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오늘이 가장 즐거워

Story/효성






오늘이 가장 즐거워



50여 년간 정신과 전문의로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줬던 이근후 박사. 그는 치료법의 하나로 사이코드라마를 도입한 주인공이자 국내 치료 환경에 처음으로 개방 병동을 도입하고, 한국정신치료학회를 설립하는 등 우리나라 정신의학 발전에 크게 공헌해온 인물입니다.


정년퇴임 이후에는 부인 이동원 박사와 함께 ‘가족 아카데미아’를 설립해 건강한 가정과 행복한 노년을 위한 연구에 힘을 쏟고 있으며, 76세의 나이에 고려사이버대학 문화학과를 최고령으로 수석 졸업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저술 활동에 힘을 기울이며 독자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있지요. 팔순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근후 박사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오늘이 가장 즐거워



“여든을 넘기고부터 매년 나만의 소망 하나씩을 갖자고 다짐했어요. 작년에는 ‘누군가가 나와 밥을 먹게 되면 그게 바로 팔순잔치’라고 생각하기로 했었습니다. 즐겁게 식사가 끝나고서 상대방에게 ‘오늘이 내 생일입니다’라고 말하면 다들 깜짝깜짝 놀랐죠. 누군가와 따뜻한 밥 한 끼를 할 때마다 잔치를 한다고 생각하니 즐거울 수밖에요.”


이근후 박사는 올해 또 소망 한 가지를 정했습니다. 자신과 인연이 닿았던 여든 명의 사람에 대한 기억을 글로 남기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든 명 중 첫 번째 인물은 바로 어머니.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백지에 채워가며 마주하는 즐거움으로 그는 설렙니다.





오늘이 가장 즐거워



이쯤 되면 그의 에너지는 ‘의미 있는 무언가로 하루하루 새롭게 채워가는 게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짐작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걸 쫓아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즐거운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 그 과정에서 인생의 의미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의 저서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와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에는 그가 깨달은 인생의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살면서 ‘내가 지금 행복하구나’라고 느끼며 사는 건 쉬운 게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그리고 그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행복에 대한 올바른 개념입니다.



오늘이 가장 즐거워



요즘 많은 사람들이 ‘행복’과 ‘성공’을 동의어로 생각합니다. 사실 행복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개인의 주관적인 만족감이에요. 우리는 목표한 걸 이루고 나면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성공이 만족감으로 다 채워지는 건 아니죠. 내가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었는가에 따라 행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행복을 원한다면 구체적인 삶의 목표를 세우고,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계획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야만 행복이 구체적인 것으로 나에게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이 가장 즐거워



지혜롭게 나이 드는 것, 이근후 박사가 스마트 에이징(SMART-Aging)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입니다. ‘SMART’란 Simple, Movement, Artistic, Relax, Together의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인데요. ‘Simple’은 사고의 단순함을 말하는 것으로, 단순함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집중돼 생산성으로까지 이어집니다. ‘Movement’는 움직임이나 운동을, ‘Artistic’은 정서적인 감각을 말합니다. ‘Relax’란 긴장을 푸는 것, 마지막으로 ‘Together’는 누군가와 나누는 삶을 뜻합니다.


“스마트 에이징 프로그램은 다섯 가지 항목을 가지고 자기를 점검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어요. 효성인들 역시 나의 잠재력은 무엇인지 스스로 살펴보고,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으로 남은 생을 즐겁게 잘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하루를 가장 나답게, 나만의 즐거움으로 꽉 채워보세요! 그러면 오늘이 내 삶의 가장 멋진 날이 될 것입니다, 라고 이근후 박사는 자신의 삶을 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한율(자유기고가) 사진 전문식(Day4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