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인 동물사전 인터뷰 – 강아지 편

2017.01.24 10:56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가장 격하게 반겨주는 존재. 쫑긋한 귀와 살랑이는 꼬리, 애절한 눈빛과 요동치는 몸짓으로 애타게 기다렸다고 반가움을 표현해주는 존재. ‘타닥타닥’ 사랑스러운 발소리는 덤. 정작 같이 사는 사람들은 얼굴 한번 내비쳐주지 않는다는 반전.


가장 오랫동안 사람들의 옆 자리를 지켜온 반려동물, 강아지. 애교 가득한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특유의 충성심을 발휘할 때는 또 한없이 듬직한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 드는데요. 다른 반려동물보다 살가움과 친근함이 남다르기에, 출구 없는 ‘멍뭉미’에 한번 빠졌다 하면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지난번 ‘효성인 설문(http://blog.hyosung.com/3165)’을 통해 이러한 강아지의 멍뭉미에 푹 빠져 사는 효성인들이 참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더 자세한 반려동물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동물 별로 몇 분을 선정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일명 ‘효성인 동물사전 인터뷰’! 그 첫 번째로 강아지 편을 시작합니다.



 “저에게 깜둥이는 아기 같은 동생이에요!” 노틸러스효성 NBS 사업부 전민경 님



Q1. 나의 반려동물을 소개해주세요.


이름은 깜둥이(까미, 깜씨, 깜댕이, 껌둥이라고도 불러요), 종은 믹스견이라 확실하지 않지만 빠삐용, 비글, 닥스훈트가 섞여 있다고 추정됩니다. 나이는 올해로 4살이구요. 성격이 너무 순해서 장난을 심하게 쳐도 한 번도 물려본 적 없고, 강아지든 사람이든 가릴 것 없이 반가워해요. 짖은 적도 없어서 이웃들이 우리 집에서 강아지 기르는 줄도 잘 모르죠.

 

처음 데려왔을 때입니다. 이때는 털이 온통 검은색이었어요.


Q2.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친언니가 막차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박스에 강아지를 담아 파는 노점상한테 사서 데려왔어요. 하얀 강아지 네 마리 틈에서 혼자만 까만 강아지였는데, 계속 꼬리를 흔들면서 사람을 반기고 있는 게 눈에 밟혀서 데려왔다 그랬어요. 유일하게 까만 색이라 다른 강아지는 만 원이었는데 깜둥이는 4만원을 줬대요.

가족들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데려온 데다, 저는 그 당시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던 중이라 소식도 늦게 알았어요. 다행히 날도 추운데 내쫓을 수도 없다고 부모님께서 허락해주셔서 지금껏 잘 기르고 있습니다.

6개월 뒤에 제가 한국에 왔을 때 깜둥이를 처음 봤는데, 워낙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계속 같이 살다 보니 이제 가족인걸 아는 것 같아요.


 

아기 때 이불에서 자는 모습. 저 이불은 제가 갓난 아기 때 쓰던 이불이었어요.


Q3. 깜둥이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처음에는 사료를 잘 먹다가 저희 아빠가 주는 군것질에 맛이 들려서 사료를 안 먹고 단식 투쟁을 벌였어요. 혼내기도 했지만 깜둥이가 말을 잘 안 들었죠. 그래서 사료 대신 강아지 이유식을 만들어 주려고 책까지 사서 공부했어요. 단호박과 각종 다진 야채, 고기를 갈아 만들어 주었더니, 세 그릇을 그 자리에서 다 비웠죠. 그 뒤로 지금까지 사료 대신 매번 강아지 이유식을 먹이는데, 번거롭고 귀찮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항상 고마워요.


Q4. 가장 예쁠 때나 나에게 가장 힘이 될 때는 언제인가요?


퇴근하고 돌아오면 누구보다 격하게 날 반겨줄 때 가장 힘이 됩니다. 신입사원 연수 때문에 2주만에 집에 돌아왔을 때는 오줌까지 누면서 반겨주었죠. 하하^^;


Q5. 깜둥이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집에서 막내라 동생을 챙겨본 적이 없었는데, 깜둥이는 친동생 같은 존재에요. 언제 다칠지 모른다는 걱정에 항상 제가 지켜줘야 하는 동생 같아요. 저번에는 산책 길에 큰 강아지가 물려도 덤벼들길래 순간적으로 그 개를 막다가 제가 대신 물려본 적도 있어요.

깜둥이는 저한테 영원히 자라지 않는 아기 같은 동생이에요. 제가 데려오진 않았지만 제가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족 이상의 존재입니다.


 



 “쪼꼬는 함께 나이를 먹는 동갑내기 친구 같아요!” 쪼꼬누나 님



Q1. 나의 반려동물을 소개해주세요.


