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사회의 한 단면 ‘대안신용평가’ 쉽게 이해하기
경제 기사를 챙겨 보시는 분들이라면 ‘대안신용평가’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생경한 말입니다.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큰 이슈는 아닐지라도, 최근 몇 년 사이 대안신용평가에 대한 보도나 사설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우리가 익숙히 알던 금융 시장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일 텐데요. 대안신용평가란 무슨 개념인지, 기존의 신용평가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금융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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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용평가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 ‘비금융 정보’
대안신용평가란 한마디로 기존 신용평가의 대안이라는 뜻입니다. 어째서 대안이 필요할까? 이 질문이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기존 신용평가는 우리의 금융 정보, 즉 금융 거래 이력을 가지고 신용을 평가합니다. 신용카드 대금 납부 시 연체는 없었는지, 채무가 있는지, 대출 상환은 잘 했는지 등등이 우리의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항목들이죠.
그런데 금융 정보가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신용카드도 없고 대출을 받아본 적도 없어서, 신용평가 자체가 어려운 경우라 할 수 있는데요. 금융권에서 신용등급을 매기기 어렵다는 의미죠. 바로 사회 소외계층, 청년층, 사회 초년생 등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금융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입니다.
그래서 대안이 등장한 것이죠. 대안신용평가는 금융 정보가 아닌 ‘비금융 정보(non-financial data)’를 활용합니다.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금융 소외계층도 금융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대안신용평가의 기본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비금융 정보란 무엇일까요? 금융위원회의 공식 자료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공요금 납부 정보, 온라인 쇼핑 정보, SNS 정보 등을 통해 개인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정보 전문 신용평가사(CB사)」가 도입되어 1,107만 명에 달하는 주부, 사회 초년생 등 금융 이력 부족자들의 신용평점이 개선됩니다.
― 금융위원회 보도 자료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용정보산업 선진화 방안」, 2018.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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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산업과 연결된 대안신용평가
공공요금 납부 정보, 온라인 쇼핑 정보, SNS 정보 등은 모두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합리적인 신용등급을 산출할 때 대안신용평가 시스템은 작동하는 것이죠. 따라서 데이터 산업과의 긴밀한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빅데이터 기반 확충과 데이터 산업 선도를 위하여 금융분야 가명정보 결합·활용을 가속화 하겠습니다.」(2021. 5. 26.)라는 보도 자료를 낸 바 있습니다. 제목처럼 금융 소비자의 데이터를 ‘결합·활용‘하여 보다 고도화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만듦으로써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인터넷 포털에 입점한 온라인 사업자 정보와 CB사(Credit Bureau, 개인신용조회회사)의 대출·상환 정보를 결합·분석하여 포탈 입점 사업자 맞춤형 대출심사 모형 및 상품 개발
➲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통적인 신용평가 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온라인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 가능
청년층이 이용하는 핀테크사의 고객결제·행동정보와 은행의 여·수신정보를 결합·분석하여 금융이력이 많지 않은 청년층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
➲ 금융 이력이 부족하여 금융 접근성이 낮은 청년층도 다양한 금융 상품 및 금융 서비스 이용 가능
교통 공공기관이 보유한 개인 화물차의 운행량·안전운행정보를 CB사의 신용정보와 결합하여 안전운전 사업자에 대한 맞춤형 신용평가모델 연구
➲ 운수업 종사자에 대한 신용대출 조건 개선 등 금융 지원 활성화 가능
신용카드 결제 정보와 가맹점 구매품목 정보를 결합하여 상권별로 성별, 연령, 직업군 등에 따른 소비패턴 및 특성을 효과적으로 추론
➲ 상권별 소비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품·서비스 추천 등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 제공
― 금융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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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데이터 사회의 한 단면 ‘대안신용평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대안신용평가는 미래 데이터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금융 용어이기는 하지만 IT 카테고리에 있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 같네요.
대안신용평가의 초기 의의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제도 개선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 기술의 발달과 관련 법령인 신용정보법 개정(2020년 8월 시행) 등 사회 변화와 함께 ‘기존 금융 시장의 다변화·다각화’ 형태로 변모하고 있는 듯합니다. 금융 사각지대 없이 모든 이들이 금융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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