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부탁해] “제가 이해해야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죠” 소문난 미대오빠, 박태영 대리
어느 날, 편집팀에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박태영 대리는 고객의 이해를 돕는 제안서를 시각화하여 작성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이었죠.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효블지기, PPT 장표 한 장을 보자 마자 ‘그래, 이 사람이다!’ 라며 안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가 있는 중공업PG 전력PU 신재생에너지팀은 업무의 특성상 신사업을 고객에게 제안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신규 사업이다 보니 정작 고객들은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경우가 많죠. 그러한 고객들에게 박 대리는 백 마디 말보다 PPT 한 장으로 고객을 설득합니다. 그렇다면 박태영 대리가 말하는 PPT 작성의 노하우는 무엇일까요?
“PPT, 그거 뭐 별 거 있나요. 핵심만 잘 잡으면 되지”
“추천을 받고 나오기는 했지만, 분명 저보다 PPT 작업을 잘 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박태영 대리, 입사 후에야 본격적으로 파워포인트 작업을 시작했다는 그이지만, 남다른 재능이 느껴졌는데요,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파워포인트 작업을 해온 그의 작업물을 보고 있자니 역시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효성 블로그 독자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중공업PG 전력PU 신재생에너지팀 박태영 대리입니다. 신사업 제안서 및 사전 영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만드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PPT를 다루는 일이 많은데요, 같은 팀 임홍우 과장님이 제 재능을 좋게 봐주셔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Q. ‘PPT 시각화의 달인’이라는 추천을 받았습니다. PPT, 어디까지 해보셨는지요.
A. 제가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재미 삼아 캐릭터를 만든다거나 하는 편은 아니어서 ‘어디까지’라고 딱 꼬집어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고객에게 저희 제품을 알리는 목적의 제안서 대부분을 해봤다고 보면 되겠네요. 물론 제안서 만들 때 저 혼자만 다 맡아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팀원들과 협력하여 진행합니다.
Q. 대리님만의 아이디어를 도식화 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A. 신규사업을 하다 보니 고객이 저희 제품에 대해 아예 모르기도 하고, 오히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디젤 자동차가 대중화 된 시장에서 전기 자동차를 파는 셈이에요. 지금이야 전기자동차가 어느 정도는 대중화 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굳이 전기자동차를 쓸 필요가 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잖아요. 예전에 없던 제품들이다 보니, 바꿀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결국 고객을 어떻게 이해시키느냐가 상당히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내용의 핵심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제가 이해하면 고객들도 쉽게 이해한다고 가정을 하고 만들거든요, 그리고 그 생각은 대부분 통하는 것 같아요.
내용의 핵심을 파악하는 것, 그것이 아이디어 도식화의 시작이라고 박 대리는 말합니다.
(위 이미지는 박태영 대리가 ESS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물탱크에 빗대어 설명한 것임)
Q. 혹시 그림도 잘 그리시나요?
A.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취미로 조금씩 그리기는 했어요. 아이러니컬하게도 보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요. (웃음) 드래곤볼이나 시티헌터의 캐릭터를 많이 따라 그렸죠. 주위 사람들 얼굴을 그리기도 하고요. 만화를 전공으로 해볼까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요즘은 검도 하는 데에 빠져서 그림은 잘 안 그리지만요.
Q. 그 때 만화를 그리던 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친 건가요?
A. 그럴 지도 모르죠. 그러고 보면 가족 중에 미대 출신이 많아서 그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하하.
박태영 대리가 파워포인트만을 이용해 그린 제품 설명 이미지
Q. 조금 전에 검도에 빠졌다고 말씀하셨는데, 검도나 그림, PPT 모두 집중력을 요한다는 점에서 같은 것 같아요. 혹시 한 번 집중하면 몰입하는 성격이신가요?
A. 그런 편이에요.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빠지는 성격입니다. 일단 한 번 집중하기 시작하면 자리 이동도 잘 안 하는 편이고… 결과물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을 보면 쾌감을 느껴요. 하지만 업무를 할 때는 하고 싶은 것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으니 제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구분하려 하죠.
Q. 대리님만의 PPT 스킬을 익히기까지 들인 시간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4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물론 매일 업무 시간에 PPT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입찰과 같은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에는 하루 종일 PPT에만 매달리기도 합니다.
효성의 소문난 PPT 달인
그는 일단 내용을 채우고 보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스토리라인’에 더 신경 쓴다는데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지 머릿속으로 수 없이 고민한 후, 비로소 마우스를 꺼내 들고 나면 슥슥, 거침이 없어집니다.
Q. 동료의 추천으로 인터뷰를 할 정도면 사내에 대리님의 PPT 능력에 대한 소문이 자자할 것 같습니다. 혹시 동료들이 PPT를 도와달라고 자주 부탁하지는 않는지요.
A. 먼저 부탁하시기 보다는, 주위에 능력이 뛰어나신 분들이 많은데, 가끔 제안서나 소개 자료 등을 만들 때 도식화 하여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시간이 있을 때면 가끔 제가 나서서 만들어 드리기도 합니다.
