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읽어보면 좋을 추천 도서 4권
그야말로 ‘문자적 사회’입니다. 이제 문자를 쓰지 않고서는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죠. 휴대전화 요금 항목 중에는 ‘문자 메시지’도 있습니다. 요금제 종류에 따라 문자 메시지를 무제한으로 보낼 수 있기도 합니다. 이 말은 즉, 문자 메시지 전송이 기본적으로는 ‘제한’돼 있다는 뜻이죠. 또한, 각종 메신저 어플로 메시지를 보낼 때도 데이터가 차감됩니다. 말 그대로, 돈을 내고 문자를 쓰고 있는 것인데요. 그만큼 휴대전화 이용에서 통화만큼이나 문자 쓰기가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일 겁니다. 어쩌면 휴대전화 혹은 스마트폰은 디지털 시대의 문자 활용 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요컨대 우리의 모든 일상은 문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우리에게 ‘한글’이라는 문자가 없다면 매일매일이 퍽 곤란해질 것임을 암시하죠.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모든 일상은 한글로 이루어져 있는 것입니다.
올해 한글날은 570돌입니다. 세종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한 지 570년째입니다. 한글날은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22년 만인 2013년부터 다시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었는데요. 요즘과 같은 ‘문자 시대’에, 온 국민이 한글의 존재를 깊이 생각해보고 다시금 고마움을 느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글날에 읽어보면 좋을, 혹은 소장하면 뿌듯할 한글 관련 교양 도서 네 권을 모아보았습니다. 우리글 한글이 어떤 문자이며, 어떤 문자적 특성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한글 없이는 아무래도 난감할 우리의 모든 일상이 새롭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훈민정음통사>
‘훈민정음’ 정본을 번역하고 해설한 책입니다. 1946년 출간된 국어학자 방종현 선생의 원작에 ‘훈민정음’ 해례본 풀이를 합본한 개정판이에요. ‘훈민정음’에 나타난 비유적 표현들의 해석이 대단히 꼼꼼하고 주석 또한 무척 상세한데요. 한글이라는 문자가 얼마나 구조적으로, 철학적으로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 되어줄 것입니다.
<유물로 보는 한글의 역사>
한글의 역사를 ‘유물’이라는 소재들을 통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저자들은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용비어천가’, ‘훈몽자회’, ‘규합총서’, ‘한불자전’ 등 한글로 쓰여졌거나 한글이 표기된 중요 문헌 35점을 선정하여 한글의 변천사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요. 실록과 논문 자료에 근거한 이야기 구성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읽힙니다.
<한글 활자의 탄생(1820-1945)>
활자의 역사란 곧 인쇄의 역사입니다. 한글이라는 문자가 어떻게 활자화 되었고 어떤 매체들에 어떤 방식으로 인쇄되었는지를 알아본다면, 한글이 시대적·사회적 변화 속에서 기능해온 모습과 그에 따른 한글 사용 문화사를 가늠해볼 수 있겠죠. 저자는 한글 활자의 원형과 계보를 찾기 위해 12년간 40여 개국을 방문하여 관련 자료들을 수집, 검증했다고 하는데요. 실증적인 만큼 다소 딱딱하게 읽힐 수도 있겠지만, 한글 문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시선과 더불어 동서양의 인쇄 역사를 공부하는 기회가 될 듯합니다.
<훈민정음과 세종대왕 –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 35>
어린이들의 한글 역사 이해를 위해 만들어진 책이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습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구성과 역사적 사건들이 성인 독자의 몰입도 역시 높여주거든요. KBS 1TV 교양 프로그램 <역사스페셜>의 작가가 쓴 책답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읽다 보면 부모의 한글 역사 지식도 쑥쑥 올라갈 것 같네요. 한글날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읽어본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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