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효성 전주공장 옆 객리단길 시간 여행
오래된 시간과 현재를 잇는 통로
시간을 딛고 묵묵히 서 있는 객사와 휘황한 간판이 어우러진 낯선 듯 재미있는 풍경. 그 옛날,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을 내어준 자리는 시간 여행자들의 또 다른 쉼터가 되었습니다. 객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객리단길이 트렌디한 감성을 입고 우리를 맞이하죠.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 객리단길은 시간이 흐르고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전주객사(豊沛之館, 풍패지관)는 전주를 찾는 관리나 사신의 숙소로 사용된 조선 초기의 건물입니다.
영화, 추억을 재생하다
1950~1960년대 영화의 중심지였던 전주에서 한국 영화의 어제와 마주합니다. 전주영화박물관에는 영화로 키운 어떤 이의 꿈, 영화가 전부였던 누군가의 인생이 머무는 곳. 그리고 오늘의 우리는 과거의 나와 필름 속을 걷습니다.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간 비디오테이프와 DVD를 보며 추억을 재생합니다. 그러다 문득, 리플레이할 수 없는 꿈과 사랑을 만납니다.
골목을 산책하는 여행자
찬찬한 걸음으로 골목을 걷습니다. 처음에서 끝, 다시 처음으로 시작되는 골목 안에서 우리는 산책하는 여행자. 어둑해진 골목에 하나둘 불이 켜지면 별빛 내리듯 감성도 깨어납니다. 그리하여 나는 봄날이 됩니다. 생각이 움트고 기억이 자란다. 골목은 밤인데도 봄날처럼 푸릅니다.
봄바람에 퍼지는 뉴트로 무드
할머니의 할머니가 살았던 기와집에 진한 커피 향이 퍼집니다. 새 옷을 ‘살짝’ 걸친 낡은 집들에선 맛있는 웃음소리 가득하죠. 오래돼서 편안한 곳에서 즐기는 새로운 멋, 익숙한 맛. 봄바람에 실려 온 오래된 이야기가 발길을 멈추게 하는 이곳. 눈에 넣고 카메라에 담아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풍경 그리고 뉴트로(New-tro) 무드.
전주 객리단길
전주의 다가동 객사1〜2길 인근 지역을 이르는 말로 조선 시대 유적인 ‘객사(풍패지관)’와 서울의 ‘경리단길’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2016년 재개발구역이 해제되면서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은 골목마다 트렌디한 카페와 맛집이 가득합니다.
글 | 김희선
사진 | 박해주(Day40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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