쪼꼬는 이름과 달리 새하얀 말티즈예요. 올해 7살이 되었습니다. 동물병원에 붙어있던 쪼꼬 이름이 ‘순한 왕자님’ 이었다고 해요. 첫 별명대로 정말 순둥이어서 택배기사님이 집에 와도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고, 맛있는 간식이 앞에 놓여있어도 “쪼꼬 먹어!” 소리가 나오기 전까진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보기만 해요. 순한 나머지 상처를 쉽게 받는 스타일이기도 하답니다. 하루에도 서너 번은 삐쳐서, 저를 등진 채 뒤돌아 앉아있어요. (처음엔 부르기 쉬운 ‘꽁’이라고 이름 지어 줬었는데 너무 잘 삐쳐서 쪼꼬로 개명) 쪼꼬한테는 미안하지만 그 뒷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장난으로 혼내기도 합니다.

 

삐졌음


Q2.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되셨나요?


스무 살 크리스마스 이브였어요. 평소와 같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손바닥만한 애기 강아지가 제 방에서 꼬물거리고 있는 거예요. 너무 작고 귀여워서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고, ‘꺅꺅’ 소리만 질렀어요. 줄곧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스무 살 성인이 되었으니 책임감을 가지고 잘 키워보라는 부모님의 서프라이즈 선물이었어요. 그 뒤로는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도 이때만큼 감동적이지 못한 것 같아요.


 

쪼꼬 두 살 때


Q3. 쪼꼬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쪼꼬가 3살이 되던 해 여름, 장맛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일요일이었어요. 평소와 달리 너무 조용하길래 자고 있나 싶어 온 방을 열어다 봤는데 없어서 1층까지 뛰어내려갔지만, 빌라 도어는 활짝 열려있고 쪼꼬는 보이지 않았어요. 비가 정말 심하게 와서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었고, 가족 모두가 뛰어다녀도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경찰서에 신고하고 2시간을 넘게 장대 빗속을 헤맸어요.

부은 눈을 한 채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옆 골목을 쳐다봤는데 웬걸… 비를 홀딱 맞은 쪼꼬가 웅크리고 앉아있다가 저를 보고는 막 뛰어 오는 거예요. 추위에 덜덜 떠는 쪼꼬를 껴안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그때 생각이나 울컥하네요.

쪼꼬의 일탈은 한번으로 족하기에 그 후부터는 절대 현관문을 열어놓지 않아요. 그리고 SNS에 ‘강아지를 찾습니다.’ 글이 올라올 때면 남일 같지않기에 무조건 공유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슬픈 에피소드예요.


Q4. 가장 예쁠 때나 나에게 가장 힘이 될 때는 언제인가요?


현관문을 열었을 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달려와주는 쪼꼬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저만의 힐링타임이예요. 회사일로 힘들거나 풀리지 않는 걱정거리를 한 가득 짊어지고 와도, 쪼꼬의 반김이 모든걸 내려놓게 만들어요. 맨날 보는 누나가 뭐 그리 좋다고 꼬리를 흔드는지. 꼬리 떨어질 까봐 걱정입니다. 그리고 쪼꼬가 정~말 예뻐요. 모든 애견인들이 내 강아지가 제일 예쁘다지만 쪼꼬는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사진을 발로 찍어도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 마냥 예쁘게 나와요. 정말 예쁨. 


Q5. 지금 쪼꼬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쪼꼬는 동갑내기 친구 같아요. 제가 스물 한 살 이었을 땐 쪼꼬가 한 살, 스물일곱을 맞은 올해 쪼꼬는 일곱 살. 그래서 제 생일 케익에는 쪼꼬 나이로 촛불을 켜 합동 생일파티를 하고 있어요. 그 유명한 강아지 생일파티를 제가 하고 있습니다. 해가 바뀔 때 마다 같이 나이가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쪼꼬도 이젠 몇 살이 됐구나~’ 생각해요. 점점 활발함이 없어지고 아픈 곳이 하나 둘 생겨나는 쪼꼬를 볼 때면, 태어난 날보다는 마지막 날이 가까워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무뚝뚝한 우리 가족에게 달달함을 선물해준 쪼꼬. 앞으로는 더욱 더 무한한 애정을 그리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거예요.

 

인형 같은 쪼꼬



모든 반려동물이 그렇겠지만, 특히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좀 더 각별한 관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강아지는 보살펴야 할 존재지만, 동시에 강아지로부터 보살핌을 받기도 하고, 위로와 힐링을 받기 때문이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치유가 된다는 것이 이미 연구를 통해 밝혀졌듯이 말입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와 함께 앞으로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길 바라며, 효성인들의 반려동물 인터뷰, 다음 시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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