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人 탐구생활] 선택과 집중으로 일군 구매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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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흥공장 구매부, 선택과 집중으로 일군 구매 혁신

 


흩어진 구매 업무 통합, 자부심을 높이다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의 심상룡 부장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의 심상룡 부장. 구매 혁신을 위해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불철주야 달려온 그는 더 나은 결실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변화에 익숙한 이는 없습니다. 익숙한 조직을 개편하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잡음과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합니다.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혁신을 택했습니다. 그 시작은 업무 통합이었습니다. 대동소이한 구매 업무가 경영기획실 내 구매부와 각 사업부 업무과(4개)로 분산돼 구매력(Buying Power) 약화를 초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일한 품목일 경우 한 명의 구매 담당자가 내•외자 구매 가격을 동시에 검토해야 경쟁력 있는 공급선을 가려낼 수 있는데, 이원화돼 있다 보니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었습니다. 또 각 사업부나 업무과 사이에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동일 품목의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어 문제였지요.”



당연하게만 여기던 문제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



당연하게만 여기던 문제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 첫 단계는 이처럼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문제가 보이니 해결책도 따라왔습니다. 일단 구매 업무를 통합하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실무 차원에서는 구매가 내부 조직에서 외부 조직으로 변경됨에 따른 의사결정 지연과 생산 부서와의 긴밀한 협조관계 약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조직이 변경되는 업무과 직원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비법인 ‘소통’이 해법으로 나왔습니다. 아무리 좋은 혁신도 독단적으로 이끌면 멀리 갈 수 없기에 내부의 목소리를 들으며 점진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해나간 것입니다.


 “급격한 변화에 따른 저항감을 불식하기 위해 초반에는 기존의 사업부별 업무를 병행해갔어요. 혹시 모를 업무 착오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산부의 불안감에 대응해 긴급한 업무나 협의사항이 발생하면 담당 직원이 생산부를 직접 방문하는 현장 밀착 지원으로 신뢰를 주었지요.” 


현재 중국 가흥공장의 구매 관련 업무는 17명의 조직으로 개편된 구매부에서 통합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거래선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구매부는 이제 단순한 조달 조직이 아닌 원가절감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이익 창출 조직으로 변모했습니다. 조직이 변하자 처음엔 불안해하던 구성원들도 스스로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조직원 모두가 자신이 담당한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고 구매 전문가로서 역량을 높이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스마트한 혁신, 구매 경쟁력을 높이다

 


 제1원칙은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하라’였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으로 ‘선택과 집중’을 택했습니다.



조직 개선으로 워크 스마트의 발판을 다졌다면 구체적인 업무 개선으로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제1원칙은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하라’였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으로 ‘선택과 집중’을 택했습니다. 


“통합 구매부가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품목 수가 3,000개가 넘는 소모품 구매 업무를 효율화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공정 소모품은 생산 활동에 꼭 필요하지만 건당 구매 금액이 적고 품목이 많아 구매력이 없어요. 때문에 가격을 인하하기도 어려운 부분이죠.  이런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매 대행(MRO)을 도입해 품을 줄이고, 대신 신규 공급선 발굴, 원가절감 등 구매부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습니다.”


여기에도 넘어야 할 산은 있었습니다. 구매 대행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3,000개가 넘는 품목의 규격을 일일이 확인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한 문서 작업부터 해야 했고, 대체 공급선에 문제가 없는지 더 유심히 확인해야 했기에 초기 6개월 동안은 오히려 일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구매부원 모두 구매 대행을 도입한 후의 성과와 효율성을 이해하고 따라주었기에 힘든 고비를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는 스마트한 혁신으로 원가절감을 일궜다. 효성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이들의 웃음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는 스마트한 혁신으로 원가절감을 일궜다. 효성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이들의 웃음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다.>



“구매 대행으로 비효율을 제거한 후 직원들의 역량을 자연스레 신규 공급선을 발굴하는 데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그 동안 고착돼 있던 공급선에 신규 거래선을 추가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여러 회사의 단가를 면밀히 비교해 낭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거래선의 이원화로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구매 단가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도 또 하나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지요.” 


구매부의 스마트한 혁신을 주도한 심상룡 부장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경쟁력 있는 공급선 발굴의 기회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다며 구매부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의 혁신이 중국법인만의 원가절감으로 그치지 않고 전 세계 효성 공장의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스마트하게 달릴 것이라 다짐하는 이들. 조만간 중국 가흥공장이 효성 원가절감의 베이스 기지가 되리라는 기대가 듭니다. 



강현숙(자유기고가)  사진 중국 가흥공장 구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