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어떻게 챙기는 건데?! MZ세대 소통 언어

Story/효성

 

글.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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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눈치 챙깁시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는 금메달 획득 후 소감을 묻는 인터뷰에서 “여름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아무 문장 끝에 ‘여름이었다’를 붙이면 감성적이고 아련한 문구가 된다”는 트윗을 시작으로 커뮤니티에 퍼진 ‘밈’이죠. ‘찐 옛날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커뮤니티를 드나들며 신조어를 외워봐도 해석이 안 되는 문장이 많은 시대입니다. 게다가 커뮤니티마다 유행하는 ‘드립’이 달라 ‘눈치를 챙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죠.

 

문제는 이 모든 것을 놀이로 생각하는 MZ세대가 조직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자아와 현실의 자아를 구분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온라인 자아를 숨기지 않습니다. 규칙을 모르면 끼어들기 힘든 커뮤니티처럼 MZ세대와의 소통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죠. 그러나 소통하기 어려운 것은 언어가 달라서가 아니라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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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회사? 내 가족은 집에 있어요

 

 

무조건 회사에 충성하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MZ세대에게 회사는 상호 필요에 의해 계약을 맺은 곳이죠.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고, 구성원의 관계는 수평적이어야 합니다. 지난 5월 <이코노미조선>은 ‘MZ세대가 일하는 방식과 가치관’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평적 조직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자신과 회사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기대하는 직업의 가치를 발견해야 한다, 자신의 스케줄에 맞춰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일도 놀이처럼 재미있어야 한다,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

 

이 결과를 살펴보면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강조하는 기업 문화와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덩치가 커졌음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이유로 기업 문화를 꼽습니다. 고유의 문화가 있지만 근간에는 유연하고 수평적이며 경청하는 문화가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뒷받침 되고 있죠. 그 힘은 혁신의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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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과 Z의 차이도 섬세하게

 

 

MZ세대라는 용어에 익숙해졌지만 사실 이들은 차이가 존재하는 다른 세대입니다. 어느새 중간 관리자가 된 M세대의 상당수는 ‘코드’를 중시합니다. 팀 내 갈등이나 팀원의 역량 부족을 보면 ‘굳이 내가 나설 필요가 있나’ 생각하죠. 좋은 의도로 피드백해봤자 ‘꼰대’의 잔소리로 여길 것이 자명하기에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젊은 꼰대가 되지 않고 조직의 팀워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시작은 생각의 전환. M세대도 선배에게 배우고 회사가 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 실력을 쌓아왔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후배도 경험해야 성장할 수 있죠. 이런 경우 Z세대에게 바로 의견을 전달하기보단 상사에게 피드백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M세대가 먼저 선배나 상사에게 피드백을 요구하는 모습을 Z세대가 본다면 Z세대 역시 상사의 피드백이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선순환이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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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와의 원활한 소통 스킬

 

 

① 팩트 중심의 동기부여와 피드백

MZ세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세대입니다. 일을 잘못 처리했다 하더라도 사기를 꺾는 피드백은 피해야 합니다. 팩트 중심으로 잘못을 지적하되, 더 잘할 수 있는 방법 등 긍정적 동기부여를 피드백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접촉보다 접속이 익숙한 세대

MZ세대가 접속하는 세계가 궁금하다면 메타버스에 접속해볼 것을 권합니다. ‘제페토’나 ‘로블록스’에 캐릭터를 만들어두면 지금 조직뿐 아니라 미래 사회 적응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③ 나 전달법(I-message)으로 대화

나(I)로 문장을 시작해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방이 어떠한 상황에 놓이고 영향을 받는지 알게 함으로써 역할 수행 능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에게 중점을 둔 ‘너 전달법’은 강제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④ 성장에 초점을 둔 대화

MZ세대의 직장 선택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장 여부입니다. 아무리 급여가 높고 복지가 훌륭해도 성장할 수 없는 일터라면 과감하게 뒤돌아서죠. 상사는 MZ세대가 하는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해주고, 일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⑤ 긴 말보다 간결한 이모지

스마트폰 키보드에서 제공하는 그림 문자인 이모지가 MZ세대의 새로운 언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텍스트 하나 없이 이모지만으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죠. 사무용 이메일이나 보고서에 이모지를 섞어 쓴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MZ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