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자극! 여심저격! 요즘 핫한 서울 만화카페
과거 어느 동네에나 하나씩 있던 만화방 기억하세요? 엄마 몰래 동네 만화방에 들어가 천계영, 이현세, 허영만, 황미나, 이미라 등의 만화책을 읽으며 밤새 울고 웃던 시절.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만화도 스마트폰으로 보는 시대가 되었는데요. 언젠가부터 만화방을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쉬웠어요. 그런데 요즘 과거 만화방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는데요, 덕후들의 아지트이자 새로운 데이트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의 만화카페를 효블지기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금요일 저녁, 대학가에 위치한 한 만화카페를 찾았습니다. 요즘 홍대, 건대, 강남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 만화카페가 속속들이 생기고 있는데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어 주말이면 가고 싶어도 엄두가 안 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제가 간 날도 들어갈 땐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퇴근시간쯤 되자 카운터가 붐빌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어요. 만화카페는 대부분 요금과 이용방식이 비슷하지만 주인의 취향에 따라 내부 컨셉이 조금씩 다른데요. 한 번 구경해 볼까요?
이용팁! 만화카페, 처음이세요?
제가 찾아간 건대 ‘코믹스 팩토리’는 ‘내 집처럼 편안한 만화카페’를 표방한 아늑한 곳이었는데요. 처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용방법을 적어놓은 입간판이 눈에 띄었어요.
STEP1. 신발은 벗어서 사물함에 넣고, 슬리퍼로 갈아 신어요.
STEP2. 카운터로 가서 카드를 받고 입장해요.
STEP3. 음료 및 식사를 주문할 때는 카드를 제시합니다. 계산은 후불.
STEP4. 원하는 곳에 가서, 원하는 만화책을 골라 봅니다.
STEP5. 원하는 시간만큼 있다가 계산을 하고 퇴장하세요.
이용 요금은 1시간에 2400원. 추가 10분당 400원이예요. 실속 있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팩 요금제도 준비되어 있으니 한 번 살펴보세요. 더불어 장시간 머무는 손님을 위한 요금제도 마련되어 있으니 만화를 사랑하는 덕후라면 하루 날 잡고 방문하는 것도 좋겠죠?
저도 슬리퍼로 갈아 신고 카운터로 가서 카드를 받았어요. 카드에는 와이파이를 위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친절하게 기재돼 있어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사용하기에도 불편이 없겠더라고요. 실제로 만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트북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답니다.
카드를 받아들고 실내를 휙 둘러보니 마치 북카페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환하고 깨끗한 실내 곳곳에 앉은 여대생들이 만화책에 푹 빠져 있더라고요. 놀라운 것은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다는 사실. 원래 만화방은 당구장과 같이 남자들의 아지트라는 인식이 강했거든요. 만화카페는 만화책만 보는 공간이 아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깔끔한 휴식공간으로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어요.
만화방은 ‘남자들의 아지트’라는 생각은 그만,
깔끔한 휴식 공간으로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어요.
향수를 자극하는 나만의 아지트
효블지기는 마치 이곳이 우리 집인 냥 아늑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 곳곳에 주인의 취향이 돋보이는 피규어들이 꽤 많았는데요. 이런 장식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것은 두세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었는데요. 마치 어릴 때 숨어들곤 했던 다락방 같더라고요. 이곳은 평일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복층의 많은 룸들은 모두 사람들로 꽉 찬 상태였어요. 저도 그 공간이 탐났는데 너무 아쉽더라고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편안해 보이는 소파 한 쪽에 자리를 잡았어요.
다락방 같은 작은 공간은 만화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제 슬슬 만화책 한 번 구경해 볼까요? 순정만화부터 소년만화, 웹툰까지 카테고리 별로 만화책을 구분해 놓아 많은 책더미 속에서도 원하는 책을 찾기가 한결 수월했어요. 많지는 않지만 그래픽노블, 잡지, 그리고 일반 책도 곳곳에 구비되어 있어 꼭 만화책을 즐기지 않더라도 할 것이 아주 많은 놀이공간이었어요.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책장 속에서 저도 만화책 한 권을 골라보았는데요. 요즘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이에요.
앗, 제가 책을 고르는 사이 룸이 하나 비었네요. 다른 사람들이 만화책에 빠져 눈치 채지 못한 사이 재빨리 다락방을 차지했어요. 다리를 쭉 펴고 쿠션에 몸을 기대니 아, 이런 게 바로 천국이구나 싶더라고요. 음료를 하나 시켜 마시면서 만화책을 한 권, 두 권 읽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요. 나가기가 아쉬워 한 시간 더 있기로 했어요.
실내는 대체로 따뜻하지만 혹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있다면 담요도 빌려준다고 하니 걱정 마세요. 독서에 몰두하다 배가 고프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식사도 할 수 있어요. 또 룸마다 콘센트도 있고 와이파이도 빵빵해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답니다. 주말에는 새벽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여기서 밤 새야겠어요.
‘만화 카페’ 어디까지 가 봤니?
오늘 제가 다녀온 곳 말고도 지역 곳곳에 개성강한 만화카페가 많은데요. 한두 곳 더 소개해 드릴게요.
만화카페가 많지 않던 시절 상수동에서 시작해 현재는 망원동에 위치한 ‘망원만방’. 오래된 세월동안 한 권 두 권 쌓인 만화책이 지금은 자그마치 2만여 권이 넘는다는데요. 평일에는 만 원에 이 모든 만화책을 하루 종일 질리도록 볼 수 있다는 사실. 간혹 열리는 만화가의 사인회나 수업 덕분에 문화사랑방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개성 있는 곳이에요. 가수 육중완 때문에 유명해진 근처 망원시장의 먹거리를 간식으로 팔고 있어 지역 경제 살리기에도 일조하고 있는 착한 만화방이랍니다.
망원만방 / 출처: 망원만방 페이스북
망원만방이 오래된 터줏대감 같은 느낌이라면 홍대 ‘놀숲’과 신사역 ‘섬’은 떠오르는 신예인데요. 문을 연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미 블로거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지방까지 입소문이 난 곳들이에요. 대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놀숲과 파랗고 하얀 인테리어로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섬은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해요.
만화카페 섬 / 출처: 만화카페 섬 페이스북
직접 다녀온 만화카페는 만화책을 보며 낄낄거리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만화방을 들락거리던 직장인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대학생들에게는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아늑한 공간이었어요.
심심하고 추운 겨울, 따뜻하고 쾌적한 만화카페에서 추억의 만화 한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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