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소통과 신뢰 속에서 탄생한 신소재 포칼(POKAL)

2020. 7. 23. 08:30

효성화학 POK사업단 TS팀 조동현 과장


글. 이미선

사진. 박해주(Day40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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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EVOH 대체 소재 개발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했을 겁니다. 즉석밥의 유통기한은 어떻게 상온에서 9개월이나 되는지. 비밀은 공기 차단에 있습니다. 평범한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사실 즉석밥이 담긴 용기는 여러 겹으로 만들어졌죠. 어떤 층에서는 외부로부터 습기가 유입되는 걸 막아주고, 어떤 층은 공기가 투과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현재 식품용 기체 차단 포장재로 가장 널리 쓰이는 소재는 ‘EVOH(에틸렌 비닐 알코올)’로 1970년대 일본에서 개발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EVOH 사용량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죠.


“기체 차단성은 뛰어나지만 유연성이 떨어져 깨질 위험이 있고, 물에 닿으면 기체 차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음에도, EVOH는 그동안 대체재가 없었어요. 효성이 개발한 물질인 폴리케톤의 특징 중 하나가 기체 차단성이 높다는 것인데, 새로운 연구 테마를 선정하면서 폴리케톤의 성질을 필름에 적용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죠. 2017년 무렵의 일이에요.”



2013년 효성이 개발, 2015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폴리케톤은 열과 마찰, 충격, 화학 물질 등을 견디는 능력이 좋아 금속을 대체하는 공업용 플라스틱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나일론 플라스틱과 비교해 성능이 뛰어난데다가 성형하기가 용이해 자동차와 전자 부품 등 다양한 산업용 소재로 사용되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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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마인드로 찾는 상대와의 교집합


바야흐로 협업의 시대, 폴리케톤의 기술력을 보유한 효성화학은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전 드림팀을 꾸렸습니다. 해당 분야의 지식과 인맥을 갖춘 전문가를 기술위원으로 모셨고, 가스 장벽(Gas Barrier) 필름 연구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곽순종 박사팀과 한 팀을 이뤘죠. KIST는 다층 필름을 만들 수 있는 설비뿐만 아니라 제작한 다층 필름의 물성을 분석할 수 있는 연구 기기도 갖추고 있어 개발에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협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첫 번째 조건은 ‘오픈 마인드’예요. 연구·개발자라면 동의할 거예요. 특유의 고집이 있어요. 그 고집을 다 내려놓으라는 의미가 아니라, 교집합을 만들어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예요. 나의 한계를 직시하고 상대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R&R(Role & Responsibility)이 명확해야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실행할 수 있거든요.”


효성화학과 KIST가 공동 개발한 신소재 포칼(POKAL)은 폴리케톤과 EVOH를 7대3 비율로 섞고 화학적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만들었습니다. 순수한 EVOH와 기체 차단성이 동등하면서도 습도 저항성과 유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EVOH와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죠. 식품 포장뿐 아니라 화장품과 의약품 포장재, 연료 파이프, 진공 단열 패널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파급 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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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의 기본은 나와 상대를 향한 믿음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최초로 개발했다는 자긍심이 있어요. 지난해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EVOH의 수급을 걱정하는 국내 업체가 많았는데, 그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도 뿌듯하고요. 포칼 개발을 위해 모인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조동현 과장은 효성기술원에 소속돼 연구 개발 업무에 몸담고 있던 중 TS팀이 꾸려지면서 올해 3월 효성화학 POK사업단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포칼의 기술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자 제품 및 시장 개발 업무로 이동한 것. 포칼은 물성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아직 과제가 남아 있는데요. 적은 양으로 EVOH보다 기체 차단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름을 제조하는 고객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여러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환경 이슈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한 도전을 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 도전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형 프로젝트인 경우도 있고, 개인의 사소한 습관 고치기인 경우도 있지요. 도전하다 보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데 지나치게 좌절하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해요. 당장은 괴롭겠지만, 모두 값진 경험이 되더라고요. 무의미해 보이는 경험이 쌓여 새로운 성공의 밑거름이 되니까요. 협업의 기본은 신뢰인데, 그 신뢰는 상대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거든요.”


상호 믿음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업을 이룬 조동현 과장. KIST와 공동 개발한 신소재 포칼 역시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신소재로 널리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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