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은 그들만의 영역? 소액 투자 가능한 아트테크 서비스

Story/효성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세계 미술 경매 역사상 최고가인 4억 5천여만 달러(한화 약 5천억 원)에 낙찰되었다, 김환기 작가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한국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132억에 낙찰되었다, 지난 1월 타계한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이 10억 4,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

 

우리가 뉴스를 통해 듣는 미술계의 소식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단위를 초월하죠. 덕분에 우리에게 미술은 상류층만의 영역처럼 느껴졌는데요, 이런 미술품이 MZ세대의 새로운 투자 방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순식간에 목돈이 생긴 건 절대 아니고, 1만 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아트테크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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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크(Art-tech)가 뜨고 있다

 

아트테크는 미술을 뜻하는 Art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미술품을 활용한 재테크를 뜻합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의 지분을 소액으로 사서 추후 미술품 감정 가치가 상승하면 매각 후 지분만큼의 차액을 나눠 가지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서 미술품(원화) 한 점을 한 개의 종목으로 보고, 여러 개의 주식으로 쪼개어 파는 방식이에요. 또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운용수익 및 매각수익을 배당 또는 잔여 재산분배 형식으로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인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아트테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은 바로 수익률입니다. 평균 수익률이 10%가 넘는다고 합니다. 은행 이자를 생각해봤을 때 상당한 수익률이죠. 원금 손실 우려도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오르진 않아도 떨어질 위험이 적단 뜻인데요,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아트테크에서 평균 수익률을 따질 때는 적어도 10년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10년이면 장기 적금이나 연금 상품의 거치 기간과 비슷하고, 10년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그리 많은 수익이 아닐 수도 있어요. 게다가 미술품은 부동산과 같아서 팔아야 수익이 생긴다는 겁니다. 매우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면 사려는 사람을 찾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에요.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도 상당하고요.

 

그래서 아트 컬렉터가 말하는 아트테크의 장점은 다름 아닌 ‘좋아하는 작가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내 취향인 그림을 알게 되는 일’입니다. 물론 공부가 필요합니다만, 그 과정이 즐거울 거라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매력적인 그림을 사게 된다면, 그 그림을 내 집 거실 벽에 걸게 된다면, 그림을 마음껏 즐겨도 그림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아요. 소유하고 즐기는 사이에 수명이 줄어들거나 고장이 나버리는 보통의 것들과 다른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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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크는 투자가 아닌 컬렉팅이어야 한다

 

 

아트테크는 투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사실 아트테크를 잘하려면 그 이전에 미술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트 컬렉팅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컬렉팅은 관심에서 시작해요. 무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마음으로, 하나둘 알아가는 데에 즐거움과 성취감이 있어요.

 

아트테크를 컬렉팅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한 점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까지 이르는 ‘원화’뿐 아니라 소액으로도 소장할 수 있는 판화, 굿즈, 아트토이 등 아트상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왜냐하면, 작가가 아주 열심히 작품을 완성하고 전시회를 열고, 해외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갈수록 원화의 가격도 오르지만, 그 아트상품 또한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트테크 초보자라면 원화의 이미지를 그대로 찍어낸 판화 에디션을 추천합니다. 생전 판화는 작가가 직접 찍어내는 판화이기 때문에 소장 가치가 충분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모으다 보면, 또는 모으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면 미술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미술계 전반을 보는 눈도 넓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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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테크 플랫폼을 이용하면 개인 투자에 비해 수익을 내기 쉽다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대표적인 아트테크 플랫폼은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테사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개인이 하기 힘든 일을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기본적으로 위탁 받은 미술품의 공동구매를 진행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술품의 가치가 오르면 소유주들의 동의 하에 매각도 진행하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원화의 렌탈 서비스도 진행합니다. 아트테크 플랫폼을 이용하면 보통 1년에서 길게는 3년 내에 매각을 하기 때문에 개인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을 내기 쉽습니다. 컬렉션의 개념보다는 정말 투자의 개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죠. 각각의 플랫폼은 협업 중인 작가가 모두 다르기도 하고, 최소 투자 금액, 판매 중인 아트상품 또한 차이가 있어요. 한 가지 서비스만 고집하기보다는 여러 플랫폼을 두루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한번 시작하면 오래 지속해야 의미가 있어요. 비록 아트테크 플랫폼의 수익이 좋다 하더라도 애정 없는 투자는 금방 흥미를 잃거나 지치기 마련이고요. 아트테크는 기본적으로 미술을 다루는 일이잖아요. 숫자만 쳐다보지 말고 마음으로 작품을 보게 되면, 수익이 주는 것보다 훨씬 큰 세상을 만날 기회가 될 겁니다. 투자 말고 미술의 세계에 입문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