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이름, 브랜드 가치가 되다: 잊지 말아야 할 브랜드 네이밍 법칙

Story/효성

글. 신인철(<나는 하버드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이키에서 배웠다>, <링커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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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정보, 오히려 탈?

 

 

회사의 사명(社名)이나 제품의 브랜드명을 대충 짓거나 등한시하고 싶은 경영자는 없습니다. 그들은 네이밍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을 들이죠. 그러다 보니 좋은 뜻, 거창한 의미는 담았지만 정작 고객들은 외면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현재는 ‘레노버’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의 원래 이름은 ‘중화인민공화국 과학원 부설 컴퓨터 기술연구소 산하 신기술 컴퓨터 기업’이었습니다. 담고 싶은 걸 모두 넣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 비단 레노버의 사례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코스닥 등록 기업 중 10%가량이 온갖 단어의 조합과 축약어의 과다한 사용으로 일반인들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간판을 달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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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시각에서 생각해야

 

한때 국내 인기를 바탕으로 미국까지 진출했던 ‘대영’이라는 자전거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기업이 미국 시장에 론칭하면서 한국에서 사용했던 이름을 그대로 고집했고, 미국인들은 ‘젊어서 죽어라(Die Young)’는 뜻으로 받아들여서 외면당했다는 일화가 있죠. 브랜드 네이밍과 관리는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이는 B2B 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닌데요,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보잉(Boeing)’은 중국에 진출하며 자신들의 브랜드를 중국인들이 발음하기 편하고 뜻도 훨씬 분명하게 이해되는 ‘보인(波音)’이라고 살짝 손질했는데 말 그대로 중국에서 ‘대박’을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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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관리로 가치를 지킬 것

 

이름 자체의 문제가 아닌 이를 잘못 관리해서 가치가 훼손되거나 소멸된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한때 파리는 물론 세계 패션계의 ‘핫’한 주인공이었던 ‘피에르 가르뎅’은 상표권을 지나치게 여러 나라, 회사들에 팔아서 여성 의류는 물론 아동용 양말, 우산, 저렴한 액세서리에 사용됐고 그 가치가 급전직하해 현재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브랜드였던 ‘올즈모빌’은 이를 소유한 GM에서 유망한 모델을 다른 브랜드에 몰아주는 등 방치하다시피 거의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고 결국 2004년 브랜드를 완전히 접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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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하면서 확실한 비법

 

 

많은 기업들이 오래도록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인기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B2B 기업의 경우 더더욱 소비자들이 한번 들으면 귀에 쏙쏙 들어오고, 영원히 잊히지 않는 브랜드를 보유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어렵게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그 기업이 B2C든 B2B든 사랑받는 이름(브랜드)을 갖는 비결은 평범합니다. 남들이 부르기 좋은 이름을 짓고, 그 이름을 소중히 여기며 제대로 관리하는 것, 특별할 건 없지만 가장 확실한 비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