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진담: 취업과 연애의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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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보고 열심히 달려가지만 점점 더 어려워져만 가는 목표에 조바심이 나고, 근심과 걱정이 쌓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주변의 조언과 격려, 그리고 응원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런 답답한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싶을 때가 많은데요. 사회인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할 성장통을 조금 먼저 겪은 선배라면 이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줄 것 같습니다.


어느 쌀쌀한 가을 밤, 절친한 선배와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고민과 푸념을 털어놓아 봅니다.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보고, 듣고, 겪었던 선배의 경험담을 듣노라면 크게 공감도 가고, 위로도 되며,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용기와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취업준비생을 위한 솔직한 이야기, 선배와의 취준진담! 51기 효성인이 취업 준비 할 때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조언을 연애에 빗대어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 이 콘텐츠는 산업자재PG Technical Yarn PU Safety Textile 영업팀 황유석 사원의 기고를 바탕으로 발행하였습니다.




 취업은 결국 연애다?!



 


정말 오랜만에 소개팅이 하나 들어왔다. 명문대에서 독어독문학과를 전공하고 있으며, 적당한 키에 귀여운 얼굴, 호탕한 성격, 나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연하. 내 이상형과 정확히 일치하는 이런 여자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좋은 순간도 잠시, 불현듯 ‘내가 이 여자분과 잘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친다. 소개팅을 많이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소개팅에서 잘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물론 내가 키 크고 몸 좋고 잘 생겼으며, 탈 인간 급의 스펙과 능력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며, 화려한 언변과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을 어마어마한 재산까지 다 가졌다면 굳이 소개팅에 나가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여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딱히 특별한 스펙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다.



위 글은 저의 실제 경험담입니다. 위 글의 주어를 다음과 같이 바꿔서 다시 한 번 읽어보시죠.



소개팅 → 취업 / 학벌과 외모와 성격과 나이 모든 조건이 맞는 여자  본인이 원하는 회사 / 외모, 재력, 언변, 재산 다 가진 자  학점, 어학, 높은 IQ, 훌륭한 면접실력까지 모두 갖춘 자



다시 읽어보니, 취업과 연애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취업과 연애는 참 닮은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처음 연결고리가 생기고, 궁금증이 생기고, 나의 미래에 대입하게 되는 순서나 상황이 말이죠.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도 똑 닮아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취업과 연애의 평행이론을 증명해보겠습니다. 




 첫째! 실패, 할 수도 있다. (Feat. 첫 술에 배부르랴)


소개팅 한 번에 연애를 성공하기란 쉽지 않죠. 제가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도 상대방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상대방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해도 제가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취업도 똑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회사가 저와는 맞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고, 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회사가 의외로 저를 원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인간 관계에서 “Yes”를 하는 경우에는 한마디면 되지만 거절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에 말이 길어지게 되죠. 회사로부터 “귀하의 역량은 우수하나… 제한된 인원만을 선발해야 하는.. 귀하를 선발할 수 없게 되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는 연락을 받을 때 드는 패배감과 좌절감, 저 역시 수십 번 맞이해 보았죠. 



 이 사원증을 목에 걸기까지, 저 또한 수많은 좌절을 겪었습니다.



한 번에 양측의 마음이 같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아요. 그러니 실패를 해도 ‘나와 인연이 아니구나’ 하며 넘길 줄 아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나의 인연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급한 마음도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거에요. 앞으로는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 회사는 나와 맞지 않는 곳이라서 들어갔어도 금방 퇴사했을 거야!’




 둘째! 취업도 소개팅도 ‘다다익선’


얼마 전에 예비군훈련을 갔는데 소총으로 다섯 발을 쏠 기회를 주더군요. 다섯 발 중 표적지를 얼마나 맞혔을까요? 단 한 발도 표적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만약 5발이 아니라 50발, 100발, 200발의 사격을 했다면 적어도 몇 개는 표적지 안에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통계학적으로 같은 확률일 때 전체 표본의 수(n)가 많아야 특정 조건에 해당되는 표본의 수(r)가 많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잖아요. 한 번의 소개팅 후의 성공확률과 백 번의 소개팅 후의 성공확률은 차이가 있듯 취업도 비슷해요. 한 곳에 이력서를 넣는 것과 백 곳에 이력서를 넣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만약 탈락하더라도, 이 과정은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자기소개서 쓰는 연습을 할 수 있고, 인적성시험을 많이 볼수록 시험에 대한 요령이 생기고, 면접을 많이 볼수록 다양한 면접 유형과 면접관 스타일에 대응하는 요령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다른 회사나 업무도 지원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업무와 직접 겪는 업무는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더욱 다양한 업무를 맡을 수 있으니까요. 첫 인상이 좋지 않았다고 해도 두 번째 만남에서는 다른 인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연애이듯 취업 또한 처음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회사가 본인이 정말로 찾던 회사일 지도 모르는 거니깐요. 그러니 첫 인상만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두 번, 혹은 세 번 알아가다 보면 여러분의 취업 가능성 또한 높아질 거예요.


