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문화 속으로 시간을 더듬어가다’ 대구 근대골목

2019. 12. 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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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견디고 맞이할 새봄을 기대하며


아파트와 빌딩 사이에 마주 앉은 한옥 두 채가 있다. 일제 강점기 국채보상운동을 발의한 서상돈과 국권 회복의 염원을 노래한 이상화 시인의 고택이다. 햇볕 머무는 툇마루에 앉아 시비(詩碑)를 바라본다.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는 곳으로’ 걸어간 시인의 발걸음을 가만히 따라간다. 차디찬 겨울 속에서 새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마음을 포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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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게 빛나는 백 년의 흔적



아름드리 느릅나무와 대구 최초의 사과나무가 자라는 청라언덕에서 근대로(路)의 여행을 시작한다. 옛 선교사들이 거주한 근대식 붉은 벽돌집, 담쟁이넝쿨을 휘감아 도는 바람의 몸짓, 햇빛에 반짝이는 제일교회의 첨탑이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언덕 뒤편에서 마주한 3.1만세운동길은 대구 시민들의 외침이 거세게 울려 퍼진 곳. 시간을 더듬듯 90개의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면 한 세기를 거쳐온 계산성당과 마주친다. 스테인드글라스의 경건한 빛 아래 저마다의 간절한 바람이 성당 안에 가득하다. 100년간 이어온 성당의 종소리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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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오늘이 펼쳐진 앞산전망대



근대골목을 거닐며 대구의 과거를 만나고 앞산전망대에서 대구의 현재와 조우한다. 케이블카로 5분이면 닿는 앞산전망대는 대구 시내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곳. 카메라에 반의반도 담지 못할 드넓고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눈앞에 있다. 앞산전망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야경 명소. 깊고 조용한 숲속을 지나 마침내 전망대에 다다르자 별 헤는 시인의 마음이 된다. 가는 해와 오는 해가 교차하는 시간, 앞산전망대 일출과 함께 새해 소망과 희망을 기원해도 좋겠다.





글. 김희선

사진. 박해주(Day40 Studio)

일러스트. 한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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