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히어로] 나이론폴리에스터원사PU PET중합1팀 김규범 사원

2015. 12. 11. 07:00




매사 계산기부터 두드리는 요즘 세상에 정의가 우선이라며, 사람이 중요하다며, 책임감이 생명이라며 바보같이 살기를 자처하는 이가 있습니다. 강도 3명을 용감하게 무찌른 이 시대의 영웅 김규범 사원. 그를 보니 그런 삶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규범 씨, 왜 그렇게 삽니까?


2015년 9월 2일 밤, 울산 울주군에서 갑작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졌다. 쫓기는 자는 10대 강도 3명, 쫓는 자는 나이론폴리에스터원사PU PET중합1팀 김규범 사원. 강도들은 그가 한 손 간격으로 거리를 좁히자 길가에 금고를 버리고 달아났다.


그 뒤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요즘 10대를 잘못 건드렸다가 큰일당하는 건 시간문제. ‘금고를 되찾은 김규범 사원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했다’ 정도가 이야기의 마무리이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보복을 두려워하는 사나이가 아니었다. 옳다고 생각한 건 바로 실천하는 강직한 성품이기에, 10대 강도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깨닫도록 해주어야 했다. 생각을 정리한 그는 망설임 없이 재추격을 시작했다. 인근을 샅샅이 뒤진 끝에 2명을 잡았고 무사히 경찰에 인계했다. 실로 대단한 행동력이자 끈기, 다른 이가 들으면 혀를 내두를 이 얘기가 김규범 사원에게는 일상이다.


“제 이름으로 신고한 내역을 조회하면 꽤 많이 나올 겁니다. 한번은 싸우는 사람들을 말리다 6명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바람에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죠. 나중에 사과하길래 돈 안 받고 그냥 다 합의해줬습니다.”


이 험한 세상에 정의가 중요하다니, 다른 이의 마음이 우선이라니. 이유가 무얼까?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요


“결국 사람 사는 재미는 서로 품어주는 온기에 있지 않겠어요. 잘못된 건 바로잡되, 반성하면 보듬어주고 그렇게 살면 좋겠죠.”


원리원칙은 고수하지만 사람 사이니까 결국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런 그의 원칙은 1991년 우리회사에 입사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특히 업무에 있어 잘못된 걸 바로잡는 건 스스로에게도 예외가 없었다. 최고를 지향하는 효성에서 일하려면 한 건의 업무 실수도 있으면 안 된다는 게 스스로 지운 과제였다. 공정을 모두 파악해야 어떤 사태가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기에 홀로 각 라인의 도면을 수십 장 그려보며 공부했다. 원리를 파악하니 일은 점점 재미있어지고, 그가 맡은 파트는 무사고라는 든든한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한 건의 사고 뒤에는 방심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철두철미한 자세로 무사고 타이틀을 지켜내고자 합니다.”


타인을 보듬듯 자신도 보듬으면 좋으련만, 주말엔 국제봉사단체인 라이온스클럽의 일원으로 또 봉사활동을 간단다. 표창을 받을 정도로 열의 넘치게 활동하는 그를 보니 ‘사람답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싶다. 퍽퍽한 우리 세상에 히어로는 배트맨도 슈퍼맨도 아닌 ‘김규범’이 아닐까.



글 | 진현영

사진 | 안현지(Day40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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