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osung Blogger] 모모리의 여행이야기 (4)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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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 중에 한비야씨가 있습니다.
오지여행가로서의 한비야말고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서의 한비야 말입니다. 그녀가 쓴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나옵니다.

그녀가 동아프리카 케냐와 소말리아 국경 근처의 구호캠프에서 대규모 가뭄 긴급구호 활동을 하고 있을 때 그곳의 이동 병원에서 40대 중반의 케냐인 안과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 안과 의사는 대통령도 만나려면 며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의사였고, 그곳은 전염성 풍토병과 악성 안질이 창궐하는 곳이었습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라는 한비야씨의 물음에 케냐 안과 의사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고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죠.”







그 책을 읽을 당시 제가 가지고 다니던 프랭클린 다이어리 뒷면의 ‘3년에서 5년 사이의 중기 계획’란에는 ‘세계 여행하기’라는 여섯 글자가 굵은 펜으로 적혀 있었지만, 그건 단순히 ‘꿈’에 불과했습니다. 긴 시간 여행을 떠나기에는 제가 지고 있는 일상의 짐들은 꽤나 무거웠고 그것들을 일시적이나마 버리기엔 아깝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번쯤, 일생에서 한번쯤은 ‘오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열정은 제 안에 있었고, 그것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한다는 것만은 분명했죠. 그래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결심했습니다. 떠나자!

여행이 주는 매력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 매력 중에 한 가지는 일상에선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일 겁니다. 요가에 흠뻑 빠져 몇 년째 인도에서 요가 수행을 하고 있는 서양인을 만났습니다. 티벳 난민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 보호에 앞장서는 이도 만났고 보이차에 심취한 사람도 보았습니다. 서로 다른 생김새와 관심사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아마도 ‘열정’,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어쩌면 이들이 보여줬던 웃음은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죠’라던 케냐인 안과 의사의 웃음을 닮았을지도 모르지요.

2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일 년 넘게 돌아다닌 것을 들은 제 주변 사람들은 말합니다.
‘아이고, 나는 누가 나한테 돈 주면서 그렇게 여행하라고 해도 그런 고생은 못하겠다!’
손사래를 치는 것도 잊지 않지요. 저요? 저는 ‘다시금 일생에서 한번쯤’ 이러면서 호시탐탐 ‘장기 여행’을 꿈꾸고 있지요. 여전히 ‘오랜 여행’이란 건 제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냥 좋아하는 일이라 얘기해도 좋고요.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가 내 주변에만 관심을 쏟느라 정작 내 자신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 또는 시간을 자신을 위해, 자신을 가슴 뛰게 하는 그 무엇을 위해 써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자신의 굴레 밖으로 행군하라’를 실천해 보는 나 그리고 그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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