감히 말씀 드리자면 “그 회사를 갈지 안 갈지는 최종 합격한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셋째!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이성을 볼 때 취향이나 관점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잖아요. 귀여운 외모를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고 해도 ‘귀여움’의 관점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듯 말이죠. 취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구는 학점이 좋으나 영어점수가 낮고, 누구는 영어가 원어민 수준이지만 인적성마다 낙방하고, 누구는 모든 스펙이 완벽하지만 면접마다 떨어져서 고생을 합니다. 사람은 상대적으로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이 다를 뿐이지 전체적인 능력 밸런스의 총합은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각자 자신의 능력치를 인정해주고 받아줄 회사를 찾는 과정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취업인 것이죠.



제가 여기에 앉아 일을 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는 셰익스피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며, 졸업평점도 지극히 평범한 수준입니다. 주중에는 학업을 하고 주말에는 일을 하느라 공모전, 인턴, 봉사활동, 어학연수 등의 대외활동도 전무했는데, 나이도 다른 취준생에 비해 많은 편이었죠. 현재 종사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었습니다. 이런 제가 취업이 되었으니 누구든지 취업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내가 어떤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모든 회사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에요. 회사마다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가지고 있고, 선호하는 인재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키워 어필한다면 여러분의 가치를 발견해 줄 회사는 분명히 있을 거예요.




 넷째!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라


소개팅 날짜가 다가오면 우리는 신경 쓸 일이 많아집니다. 어떤 옷을 입을지, 머리는 어떻게 해야 좋은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등등이요.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데, 취업에 있어서도 참 신경 쓸 것이 많아요. 소위 ‘스펙’이라고 거론되는 것들 말이죠. 


그런데 또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고도 하고, 스펙 좋은 친구들도 취업을 못 하는 현실을 보며 이런 준비들까지 굳이 해야 하나 싶기도 하죠? 저 역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블라인드 채용이나 소위 ‘탈(脫)스펙’을 지향하는 것은 의미 없는 차별을 지양하기 위함이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를 지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스펙’이라는 이름에 얽매이기 보다는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강점을 알고,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분명 회사에서 알아봐줄 거예요.




 다섯째! 끝까지 경계하라





분명 ‘썸’이라고 생각했는데 연락이 끊겨버리는 것처럼 취업도 ‘됐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도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서류 통과, 시험, 면접 등 여러 번의 절차가 있는 취업의 문 앞에서 ‘다 됐다’며 안도를 하거나 자만심을 가졌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는 분도 많거든요.


제 지인 중에서도 작년에 40개 회사에 지원하여 인문계에서는 경이로운 수준인 70%의 서류합격률을 보였습니다. 인적성시험도 상당히 많이 통과했죠.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 최종면접을 보게 된 즈음에는 마치 본인이 그 곳에 취업이라도 한 듯 자신만만해 하더라고요. 그 때만 해도 그 친구가 매우 부러웠는데, 결국 마지막 허들은 모두 넘지 못하고 현재도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끝까지 긴장하고 경계하며 겸손함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마음가짐이란 게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행동이나 말투에서 모두 보여진다는 사실, 꼭 명심하세요.




 


저의 글이 취업을 위해 열심히 애 쓰시는 분들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도 취업준비를 할 때 직장 다니던 형들이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주곤 했는데 귀에 잘 안 들어왔거든요.


취업준비는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 같아요. 이미 충분한 실패를 겪은 것만 같은데 여전히 실패를 겪고 있고, 얼마나 더 많은 실패가 남아있을 지 걱정도 되고, 힘이 들기도 할 텐데요. 이럴 때 일수록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당당히 신입사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이런 경험이 모든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의 경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그 때 즈음에 하는 고민들은 대개 비슷할 것입니다. 단 한 분이라도 저의 취준진담을 읽고 격려를 얻었다면 저로서는 아주 큰 보람입니다. 모두들 원하는 곳에 취업하시기를 기원할게요!



후배님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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