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골목에 자리한 꿈꾸는 사람들의 아지트: 조화로운 삶 속에서의 쉼, 상상헌
글. 김경민
사진. 한수정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케렌시아가 필요한 시대.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서울 골목에 자리한 한옥을 찾아 잠시 숨을 고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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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 근사한 우리의 아늑한 쉼터
옛 골목의 흔적이 고스란한 아현동 골목에는 문패도 간판도 없지만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는 작고 오래된 한옥이 있습니다. ‘꿈꾸는 사람들의 집’,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집’이라는 뜻을 품은 공간 ‘상상헌’입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낡은 한옥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근사한 것들이 가득하죠. 몸과 마음이, 일상과 꿈이,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작은 마당에 모여 책을 함께 읽고 감상을 공유하며 툇마루에 앉아 음식과 마음을 나눕니다. 한옥 내부에는 작은 규모의 ‘안나책방’도 자리하죠. 낮에는 헬스 트레이너로, 저녁에는 책방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안나 대표가 아늑하고 정겨운 이곳, 상상헌으로 안내합니다.
Q. 도심 속 핫플레이스와 대형 서점을 마다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상상헌은 어떤 공간인가요?
상상헌은 조화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영감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아지트입니다.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전시회와 북 토크, 클래스 등이 열리는데, 그때마다 마치 옷을 갈아입듯 새로운 곳이 되죠. 반려 식물 관찰 일지 전시에서는 오롯이 식물을 위한 공간으로, 위스키 클래스에서는 근사한 바(Bar)로, 친환경 의류 브랜드를 전시할 땐 마치 부티크 같은 의상실로 바뀌어요. 가끔은 따뜻한 커피와 간식을 먹으며 북 토크를 즐기고, 툇마루 만찬이 열리기도 합니다. 또 상상헌의 일부인 안나책방에서는 ‘달팽이 책 소포’를 발송하고 있죠. 이름처럼 느린 책 소포 서비스인데, 책과 함께 감상하면 좋을 영화, 음악 등을 엽서에 손 글씨로 적어 보냅니다.
Q. 주택가 골목의 작은 한옥을 책방으로 만든 과정도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책방 주인을 꿈꿨어요. 마을의 정서를 고스란히 지닌 오래된 동네 속 한옥에 책방을 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처음 상상헌을 시작할 때 여성 피트니스 센터에서 서킷 코치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 혼자 페인트칠을 하며 단장했고, 필요한 물건은 기부 받거나 중고 거래를 통해 마련했습니다. 이후 북 클럽을 시작하고 클래스를 열면서도 계속해서 한옥 특유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갔죠. 시각적으로 압도하는 요소는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여유롭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 아닐까요. 이곳에서는 그저 작은 툇마루에 앉아서 마당과 마을의 풍경을 즐킵니다. 오래된 동네, 오래된 한옥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Q. 안나 대표에게 상상헌은 어떤 안식처인가요?
저에게 상상헌은 매일 꾸준히 쌓여가는 ‘시간의 힘’을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상상헌에서는 몸과 마음이 조화로운 삶을 위한 온라인•오프라인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죠. 운동을 하며 좋은 습관을 만드는 ‘체인지 클래스’, 매일 충분한 물과 한 끼는 채소를 먹는 ‘물과 채소 한 접시’를 비롯해 좋은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상상헌 영어 원서 북 클럽’, ‘상상헌 세계문학 북 클럽’, ‘패터슨 시 클럽’도 운영합니다.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읽고 쓰고 건강하게 먹는 하루하루가 쌓일 때 몸과 마음의 건강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가면 시간이 흐르는 게 아닌, 차곡차곡 쌓인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Q. 상상헌이 도심 속의 어떤 케렌시아가 되길 바라나요?
사람들이 상상헌을 찾는 이유는 ‘소박함’, ‘따뜻함’에 대한 그리움인 것 같습니다. 대형 서점과 달리 작은 소통이 있고, 나만의 아지트라는 아늑한 느낌도 들죠. 바쁘게 살다가도 상상헌에 와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조화로운 삶에 대해 생각하며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인 가면을 벗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말입니다. 무엇보다 당장의 현실을 바꿀 순 없어도 마음의 방향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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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헌에서는 어떤 일이?
좋은 책을 만나는 북 클럽
저자와의 북 토크를 비롯해 영어 원서부터 시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을 수 있는 북 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꿈을 응원하는 캔들나이트
한 달에 1~2회 진행하는 캔들나이트는 식탁에 촛불을 켜고 참가자들이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시간입니다.
다채로운 소규모 전시
식물의 성장 과정에 집중하는 반려 식물 관찰 일지 전시, 친환경 의류 브랜드 전시 등 상상헌에서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소규모 전시를 엽니다.
♦ 상상헌과 안나책방 프로그램들은 인스타그램(@annabookshop)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상상헌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로 12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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