vancouver Archives


현재 ‘망자의 섬’은 캐나다 해군 기지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 섬에선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심야가 되면 누군가가 쇠사슬을 잡아끄는 듯한 정체 불명의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군요. 




  ‘호러’보다는 ‘플레이스’를 더 생각하며


일상의 한 영역에 불과했을 한 장소와 공간이 어쩌다 ‘호러 플레이스’라는 기묘한 구설의 단상에 놓이게 되었을까. 혹시 지금 내가 기거하는 이 익숙한 집과 사무실과 맛집과 숙소 등등이 먼 훗날 호사가들의 혀끝에 오르내리며 ‘호러 플레이스’라는 오명을 받게 되는 건 아닐까. 세계 여러 나라의 호러 플레이스들을 알아보는 동안 들었던 생각입니다. 명약관화한 사실은, 지금까지 만나본 국제적 호러 플레이스들이 우리와 비슷한, 또는 우리보다 조금 다른 그이와 저이가 머물고 드나들던 보통의 공간이었거나, 특별한 목적에 의해 조성된 시설이었다는 점입니다. 일상적 공간이자 사회적 공간이었던 것이죠. 이런 사실을 생각하니 서늘함보다는 애처로움이 더 크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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