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부탁해] 작사, 작곡, 드럼까지! 효성의 만능 엔터테이너 황호빈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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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패턴 안에 갇혀버렸을 거에요” 

음악공부를 전문적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뻔 하지 않았겠냐는 효블지기의 질문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정보통신 PG 황호빈 대리.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었기에 “오히려 다행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본인이 걸어온 음악적 길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느껴졌는데요. 인터뷰를 진행하며 ‘스토리’에 대한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하였습니다. 


드럼을 계기로 알게 된 락(Rock)의 매력, 그리고 홍대 인디밴드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활짝 웃는 얼굴이 그려내는 눈웃음만큼이나 매력적인 황호빈 대리만의 스토리 속으로 떠나 보실까요?



  우연히 배운 드럼, 홍대에서의 3년 


대학시절 우연히 배운 드럼을 통해 락(Rock)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다는 황호빈 대리. 이 길을 파고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을 휴학하고 3년동안 홍대에서 인디밴드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요. 일주일에 평균 2회의 공연을 하며, 드럼뿐 아니라 작사 작곡에까지 매진하며 열심히 준비하였건만. 대학가요제 출전은 무마되고 밴드활동은 성과가 없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대리님.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노틸러스 효성 구미공장 관리 팀에서 일하고 있는 황호빈 대리라고 합니다. 인사노무를 담당하고 있고요. 그 중에서도 교육, GWP를 주 업무로 하고 있답니다.



Q. 락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원래는 락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저 시끄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대학교 1학년때 학교 선배에게 우연히 드럼을 배우게 되었어요.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드럼을 치다 보면 드럼의 비트를 들어야 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락을 들었고, 그렇게 점점 락음악의 패턴을 읽게 된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들린다고… 배우면 배울수록 점점 더 락의 심오함을 깨닫게 된 거죠. 


Q. 작사 작곡 드럼까지 3가지를 다 하시는 거에요? 그 중 어떤 것이 주종목인가요?

A. 예를 들어 밴드인원이 5명이면 작사․작곡 하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모두가 함께 작사, 작곡, 의상 컨셉, 무대 구성 등 다 하게 되어있으니 이것이 메인이다 라고 말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밴드는 사실 개개인의 실력보다 마음이 맞는 것이 중요해요. 하나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합이 잘 이루어지는가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Q. 홍대에서의 인디밴드 활동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그때 당시는 ‘이 길로 가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대학교 휴학 후 3년 동안 음악만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애초에는 홍대 인디밴드 활동까지는 생각지 않고 있었어요. 그냥 학교 동아리 활동 수준에서 만족하며 지냈었죠. 그러던 와중에 대학가요제를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서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해보자 하고 시작했던 거였어요. 

그런데도 운명의 장난인지 대학가요제는 결국 못나갔어요. 기타 치는 친구가 ‘○○예술대’를 나왔는데 그 당시 그 학교는 증명서상 대학교가 아닌 학원 개념의 시설이었던 거에요. 정작 그 학교를 다니던 본인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더군요(웃음). 그래서 연습 다~ 해놓고 대학가요제는 정작 못나갔었습니다. 


  

황호빈 대리의 드럼 연주 모습


Q. 인디밴드 이름이 뭐였어요?

A. 프리펀치(Free Punch)요. 그 당시 프리허그(Free Hug: 길거리에서 Free Hug라는 피켓을 들고 기다리다가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오는 불특정 사람을 안아주는 행위)가 유행할 때였는데요. 우리는 “대신 맞아주겠다”는 의미로 프리펀치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Q. 어떤 계기로 인디밴드 활동을 접으셨어요?

A. 그렇게 되게끔 자연스럽게 상황이 조성되었던 것 같아요. 우선은 밴드 성과가 생각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고요, 멤버들이 졸업준비 등으로 각자의 생활에 점점 바빠졌죠. 그러다 보니 저 역시 이대로 더 지체하다가는 좋아하는 음악도 안되고, 기본적인 취직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밴드 활동을 딱 접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Q. 음악공부를 따로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은?

A. 오히려 배우지 않아서 창작활동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론적으로 무엇을 배웠다면 패턴 안에 갇혔을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작사작곡을 아예 시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출 수 없는 그의 끼, 열정 


“활동명은 카파드에요. 카파드가 무슨 뜻이냐고요? 한번 맞춰보세요 ㅎㅎㅎ 좋아하는 장르는 ‘이모코어’, 좋아하는 밴드는 ‘스토리 오브 더 이어’, 요즘 좋아하는 노래는 러블리즈의 ‘Ah-Choo’와 트와이스의 ‘Cheer Up’입니다. 특히나 ‘Ah-Choo’는 정말 작사 작곡적인 측면에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아이돌 노래들도 완성도가 높다며 눈을 반짝이는 황호빈 대리에게서 끼와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Q. 재능의 원천? 부모님께도 영향을 받았나요.

