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장벽을 허물다: 효성인 배리어프리 영화 더빙
글. 이미선
사진. 박해주(Day40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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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부자들의 목소리 기부
영화 감상은 흔한 취미 생활 중 하나지만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청각•시각장애인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사 로고부터 등장인물의 생김새, 옷차림, 표정은 물론 장소에 대한 설명과 배경음악, 효과음까지 자막을 덧입히거나 목소리로 설명해야 하죠. 이처럼 청각•시각장애인이 제대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된 영화를 ‘배리어프리 영화’라 부릅니다.
효성은 지난 2018년부터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한편 영화 제작에 참여하길 원하는 효성 구성원들에게 목소리 재능 기부의 기회도 열어주고 있습니다.
올해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에는 모두 네 명의 구성원이 참여했습니다. 효성중공업 전력PU 전략영업팀 김성환 과장과 건설PU 외주구매팀 조혜경 사원이 더빙을, 안양기술원 유제연구팀 최호철 사원과 효성첨단소재 총무팀 최유리 사원이 오디오 인트로를 맡았습니다. 정식으로 녹음하기 전에 목소리 연기 족집게 과외를 하는 날, 경력 40년이 넘는 베테랑 이진화 성우가 오늘 하루 ‘일타 강사’로 나섰습니다.
이진화 성우는 “더빙이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며,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보여주는 연기자들과 달리 성우는 목소리만으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풍부한 감정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낭독은 언어 훈련의 첫 단계”라고 덧붙이며 분명한 발음으로 소리를 내뱉고, 장음과 단음을 바르게 표현하며, 문장의 의미를 잘 파악해 띄어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죠. 어느 때보다 진지한 자세로 낭독의 기술을 체득한 효성인들.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뿐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이나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신뢰를 끌어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욱 몰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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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진심인 효성의 목소리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아이에게 책 읽어줄 시간이 많아졌다는 김성환 과장은 애니메이션 <드림빌더>의 더빙을 맡았습니다. 1분 남짓 영상에 목소리를 입히는 연습을 하는 게 생각처럼 녹록지 않은지 목소리에 자신감이 사라지는 듯했지만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했다는 칭찬이 돌아왔습니다.
과거 광고 녹음 회사에 다니면서 성우에 관심이 생겨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는 조혜경 사원은 ‘목소리 내는 법’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캐릭터 나이에 맞는 목소리 찾기. 꾸준한 연습으로 가장 적합한 목소리 톤을 찾을 계획입니다.
작년에 영화 더빙에 참여한 ‘경력자’ 최유리 사원은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오디오 인트로 낭독을 맡았습니다. 인트로는 7분 안팎의 시간 동안 등장인물의 성격과 외모, 영화의 배경까지 생동감 있게 묘사해야 하죠. 최종 목표인 자연스러운 말투와 음성을 위해 집중 또 집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림빌더>의 인트로를 낭독한 최호철 사원은 레크리에이션 전공자답게 청중을 압도하는 흡입력을 보여줬습니다. ‘미소를 머금은 채 광대뼈를 들어 올리면 입안이 넓어지면서 공명이 생겨 소리가 한결 풍성해진다’는 이진화 성우의 조언을 단번에 캐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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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과 장애를 넘어 함께 즐기는 영화
각자의 개성을 담아 배리어프리 영화의 즐거움과 감동을 한층 높여줄 효성인들. 그들의 목소리로 채워진 최종 버전은 연말에 열리는 배리어프리 영화제와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번 더빙 참여를 계기로 배리어프리 영화에 좀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길 바라며 더빙에 참여한 효성인들 역시 보다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드는 데 진심을 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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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배리어프리 영화의 목소리가 되다
효성중공업 전력PU 전략영업팀 김성환 과장
“큰아이가 네 살인데 코로나로 외출을 줄인 대신 책을 많이 읽어줍니다. 낭독 아닌 낭독을 하다 보니 성우에도 관심이 생겼고, 마침 더빙 기회가 있다고 해서 도전하게 됐어요. 목소리 연기를 잘한다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지만 녹음하는 날까지 열심히 연습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효성중공업 건설PU 외주구매팀 조혜경 사원
“성우에 관심이 많아 학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워낙 재능이 뛰어난 분들이 많아 포기했지만 계속 곁눈질하게 되더라고요. 목소리로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차에 드디어 더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녹음 때까지 반복 연습해서 완벽하게 캐릭터를 연기해내겠습니다.”
안양기술원 유제연구팀 최호철 사원
“평소 말하는 걸 좋아해요.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하기도 했고, 한때는 스포츠구단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게시판에서 공고를 본 순간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 바로 지원했죠. 시청각적으로 불편하신 분들이 제 목소리를 통해 영화를 보다 잘 감상하게 된다면 아주 뿌듯할 것 같습니다.”
효성첨단소재 총무팀 최유리 사원
“작년에 영화 <빛나는>의 더빙에 참여했어요. 올해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남매의 여름밤>을 녹음한다고 하기에 또 지원하게 됐습니다. 방에 커다란 포스터를 붙여둘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거든요. 더빙보다 인트로 낭독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데 열심히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겠지요! 원래 사람은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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