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기업들 ⑥ 플라스틱 도로의 시대가 오고 있다, 네덜란드 KWS

 

글. 홍하상(전국경제인연합회 교수, 작가)

 

네덜란드의 KWS라는 회사는 2018년 11월, 네덜란드 히트호른에 플라스틱 도로를 깔았습니다. 이어 같은 해 즈볼러라는 도시에도 플라스틱 도로를 적용했죠. 이른바 플라스틱 로드(Plastic Road)는 쓰고 버린 재활용 플라스틱을 재료로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음료를 담는 페트병부터 다양한 종류의 간편식까지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처치 곤란할 정도로 많죠. 태평양 적도 부근에 한반도 크기만 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은 지난 일주일 동안 신용카드 한 장을 먹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 보고에 따르면 인간은 매주 평균 5g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 성분을 바다의 물고기들 역시 먹고 있고 지구의 가장 깊은 해구에서 발견된 심해 갑각류의 몸속에서도 플라스틱 성분이 발견됩니다. 이 생물들을 가리켜 플라스틱을 뜻하는 ‘플라스티쿠스(Plasticus)’라는 이름이 붙여졌죠. 이처럼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간과 자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자 KWS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도로를 만든다는 기발한 발상을 했습니다. 폐플라스틱을 수거해서 분해한 후 녹인 다음 고강도 압축을 거쳐 도로로 재탄생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로가 과연 화물트럭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할까요? 플라스틱 도로는 아스팔트 도로보다 더 단단하고 내구성도 뛰어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됐습니다. 그리고 잿빛의 일반 도로와는 달리 플라스틱 도로는 재료에 염료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미적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죠. 실제로 네덜란드 플라스틱 도로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오렌지색입니다.

 

 

이 외에도 플라스틱 도로의 장점은 다양합니다. 우선 재료비가 공짜나 다름없고 오로지 물류비만 듭니다. 30m 플라스틱 도로에는 21만 8,000개의 플라스틱 컵이나 50만 개의 플라스틱 병 뚜껑이 사용되는데 대부분 다 버려진 것들이죠. 둘째는 시공이 간단합니다. 압축 플라스틱 도로의 개당 길이는 30m로, 이것을 자른 상태에서 조립하면 됩니다. 플라스틱 도로의 하단에 빈 공간을 넣어 하수 처리도 가능합니다. 셋째는 현지 사정에 맞춰 얼마든지 재단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플라스틱 도로는 조립식, 모듈식 두 가지입니다. 현지에서 조립하거나 이면도로같이 좁은 면적에는 맞춤 제작도 문제없죠. 기존 도로에 비해 건설과 유지 보수가 더 빠른 것은 물론 직사각형, 정사각형, 원형 도로 등 현지 사정에 맞춰 생산할 수 있어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끝으로 아스팔트 도로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것도 증명됐습니다. 무엇보다 요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일 수 있어 지구 환경을 위해 안성맞춤입니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원의 순환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18년 ‘제1차 자원 순환 기본 계획’을 발표했죠. 한국은 주로 폐기물의 감량•처리•재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WS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자원 순환을 이룬 것처럼 우리 기업 역시 정부 정책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을 위해 다양한 사업 구축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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