Q. ‘당신의 재능을 부탁해’에 선정된 재능인들 중 업무와 가장 관련이 있는 재능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재능이 업무에 가장 도움이 될 때는 언제인가요?
A. 일단 업무의 특성상 외부에 입찰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되고, 내부 보고를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한때 ‘1페이지 보고서’가 유행이 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장황하게 글을 써도 이해가 안 되던 것들이 장표 한 장만으로 이해가 될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저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박태영 대리가 파워포인트만을 이용해 그린 PPT 그림. 디테일이 인상깊습니다.
Q. 장표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다 만드시잖아요, 제일 오래 걸린 것은 무엇인가요?
A. 일단 머릿속에 자료를 어떻게 만들 건지 구성이 되어 있으면, 내용을 채우는 것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이에요. 오히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지를 고민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는 하죠. 위 이미지와 같은 경우, 머릿속에 아이디어를 그려 놓고 실제로 완성하기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Q. 제안서 작업을 시작할 때 미리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을 잡아 놓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어느 정도만 구성을 잡아두고 조금씩 뼈대를 추가하는 편이신가요?
A. 저는 원래 후자 쪽에 가까웠어요. 무조건 지르고 보고, 그리고 보곤 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하지만 그러다 보면 내용이 매끄럽지 못하고 뒤죽박죽 해질 때가 많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제 멘토이신 김홍석 차장님이 스토리라인을 많이 잡아주셔서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Q. 작업을 하다 보면 디테일에 민감해질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실 때도 있나요?
A. 완성된 그림 아래에 그림자 하나만 더 추가했으면 하는 욕심이 드는데 다른 분들은 ‘그만하면 됐다’고 말씀하실 때, 페이지 별로 글자 크기가 다르거나 글자체가 다를 때. 그럴 때에는 저도 모르게 집착하게 돼요.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 걸 바로잡기가 눈치 보일 때는, 다른 분들이 퇴근하고 난 후 혼자 몰래 고치기도 하죠. (웃음)
박태영 대리가 말하는 ‘PPT 잘 하는 법’
“파워포인트로 작업을 오래 해서인지, 파워포인트가 좋아요” 라고 말하는 그.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싫증이 날 법도 한데, 싫증보다는 오히려 더 큰 열정이 느껴지는데요, 그를 통해 ‘일을 대하는 직장인의 모범 답안’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파워포인트 외에도 자신 있게 다루시는 툴이 있나요?
A. 자신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업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툴을 잘 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려고 하긴 해요. 그 중에서는 파워포인트가 제일 좋고요.
Q. 파워포인트가 제일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파워포인트를 주로 하다 보니, ‘파워포인트 말고 다른 걸 한 번 이용해보는 것은 어떻냐’는 권유를 하기도 하세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파워포인트가 좋아요. 하면 할수록 숨겨진 기능이 많거든요. 게다가 이제는 파워포인트에 너무 익숙해져서 떼려야 뗄 수 없게 되었어요.
Q. 대리님만의 PPT를 잘 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A. PPT를 보는 사람이 어떤 사항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이에요. 아무리 화려한 자료라도 받는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같거든요. 비록 디자인은 조금 촌스러울지언정,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PPT야 말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니까요.
Q. 대리님의 작업물을 기준으로, PPT를 할 때 알아두면 좋은 팁을 소개해주세요.
A. 최근에 이 그림(왼쪽)을 그렸는데, 풍력에 대한 기본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만든 것이에요, 이 그림을 만든 포인트는 자유형 곡선(삽입-도형-선-자유형)을 사용한 것인데요, 자유형 곡선은 원하는 이미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어 알아두면 편리한 툴 중 하나입니다.
또 다른 팁은 ‘점편집’(도형 위에서 마우스 우클릭-점편집)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도형의 모양을 자신이 만들고 싶은 모양대로 만들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기능입니다. 알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하실 수 있어요.
Q. PPT 공부에 참고할 만한 책이나 사이트를 소개해주세요.
A. 회사 홈페이지 및 홍보자료를 주로 참고하고 있어요. 보다 보면 내용을 표현함에 있어 참고가 많이 되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나에게 파워포인트란?
A. 커뮤니케이션이요. PPT 자료를 통해 고객이나 회사 임원들에게 실무자의 뜻을 전할 수 있고, 제품의 장점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박태영 대리는 파워포인트를 통해 그가 하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박태영 대리야 말로 복 받은 직장인이 아닐까 합니다. 인터뷰 내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을 강조한 그. 앞으로 그의 재능이 더 많은 곳에서 활용되기를 바라며, PPT로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당신의 재능을 부탁해' 다시 보기 ▶ 연구원이 발차기 왕으로 거듭난 사연, 효성기술원 배진성 대리 ▶ 내 꿈은 오케스트라, 효성의 트럼펫 1인자 김석우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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