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은 ‘템포 프리모’로! 브랜드 가치의 지속 성장을 위해

Story/효성

글. 신인철(<나는 하버드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이키에서 배웠다>, <링커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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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암기 과목이 아니다

 

우리는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기초 과목은 암기 과목과 달리 ‘하루아침에’, ‘벼락치기를 해서’는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익히 알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우리가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브랜딩도 암기 과목이 아닌 기초 과목에 가깝습니다. 브랜딩은 돈을 많이 쏟아붓는다고, 혹은 재촉한다고 더 빨리 더 크게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운 분야죠. 성과에 대한 판단을 기업 내부가 아닌 고객이 하는 분야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망각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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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한때 도로 곳곳, 육교 난간마다 그리고 한강을 가로지르는 거의 모든 다리에 ‘OO야 사랑해’라는 글자만 적힌 현수막이 걸린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앞두고 실시한 일종의 티저 광고였는데, 엄청난 물량 공세 덕분에 한동안 화제가 됐죠. 그러나 초반에만 반짝했을 뿐, 이후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 활동의 미흡과 홍보와 제품(서비스) 간의 맥락 부족 등으로 인해 등장했던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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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됐다고 낡은 것은 아니다

 

 

반면 네덜란드 국영 기업이었던 ‘네덜란드 왕립 석유’와 영국의 무역 회사 ‘쉘’이 합병해서 탄생한 ‘로열 더치 쉘’은 노란 바탕에 빨간 테두리로 그린 조개 모양의 로고로 유명합니다. 이 회사는 로고도 100년 넘게 거의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은 물론 광고 스폰서 계약과 홍보를 위한 협업 파트너 등에 있어서도 최소 수십 년 이상 장기간 관계를 맺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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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하게 가꿔가는 브랜드

 

 

장기간 브랜드를 가꿔가는 걸로 치면 프랑스의 화장품 브랜드 ‘랑콤’도 둘째가라면 서럽습니다. 심지어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의 딸로도 유명한 이탈리아 여배우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랑콤과 함께 최장수 광고 모델 기록을 갱신한 바 있죠. 물론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신혼부부와 함께하는 나무 심기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수십 년째 전국 단위의 식목 사업을 펼치며 펄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환경 유해 기업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하게 탈바꿈시킨 ‘유한킴벌리’나 국민 배우로 칭송받는 김혜자, 안성기와 함께 수십 년간 브랜드를 발전시킨 조미료 브랜드 ‘다시다’, 커피 브랜드 ‘맥심’ 등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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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 보며, 템포 프리모로!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 내년 한 해를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올해에 대한 아쉬운 마음에 그리고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에 급해지면서 욕심만 많아지죠. 우리의 브랜드를 조금 더 빨리(알레그로), 강하게(포르테) 알려야 할 것 같다는 조바심에 휩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마음을 다잡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 해 동안 잘해온 것처럼 그 템포와 열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꾸준하게, 템포 프리모로!

 

*템포 프리모 Tempo primo. 음악 용어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처음의 빠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