A. 전혀 안 받았어요. 제가 약간 가족 중에 돌연변이 같아요. ㅎㅎㅎ 잠재되어 있던… 발현되지 않던 열성 유전자가 저에게 작용하고 있지 않을까요?


Q. 재능은 언제부터 발현되었던 것 같아요?

A. 음악자체는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산 CD가 뭔지 아세요? 웃지 마세요. ㅋㅋㅋ 바로 <라이온킹> OST에요. 그 중 ‘Circle of Life’라는 곡이 저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쇼킹하게 다가왔습니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교 1학년 남학생에게 아프리카 토속 사운드와 자연의 섭리에 대한 가사가 얼마나 큰 깨달음으로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황호빈 대리의 밴드 공연 모습


Q. 구미에 와서 시작한 밴드 ‘피스마켓’,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한번 밴드를 접었던 경험 때문에 밴드를 다시 만들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구미에 오니 회사 사람들 외에는 친구도 없고 정말 할게 없더군요. 그래서 여기서 나만의 커뮤니티를 조성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첨엔 직장인 밴드를 들어갔었어요. 그러다가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자연스레 ‘피스마켓’을 결성하게 되었죠. 하지만 멤버들 모두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 시간을 내서 활동해야 했기에 지금은 실질적인 대외 활동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음악 작업은 하고 있어요. 활동을 안하고 있을 뿐이죠. 


Q. 피스마켓의 활동명이 ‘카파드_HB’에요. 무슨 뜻이에요?

A. HB는 호빈의 약자이고요. 카파드의 의미는 이야기 하면 다들 웃던데…ㅋㅋㅋ 어감은 굉장히 멋지고 있어 보이지 않나요? 카파드의 의미는요, “카리스마 파워 드럼” 이에요 (우와~ 모두 웃음)

 

황호빈 대리의 밴드 공연 모습


Q. 공연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피스마켓 활동할때. 수성못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날이었어요. 기타 치는 친구가 기타를 몸에 멘 상태에서 빙글~ 돌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기타가 몸을 한 바퀴 빙 돌면 기타를 멋지게 잡고 다시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거죠. 그런데 돌리는 순간 기타 끈이 끊어져서 드럼을 치고 있는 저한테 기타가 뱅뱅 돌며 날라오는 것이 아니겠어요? 얼마나 놀랬던지. 저도 사실 대학교때는 드럼 열정적으로 치다가 스틱을 여러 번 날려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ㅎㅎ 


The Peace Market - <그냥 걸었어> 티저 영상


Q. 평소 즐겨 듣는 노래 혹은 가수가 있나요?? 

A. 좋아하는 장르는 ‘Emocore(이모코어: Emotional + Hardcore의 합성어)’입니다. Alternative의 한 장르인데요, 멜로디가 있으면서 하드코어적인 사운드가 특징이에요. 우리나라 음악과 비유하자면 해피엔드(Heffy End), 라이브와이어(Live Wire)가 수록되어 있는 서태지 7집 앨범이 대표적이에요.

최근까지 좋아했던 아티스트는 ‘스토리 오브 더 이어(Story Of The Year)’ 라는 미국 밴드에요. 저는개인적으로 스토리 오브 더 이어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음악 자체도 좋고 퍼포먼스도 파격적이에요.

요즘 좋아하는 노래는 러블리즈의 ‘Ah-Choo(아츄)’라는 곡이에요. 작사․작곡적인 측면에서 수작이라고 생각해요. 찾아보니 윤상씨가 작사, 작곡을 했더라고요. 멜로디의 변조 진행이 많은데, 그것이 아름답게 잘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해요. 가사도 굉장히 시적이고요. ‘널 보면 재채기가 나온’다는 것으로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사랑을 너무 잘 표현했어요. 그리고 또 최근에 가장 많이 듣는 노래는 트와이스의 ‘Cheer Up’입니다. 왜 좋냐고요? 그냥 좋아요



  재능,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다


그는 밴드의 드러머이기 이전에, GWP(Great Work Place: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좋은 일터를 만드는 데에 음악 활동이 큰 도움이 된다는데요, 특히 GWP 업무에 꼭 필요한 '스토리텔링' 방법을 음악 활동에서 배운다고 하네요.



Q. 교육, GWP 중점 업무를 하고 계신데요, 음악활동이 업무에 도움이 되나요?

A.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됩니다. 이쪽 업계가 제조업 기반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생산성에 대한 이공계적인 고민과 노력은 굉장히 많지만, 인문학 기반의 인사쪽 업무에는 기존의 해왔던 방식과 이전의 자료가 없었어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음악활동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앨범을 만들 때 수록 곡의 순서를 막 정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첫 곡에서는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곡을 놓고, 그 다음 곡은 첫 곡의 스토리와 연결되는 대중적인 곡을 놓고… 이런 식으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내거든요. GWP도 해마다 체계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한데 앨범 작업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Q. 사내밴드인 ‘효음’ 활동도 하고 계신데. GWP 업무의 연장선상 인가요?

