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는 - 미리 보는 2023년 트렌드 키워드

Story/효성

 

연말이 되면 우리는 다가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합니다. 특히 대중을 타깃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기업과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다음 해에 올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이에 대처해야 하죠. 개인들도 내가 현재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해 불안을 없애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으려 합니다. 연말이 되면 다음 해 트렌드를 예측한 다양한 책들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검은 토끼의 해는 어떤 트렌드가 있을지 몇 가지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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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실종

 

 

수많은 키워드 중에서 가장 첫째로 꼽은 것은 2023년 모든 트렌드의 밑바탕이 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의 ‘평균 실종’입니다.

 

평균은 집단의 기준점이자 대표성을 가지기 마련인데, 최근 한국 사회는 평균이 사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회 집단이 양극단으로 몰리는 양극화가 되거나, 너무 산발적으로 존재해서 N극화되거나, 한쪽으로 쏠려 단극화되면서 평균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넘도록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가속화되었어요. 그리고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준거집단이 다원화되고 개인 맞춤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시장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발달하면서 플랫폼 승자독식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죠.

 

평균 실종은 평균으로 표현되는 무난한 상품, 평범한 삶, 보통의 의견, 정상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평범함은 살아남기 어려워요. 특별해야 합니다. 평균을 뛰어넘는 남다른 치열함만이 불황으로 침체된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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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퍼스낼리티

 

 

평균 실종을 가장 잘 받아들이고 있는 건 당연히 Z세대입니다. <Z세대 트렌드 2023>에서는 이들이 더 선명하고 입체적인 자신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하이퍼 퍼스낼리티’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는 물론이고 장보기, 쇼핑, 금융 서비스까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개인형 맞춤 서비스 제공하고 있는 시대에서 나고 자란 Z세대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자각하고 캐릭터를 정교하게 발전해나가는 데 공을 들이고 있어요. 외모, 취미, 취향, 직업, 지식 등 자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을 포트폴리오처럼 채우고 관리해나가고 있죠.

 

자신 다른 사람과 차별화시켜가는 이 일에 어떤 목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주변 환경이나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때 달라진 MBTI 유형 테스트 결과를 업데이트하고 클라이밍, 보드, 플라잉 요가, 폴 댄스 등 가시화하기 좋은 운동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면서 그저 그때그때 자기 모습을 쌓아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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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컨셉 놀이

 

 

Z세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들의 일상을 대표할 수 있는 키워드 하나를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에서 소개한 ‘컨셉 놀이’입니다.

 

‘평균 실종’ 키워드에서 설명해드렸듯 튀지 않거나 존재감이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누구나 빛나는 이상향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Z세대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식이 좀 특별합니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만남이 있는 새로운 시작점에서 자신만의 방식인 컨셉을 잡고 행동합니다. 소위 컨셉질을 위해 캐릭터의 태도와 말투, 헤어스타일, 패션스타일 등 외적인 부분까지 구체적인 컨셉을 구성하죠. 공부 컨셉질을 위해 헤르미온느를 따라 하기도 하고, 바른 습관 컨셉질을 위해 네이버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의 정바름을 따라 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컨셉질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제작되기도 하고, 컨셉질을 돕는 여러 연계 상품도 판매되고 있어요. 미래 주요 소비층이 될 Z세대의 컨셉 대상은 누구이며 어떤 루틴을 만들어 살아가는지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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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깅 모멘텀

 

 

단순한 취미를 넘어, ‘OO에 진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위 덕질을 하는 이 사람들이 현실 도피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하며 누구보다도 삶에 열심입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뜻하는 ‘디깅’, 물질의 운동량이나 가속도를 의미하며 확장된 의미에서 전환점이라고도 해석되는 ‘모멘텀’을 합쳐 이와 같은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어요.

 

디깅 모멘텀은 세 가지 유형으로 설명되는데,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 컨셉에 열중하는 컨셉형,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몰두의 정도를 높이는 관계형, 특정 물건이나 경험의 수집을 통해 만족과 과시를 추구하는 수집형이 있습니다. 디깅은 갓생에 맞서는 키워드처럼 보입니다만, 실은 그 뿌리가 같다고 봐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와 불경기 속에서 흔들리는 실존적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행복 전환점, 또는 의미 있는 삶을 찾으려는 성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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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세대와 사이드 프로젝트

 

 

<Z세대 트렌드 2023>의 ‘포트폴리오 세대’와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의 ‘위대한 딴짓: 사이드 프로젝트’는 맥락이 비슷한 키워드인 것 같아 하나로 합쳐봤습니다.

 

최근 취업 시장에서 MZ세대 직장인의 이직과 퇴사가 잦아졌습니다. 개인의 삶과 일을 동일시하여 에너지를 쏟았던 과거의 조직 문화와는 달리 본인에게 더 잘 맞는 조직 문화나 더 나은 환경을 갖춘 회사를 찾으려고 꾸준히 시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긱워커(gig worker)’라는 초단기 근로자의 일자라기 늘어나고 있다는 것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어요.

 

포트폴리오 세대는 커리어를 수평적으로 넓혀나가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 오래 경력을 쌓아 임원이 되려는 마음보다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넓히려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이직을 선택하기도 하는 거예요. 하지만 경험을 쌓기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회사에서 지시받은 본 업무 외에 다른 목적을 가진 비교적 자유로운 업무를 흔히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하는데요, 회사에서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에서도 그저 재미있을 것 같은 일에 지원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MZ세대, 특히 Z세대의 움직임을 발 빠르게 캐치한 기업들이 이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새로운 시각의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주도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2023년 주요 트렌드 키워드를 함께 살펴봤는데요, 2022년이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었다면, 2023년은 팬데믹으로 나타난 현상들을 딛고 일어나 그 위를 뛰어넘으려고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세계적 불황, 전쟁,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장애물이 앞에 있지만, 숨기 위한 세 개의 굴을 파놓는 토끼의 지혜로움으로 뛰어넘길 희망합니다.



참고 서적

<트렌드 코리아 2023>

<Z세대 트렌드 2023>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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