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다! 영화 속 미래 소재의 현주소

Story/효성


글. 김희선

사진 출처. 각 영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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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디스플레이



<마이너리티 리포트> & <아이언맨>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을 통해 예비 범죄자를 체포하는 2054년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팀장 ‘존’은 범죄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자주 이용하죠. 컴퓨터 없이 허공에 뜬 화면들은 그의 손끝에서 빠르거나 느리게, 반복 재생되며 발 빠른 정보 탐색을 돕습니다. 마블의 히어로 ‘아이언맨’의 ‘본캐’ 토니 스타크 역시 투명 디스플레이 애용자입니다. 그는 마우스나 터치스크린 없이 맨손으로 3D 홀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조정하죠.



스크린 없이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를 확대하거나 축소하고, 손을 휘둘러 삭제 또는 생성하는 모습은 마치 지휘자를 연상시킵니다. SF 영화에 특히 자주 등장하는 투명 디스플레이는 그래핀 소재를 활용한 결과물입니다. 이러한 유비쿼터스 디스플레이 시대는 그래핀을 통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꿈의 나노 물질, 그래핀


탄소 원자가 구형으로 뭉치면 풀러린, 원기둥 모양으로 말리면 탄소 나노튜브, 펼치면 그래핀이 됩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은 두께가 0.2나노미터(nm•10억분의 1m)로 빛의 98%를 통과시킬 만큼 투명하죠. 강철보다 200배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통하며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빨리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 신축성이 뛰어나고 휘어져도 성질이 변하지 않죠. 그래핀이 발견된 지 올해로 16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그래핀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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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치유 능력

 


<올드 가드> & <엑스맨>


지난여름 선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올드 가드>는 불멸의 존재로 이뤄진 용병 부대가 세계의 어둠과 맞서는 SF 액션물입니다. 용병들은 여느 슈퍼 히어로와 달리 각기 다른 초능력도, 막강한 무기도 없이 적과 싸우죠. 그럼에도 불멸의 삶을 지속하는 비결은 자가 치유 능력 덕분. 적의 무차별한 총탄 세례도 그들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올드 가드> 이전 자가 치유 능력의 최강자를 꼽는다면 <엑스맨>의 ‘울버린’입니다. 울버린의 상징이자 무기인 ‘클로’(손등을 뚫고 나오는 칼)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깊은 상처에 금세 새살이 돋는 것도 모두 자가 치유 능력 덕분이죠. 영화에선 이를 ‘힐링 팩터(Healing Factor)’라 칭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원상 복구, 자가 치유 소재


자가 치유 소재란 말 그대로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원상 복구하는 신소재입니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지만 이미 개발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죠. 지난 8월 울산과학기술원은 부러진 후에도 쉽게 다시 붙는 3차원 나노 다공성 금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에 앞서 2019년 한국화학연구원은 실온에서 자가 치유 기능을 갖는 고분자의 강도가 현존 최고 대비 2배 수준으로 향상된 신소재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했죠.


해외 사례도 다양합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 콘크리트’는 콘크리트에 금이 가고 물이 침투하면 물과 접촉한 박테리아가 석회석을 생성, 금이 간 부분을 메우는 방식의 자가 생성 기술입니다. 또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코알라트리는 구멍이 뚫렸을 때 손톱으로 문지르면 복구되는 ‘힐로 테크’란 자가 치유 섬유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자가 치유 신소재는 건축물, 자동차, 의료 기기 등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해 생활의 안전과 편리성을 높여줄 미래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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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우주복



<패신저스>


영화 <패신저스>는 우주선의 결함을 발견한 남녀 주인공의 탐험과 탈출 그리고 사랑을 그린 SF 로맨스 어드벤처입니다. 초호화 우주선과 광활한 우주가 배경인 만큼 영화는 다양한 미래 기술과 신비로운 우주 세계를 보여주죠. 그중 백미는 주인공들이 우주를 유영하는 장면. 그들이 우주선 주변을 안전하게 떠다닐 수 있었던 건 특별한 우주복 덕분입니다. 우주의 극한 환경을 견디게끔 설계된 이 우주복은 탄소섬유와 폴리아미드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초경량•고강도의 최첨단 소재, 탄소섬유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가벼우면서 강도는 단단해서 미래 산업의 신소재로 통합니다. 성형성이 뛰어날뿐더러 2,500℃를 넘는 내열성을 갖춰 극한 환경용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죠. 2019년 기준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항공우주•방위 산업 부문이 53.5%로 가장 높고 뒤이어 자동차 부문, 풍력발전 산업 부문, 스포츠•레저용품 제조 부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 민간 우주탐사 기업 버진 갤럭틱이 제작한 우주 왕복선의 좌석 시트 역시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으로 제작됐습니다.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자체 개발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