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Z] MZ세대가 굳이 검색까지 해서 보는 잘 만든 광고

Story/효성

 

궁금하죠? 1980년대~2000년대 초반에 태어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능하고, 좋고 싫음을 분명히 밝히는 세대라고 정의하는 MZ세대는 정말 남다른 뇌 구조를 가진 걸까요? 새롭게 선보이는 [OMZ: Oh, This is MZ]에서는 마케팅의 중요한 타깃이 되어버린 MZ세대의 관심사를 파헤쳐봅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굳이 검색까지 해서 볼 정도로 MZ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잘 만든 광고입니다. 회사에서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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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경×미샤

 

 

‘공부왕 찐천재’는 알고 있죠? 홍진경과 그 친한 동생들이 함께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웹예능인데, 보다 보면 그렇게 싫어하던 수학 문제를 이상하게 같이 풀게 됩니다. 더 이상한 점은 공부를 안 할 때보다 공부를 할 때 더 미친 듯이 빵 터진다는 것인데요, 이런 매력은 그들의 솔직함이 만들어내는 의외성에 있습니다. 이번 미샤 광고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한껏 꾸몄지만 전혀 멋지지 않은 모습의 톱스타 홍진경의 첫 등장, ‘미샤인지 마샤인지’라고 말했지만 광고비를 알고 나서 달라지는 자본주의적 태도, 화장한 상태에서도 수분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난 후 환희에 찬 모습 등 홍진경이라는 캐릭터와 공부왕 찐천재의 컨셉이 진정성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홍며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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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조×하루야채

 

 

노라조는 지난 4월 29일 신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는데, 타이틀이 야채였어요. 그런데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3일 하루야채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노래만 들어보면 어떤 게 신곡인지 어떤 게 광고인지 잘 모를 정도로 찰떡입니다. 특히 ‘350-사모공-사머겅’으로 이어지는 미친 라임은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이 정도면 광고 찍으려고 노래 냈다’, ‘광고 발주 받고 신곡 내는 게 아닐까’는 등이 댓글이 있을 정도인데요, 사실은 한국야쿠르트 홍보팀에서 노라조 신곡이 야채송이라는 정보를 미리 입수해 발매 전부터 작업한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노라조의 매력은 사이다 같은 시원함,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우리 형들, 마블 분장팀도 안 부러운 지독한 컨셉러가 아닐까요? 이런 노라조의 매력을 하나도 빼지 않고 그대로 모두 넣어버린 광고주의 안목에 오늘도 MZ세대는 하루야채350을 사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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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브라더스×제스프리

 

 

이 광고를 보고 신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키위브라더스는 약 2년 전에 등장했어요. 그때에도 신선함과 귀여움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파급력은 없었죠. 이번 광고의 킬링포인트는 ‘신나리셔스’라는 근본 없는 신조어와 눈을 떼지 못하는 키위브라더스의 댄스, 완급 조절까지 겸비한 완벽한 보컬, 그리고 조연으로 출연한 바나나의 묘한 표정 등이 있어요. 제스프리 유튜브 채널에 1시간 반복 버전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즐거워질 수 있는 긍정 에너지는 이길 수밖에 없잖아요. 이 광고를 본 MZ세대들은 굿즈와 이모티콘이 나오면 사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음원을 기대하는 MZ들도 있고요. 이번 광고로 인해 이전에 나온 키위브라더스의 광고까지 다시 보고 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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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 총출동×그랑사가

 

 

어린이 연극제에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이미 숱한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아역배우 김강훈이 어린이 연극제 무대에 오릅니다. 그에게 어린이 연극제 정도는 별거 아니겠죠. 그런데 갑자기 유아인, 신구, 엄태구, 배성우, 조여정, 오정세, 박희순, 이경영, 등 프로 배우들의 얼굴을 한 아이들이 햄릿부터 별주부전의 자라까지, 다양한 역으로 등장해 단 하나의 검을 두고 서로 경쟁합니다. 그러다 이젠 가수 태연의 얼굴을 한 아이가 노래를 부르고, 3D 용사까지 나타나죠.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연극의 무대가 막을 내리고, 감격한 관객들의 박수 소리와 함께 진짜 광고가 나타납니다. 바로 모바일 게임 그랑사가. 마지막에 등장한 3D 용사가 바로 게임의 주인공 중 하나죠. 한 편의 연극을 본 듯한 신선한 충격으로 시작해 진짜 본론으로 마무리하는 그랑사가의 광고. 유명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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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KCC

 

재생 후 5초 동안은 끌 뻔했을 거예요. 하지만 곧이어 광고를 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광고 속의 광고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광고인데요? 또 곧이어 너무나도 익숙한 광고가 연이어 등장하고, 안마의자 광고인지, 화장품 광고인지, 의류 광고인지, 커피 광고인지, 라면 광고인지, 햄 광고인지... 점점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웃음과 감동으로 세상을 연결한 대한민국 명광고들에게 감사드립니다’라는 카피로 끝나는 이 광고, 바로 KCC창호 광고입니다.

 

일명 ‘약 빨고 만든 광고’라 칭하는 KCC의 무한 광고 유니버스, 배우 성동일에 뻔뻔한 연기력도 한몫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광고가 모두 다 모였고, 반복적인 핵심 카피와 함께 KCC 창호에 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 광고를 보고 나면 ‘세상을 연결하는 창’이 KCC임을 기억할 테고, 일단 보기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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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꽃게랑끄라칩스

 

 

경찰이 인천항 물류창고에서 잠복근무하며 러시아 밀수조직의 수상한 거래 현장을 급습합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위험한 물건이 아닌 꽃게랑 ‘끄라칩스’의 거래하던 거였죠. 이들의 정체는 바로 게르과자 인터내셔널과 대표인 게르과자 마시코프. 이들은 곧 한국에 러시아 국민과자 ‘끄라칩스’를 출시합니다.

 

꽃게랑은 러시아에 ‘끄라칩스’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고, 크게 히트를 치며 러시아 국민과자에 등극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국으로 역수출하는 상황을 한 편의 누아르 영화처럼 만든 광고가 참 인상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게르과자 인터내셔널의 홈페이지와 배우 낭궁민이 연기한 게르과자 마시코프의 인스타그램까지 개설해 광고의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꽃게랑을 끄라칩스라는 이름의 신제품으로 새롭게 등장시키고, 이를 위트 있게 풀어냈죠.

 

 

Oh, This is MZ

 

MZ세대가 굳이 검색까지 해서 찾아보는 광고들. 이렇게 모아서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광고는 제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형성하거나 특징을 강조하려고만 했어요. 하지만, 위에 소개해드린 광고들은 제품, 브랜드를 빼더라도 하나의 콘텐츠로서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내 시간을 들여 즐길만하다는 것이죠. 대놓고 하는 PPL, 뒷광고 아닌 앞광고, 광고를 넘어선 하나의 콘텐츠, 솔직한 MZ세대에게 통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