A. GWP 때문에 밴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요. 오히려 ‘효음’ 활동을 GWP에 접목 시킬 방법이없나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Q. 사내밴드 ‘효음’에 대해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모두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 솔직히 많이 놀랬어요. 말로만 ‘한번 해볼까?’가 아니더라고요. ‘효음’ 활동은 업무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일당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도 시간을 내서 열심히 하려고 하십니다. 어떻게 해서든 본인들이 갖고 있는 이상의 것을 뽑아 내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제가 더 도와드리고 싶고요, 더 좋은 사운드를 함께 만들어 감에 있어서 오히려 저에게 동기부여를 주시는 분들이에요.  



Q. 작사, 작곡, 드럼 세가지를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면 누구에게 추천해주시겠어요?

A. 작사는 검토, 퇴고 등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꼼꼼함을 기르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작곡은 반대로 즉흥성과 감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므로 고민을 너무 많이 해서 정작 일을 진척시키지 못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드럼은 모든 팀장님과 리더들을 위한 악기에요. 밴드에서 리더를 해보니 그 고충을 알아요. 일단 조율이 안되거든요.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였고, 성격도 다 다르고, 맡은 파트에 대한 자부심도 커서 조율을 하는 것이 힘들어요. 그런데 또 웃긴 것이 조율을 해준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리더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제가 많이 이해하는 편이에요. 


드럼은 비유하자면 사람에겐 허리, 나무에겐 뿌리와 같은 존재에요. 기초뼈대로써 드럼은 다른 악기를 따라가지 않아요. 다른 악기들이 오히려 드럼을 따라가죠. 그렇다고 해서 드럼이 멜로디를 진행시키는 것은 또 아니에요. 좀 어렵나요? 역할적인 측면에서 리더들이 드럼이라는 악기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면 리더 역할을 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내 스타일? 카파드 스타일이라니까~


우연히 접한 드럼이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2의 U2와 라디오헤드를 꿈꾸기도 합니다. 영감을 얻으면 밤을 새더라도 끝까지 곡을 완성하고, 음악을 향한 재미와 순수성을 찾는 그의 스타일은 그야말로 '카파드' 스타일입니다.




Q. 음악 연습은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A. 재즈 클래식 펑키 힙합 가요 등 장르를 안 가리고 많이 들어요. 많이 듣고, 가능하면 그것을 많이 카피 해보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실질적으로 내 손으로 연습하다 보면 장르의 패턴적인 것들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더라고요. 


Q. 곡을 일주일에 몇 번 쓰시나요?

A. 혹시 그런 경험 있으세요? 잠들기 직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 저 역시 잠들기 직전에 갑자기 악상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한 부분이 아니라 완성된 곡이 떠오르는 날이 있어요. 그렇게 영감을 얻는 날에는 자다 말고 일어나서 밤을 새더라도 끝까지 곡을 써요. 그냥 자버리면 다음날 생각이 안 나거든요. 


황호빈 대리의 방 – 이곳에서 곡 작업을 진행한다.

"드럼은 다 팔고. 인테리어 용으로 작은북만 남겨 놨어요 이쪽에 작은북, 마이크, 방음장치, 키보드, 모니터스피커, 의자에 가려져있는 기타, 그리고 오디오인터페이스 있어요"


Q. 닮고 싶은 밴드가 있나요?

A. 유투(U2)요. 음악이 아니라 행보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기부활동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약자를 위한 활동을 펼치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효성도 그룹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하고 있고 저 역시 관심이 굉장히 많아서 유투를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라디오헤드(Radiohead)가 18년 만에 새 앨범을 냈어요. 돈이 아닌 음악이 좋아 나왔다는 것에서 ‘음악을 향한 재미의 순수성’을 느낄 수 있어 굉장히 좋아 보여요.



Q. 나에게 드럼이란?

A. 어릴 적 로봇 같은 장난감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장래희망으로 과학자를 꿈꾸듯이, 저 역시 처음엔 드럼에 편하게 다가갔는데 결국 드럼이 나에게 열정을 주고, 열심히 달려가게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에게 GWP란?

GWP는 ‘스토리텔링’이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주스에 땀흘려 일하는 농부의 스토리를 입히면 전혀 다른 가치로 탄생하잖아요. GWP도 마찬가지에요. 우리가 하려는 활동에 스토리를 심으면, GWP 업무에 대한 가치가 달라지고, GWP를 대하는 임직원의 태도와 신뢰도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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