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탐탐] 같은 탄소, 다른 느낌… 이산화탄소는 나쁜데, 탄소섬유는 친환경?
호시탐탐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98년생 호랑이띠 신효성 씨는 효성의 신입사원이 되었습니다. 아직은 낯선 회사생활과 조금씩 알아가는 효성이라는 회사. 호랑이의 눈으로 효성을 바라보고 공부하며 호기심을 탐구해봅니다.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어떻게 하세요? 검색하고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그래도 모르면 물어보고. 그런데 회사 일이 궁금하면요? 초록창에 검색해도 안 나오잖아요. 전 이럴 때 자판기를 찾습니다. 저희 팀엔 대답 자판기 과장님이 있거든요. 참고로 제 멘토세요. 전 지금 신입사원 6개월 OJT 교육과정 중에 있어요. 무슨 OJT를 6개월이나 하고 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전 ‘무슨 OJT를 1개월 만에 끝낼 수 있나요?’라고 되묻고 싶어요. 아무튼 오늘도 자판기 과장님께서는 절 사람, 아니 진정한 효성인으로 만들어 주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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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과장님, 질문은 제가 하는 거 아닌가요?
“효성 씨, 신입사원 입문교육 중에 전주공장 견학 갔었나요?”
“그럼요, 탄소섬유는 저희 핵심사업이잖아요.”
“가서 보니까 어땠어요? 뭐 느낀 거 없어요?”
“그냥… 와, 길다?”
“호호호, 그치. 탄소섬유도 길고, 공장도 길고.”
“하하, 맞아요. 근데 사실 탄소섬유가 산업에서 많이 쓰이지만, 실제로 볼일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탄소섬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는 게 무척 신기했어요.”
“그럼 이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 주범, 탄소섬유는 친환경 신소재. 똑같은 탄소인데 전혀 다른 취급을 받고 있잖아요.”
잠깐만요. 제가 너무 1차원적으로 탄소섬유를 바라보고 있었나요? 탄소섬유에 관해 공부할 땐 탄소섬유만, 탄소중립을 공부할 땐 탄소배출권만, 키워드에 대한 지식만 쌓으려고 노력했던 걸 들켜버린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었거든요.
“오, 이런 생각 안 해본 느낌? 그럼 숙제로 내줘야지. 다음 주까지 잘 정리해봐요. 하하.”
자판기 과장님한테 역공을 당한 기분입니다. 원래 제가 아무리 어리석은 질문을 해도 과장님이 최상의 대답을 던져주던 게 관례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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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좋은 탄소, 탄소섬유!
우선 검색을 해야겠죠? 회사에서 배운 내용과 효성 블로그도 다시 들여다보면서 생각을 좀 정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이름 그대로 탄소섬유는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섬유에요. 정확히는 탄소-질소 화합물을 산소를 차단한 비활성 기체 안에서 가열해 만드는데, 산소가 들어가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되어버리거든요. 이러한 탄화 과정을 거치면 탄소 필라멘트가 되고, 이 가느다란 탄소 필라멘트가 서로 결합해 탄소섬유가 되죠.
탄소섬유가 친환경인 이유는 명확해요.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1/4에 불과하지만, 10배의 강도, 7배의 탄성을 갖고 있잖아요. 자동차나 비행기의 바디와 부품을 탄소섬유로 만들면 더 튼튼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워지니까 더 적은 연료로 멀리 갈 수 있고, 그럼 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의 양도 줄어들어요. 그러니 당연히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죠. 전기를 사용하는 모빌리티의 경량화 역시 높은 전비를 얻을 수 있고요.
또한, 수소에너지의 핵심 소재도 탄소섬유잖아요. 수소차와 수소충전소에 필요한 수소연료탱크를 탄소섬유로 감아서 만들거든요. 그래야 고압으로 압축된 수소를 무사히 담아 저장할 수 있죠. 수소에너지가 미래를 위해, 환경을 위해 점점 일상화되는 만큼 탄소섬유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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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나쁜 탄소, 이산화탄소?
반면,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얻은 부작용이라 생각하겠지만, 태생부터 나쁜 건 아니에요. 드라이아이스, 탄산수, 마취제, 소화기, 반도체, 금속 열처리, 용접과 절단 등 많은 분야에서 이산화탄소는 유용하거든요.
그러니 탄소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어요. 우주에서 4번째로 많은 탄소는 모든 곳에 존재하고 모든 것과 결합되어 있는데,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며 유독 이산화탄소나 메탄 등만 미워하잖아요. 탄소 덕분에 지금과 같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으면서 말이죠.
다행인 건 최근 이산화탄소를 모으는 포집 기술과 그렇게 저장한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다양한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는 거예요. 탄소의 진가를 이제야 알아봐 주는 느낌이랄까요?
이와 더불어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산업은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기술과 필연적으로 결합되어야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탄소섬유를 만들고,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등 효성이 친환경에 진심인 이유는 ESG나 탄소배출권과 같은 트렌드나 정책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도요.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지 않은 듯 이야기한 것 같네요.
다음 주까지 기다릴 것 없이 바로 자판기 과장님을 찾아갔습니다. 과장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서툴지만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 건 아니고, 효성이 하는 일에 확신이 들었다고요. 그런데 과장님의 반응은 의외였어요.
“오, 효성 씨. 생각이 너무 맑고 좋다. 나도 신입 때 같은 질문을 사수한테 받았었거든. 무슨 생각한 줄 알아요?”
“뭔데요?”
“그래서 어쩌라고, 였죠. 하하, 물론 속으로 한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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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언젠가 전해지겠죠?
매일 배우는 효성에 대한 지식들이 홍보팀 내에서는 기사를 쓰는 데 사용되겠죠. 하지만 그 몇 줄의 기사에 이 모든 게 담기긴 힘들 거예요. 우리는 팩트만 쓰거든요. 어떤 니즈가 있는지,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등 기획의 과정은 쉽게 생략되기 마련이잖아요. 그렇지만 언젠가 진심은 전해질 거로 생각합니다.
여전히 막연하고 잘 모르는 게 많아요. 아직은 신입사원이 벼슬인 시기지만, 언젠가는 자판기 과장님처럼 누르면 술술 나오는 날이 오겠죠? 그리고 효성의 진심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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